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근 "무당만 왜 미친사람 취급을 받죠?" [인터뷰①]

신나라 2017. 4. 1.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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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신나라 기자] 이유없이 배가 아프기도, 어지럽기도 했다. 또 뭔가 보이기 시작하는 지기(知氣)의 기운이 들어왔다. 신내림을 받기 전 배우 정호근에게 나타난 증상들이었다.

정호근이 무속인이 된지 올해로 4년째. 신병이 점점 심해진 그는 맞닥뜨린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러나 신내림을 받았다고 하루아침에 신병이 낫진 않았다. 그는 "신내림을 받자마자 몸주가 병이 나았다는 건 거짓말이다. 신께서도 이놈이 우리 뜻을 잘 받들어서 일을 잘 수행할 것인지 보고 따지신다"고 말했다. 신병이 낫기까지 그도 4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 "무당은 미친 사람이 아니에요"

정호근이 무속인의 길을 걷는다고 했을 때 대중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아마도 다른 종교인도 아닌 '무당'이었기 떄문일 것. 그는 "무당이라고 해서 놀란다는 건 사실 교육의 문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누군가는 신부가 될 수 있고, 목사나 스님도 될 수 있지 않은가. 왜 무당이 된다고 해서 놀란 눈을 하고 바라보는지 그의 시선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무당이라고 하면 천시되어야 하고, 무서운 존재라고 생각한다. 왜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아야 하는가. 무교는 우리나라 역사와 함께 해온 종교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우리나라 종교를 이어오고 있는 무당들이 욕을 먹고 있다. 무당을 천한 직업으로 여기는데, 왜 우리만 핍박받아야 하냐. 무교도 정직하고 거짓 없이 사람을 대하는 게 철칙이다."

간혹 '무당들이 돈을 받아먹었다'는 사건사고 소식도 들려온다. 정호근은 이에 대해 "그게 어디 무교만의 문제인가. 기독교도 불교도 폐습이 있는 건 마찬가지"라며 종교가 가진 이면을 지적하기도 했다.

◆ 인기 먹고 사는 직업, 무속인 사주와 같아

연예인 사주와 무속인 사주가 비슷하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 그런데 정호근은 연예인뿐 아니라 유능한 의사, 유명 디자이너, 선생님이나 교수 등 만인을 만나 인기를 얻고 녹을 취하는 직업들이 화류계 팔자를 닮아있다고 말한다. 큰 목사나 신부님, 정치인도 마찬가지. 이 같은 직업은 칭송받고, 인정받고, 신뢰를 받기 때문에 만인의 꽃과도 같다. 이들 가운데 신기가 강한 사람이 무속인이 되는 거라고. 

정호근은 이날 "실명을 거론할 수는 없지만 아나운서, 작가, 배우, 연극영화과 교수 등이 저를 찾아와 상담을 요청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알게 모르게 집에 신당을 차려놓고 신을 모시고 사는 배우나 가수가 많다"며 이미 신내림을 거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스타들이 있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 정호근, 무속인이기 전에 배우

무속인이 되기 전 정호근도 꾸준히 작품에 캐스팅되는 인기 있는 중견배우였다. 드라마 '야인시대' '해신' '대조영' '이산' '뉴하트' '선덕여왕' '동이' '광개토대왕' '굿닥터' '정도전' 등 그의 출연작은 다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방송에서 멀어진 이유를 묻자 그는 "신이 보이고 신의 목소리가 들리다 보니 내 의지와 상관 없이 돌발행동을 할 때가 있다. 말도 갑자기 튀어나올 때가 있다. 그럼 방송 활동을 하기 힘든 게 당연해진다"며 "그래도 신내림을 받은 후에는 그런 행동들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지상파 방속국으로부터 출연 제재를 받았기 때문. 그는 자의가 아닌 타의로 인해 방송과 멀어지게 됐음을 강조했다.

화려한 삶을 살았던 그이기에 다시 연예계로 돌아오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하다. 정호근은 "이제는 조금 더 여유로운 연기할 수 있을 거 같다"면서 "예전에는 연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잘하고 튀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로 인해 인정 받아야한다는 생각이 앞섰다. 과거의 연기가 강렬했다면 지금은 완급조절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무속인이건 배우이건 정호근의 남은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본인도 궁금할 터. 그는 "열심히 살 것 같다"며 "낙동강 오리알 마냥 저 밑바닥에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는 무교 위상을 조금이나마 높이는데 이바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대명원을 조금 더 크게 부흥시키는 게 목표다. 지금은 전세 들어 있지만 내 집에서 내 신당을 짓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신나라 기자 norah@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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