[신학기, 등골 휘는 학부모 ①] 웬만한 가방 20만원 훌쩍..맘(Mom)들 울적

2017. 2. 2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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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 앞두고 유통가 갔더니
-학생용품 웬만하면 명품 수준
-프리미엄급은 100만원 이상도
-비싸도 사주려는 부모 맘 겨냥
-“너무 비싸”…구매포기 손님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신주머니까지 같이 하셔야죠? 그럼 20만9000원이에요. 20% 할인해서 16만원에 드리고 있습니다.”

‘억소리’가 절로 나왔다. 고급 명품브랜드도 아닌 중급브랜드 아동복 매장을 찾았는데 유아용 학생가방은 가격이 20만원을 쉽게 넘었다. 백화점 측은 20% 할인행사를 진행해서 상품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고 했지만, 여전히 비쌌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조카가 없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설명=서울시내 한 백화점에 진열된 책가방들.]

경기가 불황이어도 성장하는 게 학용품 시장이라고 한다. 우리 아이에게 더 좋은 상품을 주고싶은 학부모들의 아이에 대한 사랑은 비싼 상품가격도 초월하곤 한다. 매년 학용품가격이 성장해도 어김없이 잘 팔리는 이유다. 실제 최근의 경기불황에도 아이들 관련 학용품 시장은 10~20%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아동 상품군 매출이 2015년보다 17% 늘었다. 전체 롯데백화점 매출 증가율(2%)보다 15%포인트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지난 1~9일까지 아동 상품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3.3%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기간에도 전년에 비해 17.4%의 신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기간 아동 상품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4% 늘었다.

학부모들은 비싸도 사줄 수 밖에 없다. 우리 아이가 어디서 기가 죽을까봐 걱정만 될 뿐이다.

직장인 진민수(33ㆍ서울 광진구) 씨는 “상품 가격이 비싸면 그만큼 좋겠거니 하는게 부모 마음”이라며 “분유를 먹일 때부터 더욱 좋은걸 먹이려고 했다. 돈이 많이 들어가지만 어쩔수 없다”고 했다.

[사진설명=아동복 코너를 찾은 한 소비자가 상품을 구입하지 않고 매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신학기를 앞두고 학생용품 시장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22일 서울시내 한 백화점을 방문했다. 현장에선 20만원에 육박하는 상품들은 쉽게 볼 수 있었다. 해당백화점의 아동상품 코너엔 3개 매장에서 아동용 책가방을 판매하고 있었다. 중급 브랜드로 분류되는 D매장의 경우 책가방 가격이 15만~25만원이었고, 인근의 B매장에서도 10만~20만원대 책가방이 판매됐다. 일부 소비자들은 매장에 들어왔다가 가격만 물어보고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더 비싼 제품이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백화점 직원은 “명품층에 가면 조금 더 고급 상품들이 준비돼 있다”고 했다.

현대백화점에서 명품 아동복 브랜드로 분류되는 ‘구찌 키즈’의 프리미엄 책가방 백화점에서 112만원, 같은 회사의 도시락 가방은 97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란도셀의 ‘프리미엄’ 책가방도 최고 70만원을 호가한다. 신주머니와 같이 살 경우 가격은 더욱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이에 소비자 불만은 작지 않다. 이날 아이와 함께 백화점을 방문한 한 여성은 “느낌인지 모르겠지만 신학기만 되면 학용품이 더 비싸게 거래되는 것 같다”며 “아이 가방을 사야 하는데 비싸 쉽게 못고르겠다”고 했다. 조카 입학선물을 사러 백화점에 방문한 대학생 나모(26) 씨도 “가격이 생각한 것보다 비싸서 대형마트에서 상품을 구입할까 한다”고 했다.

인근 대형마트에선 1만원에서 5만원 사이 저렴한 가방이 판매되고 있었지만, 손님들의 발길은 뜸했다. 이 대형마트 관계자는 “메이커가 있는 (유명브랜드) 가방의 경우 판매가 제법 이뤄지는 편이지만, 저가형 가방은 팔리지 않는다”며 “소비자들이 튼튼한 걸 사서 오래쓰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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