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스턴마틴이 레드불 레이싱과 협력해 하이퍼카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은 새롭지 않다. 애스턴마틴과 레드불 레이싱이 이미 공식적으로 발표했을 뿐 아니라 약 1년 전 AM-RB-001이란 코드명의 콘셉트를 공개했다.
자동차 메이커가 F1 팀과 협력하는 이유는 뻔하다. 애스턴마틴의 차세대 하이퍼카에는 분명 F1 기술이 접목될 것이다. 다만 어떤 협력을 할 것인가를 짐작하려면 레드불 레이싱의 커리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레드불 레이싱이 세바스티안 베텔과 함께 4년 연속으로 F1을 지배하는 동안 화두의 중심은 늘 에어로다이내믹스였다. 레드불 레이싱이 4년 연속으로 F1을 제패할 수 있었던 비결도 아드리안 뉴이라는 천재 레이스카 엔지니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드리안 뉴이는 규정으로 묶인 동일 엔진을 사용하는 레이스카가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방법을 공기역학에서 찾았다. 다운포스를 높이고, 저항을 줄이며, 엔진을 식히기 위한 온갖 기발한 방법을 찾아 적용하고, 규정이 변하면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아드리안 뉴이가 합류한 애스턴마틴의 하이퍼카가 한 차원 높은 공기역학적 디자인을 접목한 새로운 모습이기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F1에서 금지한 기술을 총망라한 극한의 에어로다이내믹스를 추구한 차이기를 기대하는 것은 팬의 삐딱한 심리일까?
지난 1년간 AM-RB-001 콘셉트의 세부사항이 조금씩 드러났지만, 여전히 파워트레인을 비롯한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있었다. 그러나 애스턴마틴은 지난 2월 14일 AM-RB-001의 개발에 참여할 테크니컬 파트너의 이름을 공개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엔진이다. 엔진을 담당한 테크니컬 파트너는 F1의 전설적인 엔진 메이커인 영국의 코스워스다. 코스워스는 F1 엔진 개발경험이 있는 회사로, 앞서 애스턴마틴의 One-77을 비롯한 여러 기념비적인 모델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다.
AM-RB-001에는 6.5리터 V12 엔진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터보가 아닌 자연흡기로 적어도 900마력의 출력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로운 엔진의 동력을 바퀴로 전달하는 트랜스미션은 레드불 어드밴스 테크놀로지의 요구에 따라 리카르도가 설계하고 제조한 패들 시프트 방식의 7단 트랜스미션이 장착되어 뒷바퀴를 굴린다.
사실, 슈퍼카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하는 것은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연비 향상보다도 강력한 토크를 섬세하게 다룰 수 있는 보초 추진 시스템의 성격이 강하다. 고성능 초경량 배터리 기술의 선두주자인 리막의 경량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될 예정이다.
AM-RB-001의 차체는 레이스카에 사용되는 카본 모노셀 구조를 적용했다. 애스턴마틴 One-77과 벌컨의 개발에도 테크니컬 파트너로 참가한 멀티매틱과 레드불 어드밴스 테크놀로지의 협력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앞서 엔진의 출력을 예상했지만, 애스턴마틴은 파워트레인에 대한 구체적 제원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한 가지 힌트를 남겼다. ‘무게와 힘의 비율은 1:1, 1kg당 1마력’을 실현하는 하이퍼카일 것이라는 것. 엔진에 하이브리드시스템의 출력을 더한 값이 아마도 AM-RB-001의 무게라 예상된다.
아마 F1 레이스카보다는 무거울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슈퍼카보다는 가볍고 뛰어난 운동성을 가진 차가 탄생하지 않을까? 여기에 레이스카를 방불케 할만큼 극한으로 다듬어낸 에어로다이내믹스 디자인이 적용된다면 과연 어떤 주행성능을 발휘할지 현재로써는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애스턴마틴은 Am-RB-001의 개발이 거대한 도전이자 모두가 참여하는 진정한 시험이며, 공유 엔지니어링을 통한 모험이라고 말한다. 최고의 실력을 갖춘 파트너가 모였고 이들이 모두 모여야 완벽한 차량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이쯤 되면 애스턴마틴이 만들고자 하는 것은 아마도 자동차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예술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애스턴마틴은 150대의 도로주행용 AM-RB-001과 25대의 트랙 전용 모델을 제작할 계획이다. 완성된 첫차의 인도는 2019년으로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