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적인 씨네리뷰]'킹아서:제왕의 검' 신화라고 '올드'할 거란 편견은 버려라

손민지 인턴기자 whitetree@kyunghyang.com 2017. 5. 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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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뽑은’ 신화 영화가 나왔다. 중세 유럽 신화인 ‘아서왕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작품, <킹 아서 : 제왕의 검>(감독 가이 리치)이야기다. 영화는 애정씬이나 복수의 감정 등 장식적인 요소는 과감히 줄이고 한 영웅의 성장기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내용자체는 단조롭지만 대신 다양한 볼거리로 관객이 지루할 틈 없게 했다.

영화 ‘킹 아서 : 제왕의 검’ 공식 포스터.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3살의 아서는 왕인 아버지가 삼촌 보티건(주드 로)에 의해 살해되자, 바구니에 담겨 도시의 사창가 뒷골목에 다다른다. 그는 자신의 진짜 정체를 모른 채 그곳에서 자라며 무술 실력과 지하세계의 삶을 익힌다. 영화는 이를 극 초반 압축해서 보여주며 본론으로 훅 치고 들어간다.

청년이 된 아서(찰리 헌냄)는 친구따라 오디션을 봤다가 합격하듯, 바위에 박힌 검을 뽑아 들었다가 우연히 자신이 검 ‘엑스칼리버’ 의 주인이라는 걸 알게 된다. 처음으로 그의 영웅으로서의 능력이 발현됐지만 그가 보티건에게 잡혀가면서 시련이 찾아온다. 여기까지는 필연적인 영웅 이야기의 공식을 따르지만, 지레 판단하고 실망했다간 뒤통수를 맞을 수 있다.

영화는 전설에 기반을 둔 이야기인만큼, 역사적 정확성이나 고정된 이미지를 상쇄하기 위해 독창적인 방법을 꾀했다. 먼저 아서의 캐릭터에서 진지함을 조금 덜어낸 것이 그렇다. 그는 우리의 선입견 속 완벽한 ‘영웅’이 아닌, 자신 앞에 놓인 운명을 책임질 생각이 없는 평범한 ‘인간’이다.

극 중 보티건 역을 맡은 배우 주드 로.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아서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인물들이 여럿 등장한다는 점도 <킹 아서 : 제왕의 검>의 매력포인트다. 보티건은 명예를 위해 아내와 딸을 제 손으로 죽인 악역이지만, 제 손으로 무덤을 파는 인물이기에 영화에서 가장 가련한 캐릭터다. 그가 눈물을 글썽이며 악행을 벌일 때 섹시한 매력이 뚝뚝 떨어진다. 생명체를 제어하는 능력으로 아서를 돕는 마법사 기네비어(아스트리드 베흐제 프리스베)는 신비로운 눈빛으로 극을 장악하고, 아서의 조력자 ‘미꾸라지’ 빌(에이단 길렌)은 활쏘기 액션으로 씬스틸러를 자처했다.

또한, 극은 마법 세계와 거대한 생명체 등을 등장시켜 시각적으로 흥미로운 판타지 세계를 구현했다. 플래시백이나 빨리 감기 등 편집 효과로 극의 이해를 높인 부분도 돋보인다. 옛 런던인 론디니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전투 장면들, 90m가 넘는 코끼리가 성을 공격하는 마법사 전투씬, 도시의 뒷골목을 가로지르는 질주 등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극 중 아서(오른쪽)와 그의 조력자들. 왼쪽은 배우 디몬 하운수.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새 정권이 들어선 현재의 상황과 결부시켜 한 가지 드는 의문이 있다.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이상적인 왕의 형상에 대해 어떤 방향성을 제시하고 싶었던 걸까.

아마도 영화 곳곳에서 아서의 인간적인 면이 강조됐다는 점이 힌트가 될 터다. 극 중 아서는 권력욕이 없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는 보티건이 내린 사형선포에도 별 저항없이 교수대에 오른다. 그랬던 그가 검을 받아들이고 보티건에게 맞서기로 결심하는 계기는 자신의 ‘사람들’ 때문이다. 그는 보티건의 욕망에 의해 망해가는 왕국과 자신 때문에 희생되는 친구들을 외면할 수 없어 검의 힘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

또 아서는 동료인 랙 백이 부상을 입고 위험에 처했을 때도 떠나지 않고 그를 기다려준다. 팀원들과 작전을 짜는 과정에서도 리드하려하지 않고 각자의 능력을 발휘하게끔 격려한다. 보티건에 의해 몰살당한 마법사들을 배척해야할 대상이 아닌 공존대상으로 대하며, 다양한 인종의 인물과 인간관계를 쌓는다. 이 점이 <킹 아서 : 제왕의 검>가 오락성 만을 위한 영화로 인식되지 않는 이유다. 오는 18일 개봉.

<손민지 인턴기자 whitetr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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