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적인 씨네리뷰]2017년판 미이라를 보는 두 가지 시각

손민지 인턴기자 whitetree@kyunghyang.com 2017. 6. 1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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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전세계 최초로 한국서 개봉한 영화 <미이라>(감독 알렉스 커츠만)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흥행 중이다. 13일 오전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미이라>는 전날 10만 6264명을 동원해 누적관객수 249만 481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미이라>를 보는 시각은 두 가지로 나뉜다.

영화 ‘미이라’의 아마네트 극 중 사진. 사진 호호호비치.

■보호본능 자극하는 2017년판 미이라

영화는 죽음의 신과 계약을 맺고 지하에 봉인됐던 고대 이집트 미이라가 현대에 깨어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라크 최전선의 정찰병이자 고대 유물을 훔쳐 파는 닉 모튼(톰 크루즈)이 세계를 지배하려는 고대 이집트 공주 아마네트(소피아 부텔라)의 사악한 힘에 맞서 사투를 벌인다.

1932년 영화 <미이라>가 대중에게 이집트 ‘미라’를 공포의 존재로 각인시키고, 1999년 <미이라>가 유머와 모험이 담긴 어드벤처 블록버스터의 성격을 띄었다면, 2017년 <미이라>는 ‘미라’에게 연민을 자아내는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대 이집트의 공주였지만 산 채로 미이라가 되는 형벌을 받은 그는 수천 년이 지난 현대 영국 런던에서 부활해 고독한 싸움을 벌인다. 작품의 분위기가 전작들보다 훨씬 음침하다. 공포물에 ‘심쿵’하는 관객이라면 여러 번 가슴 졸일 듯 하다. 살아있는 사람의 얼굴을 먹는 아마네트의 부하들은 공포스럽고, 기괴하다.

영화는 전작들보다 훨씬 시각적 효과에 치중한 인상이다. 런던 도심 파괴 장면, 흉측한 몰골의 미이라 군단 등을 구현하기 위해 컴퓨터 그래픽(CG) 작업을 거쳤고, 아마네트의 관을 포함한 이집트 유물들이 다채롭게 구현됐다. 창백한 얼굴의 영혼, 크리스 베일(제이크 존슨)은 등장할 때마다 흠칫 놀라게 만든다.

극 중 닉이 미이라 아마네트의 관을 수송하던 중 비행기가 추락하는 장면. 배우들은 실제 Zero-G 체험 비행기에 탑승해 무중력 상태가 된 내부에서 촬영이 이어졌다. 사진 호호호비치.

■보여주기 급급한 <미이라>

아쉬운 점은 관객에게 친절한 영화는 아니라는 점이다. 극의 핵심인 닉이 아마네트에게서 세계를 구하려고 고군분투 하는 이유가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다. 닉이 왜 아마네트에 의해 조종당하고, 아마네트의 목적을 위한 도구로 선택됐는지가 허술한 서사로 얽혀있다. 생전에 마무리 하지 못한 의식을 닉을 통해 성취하려는 명분만으로는 부족하다. 보석이 박힌 단검에 대한 설명도 세세하지 않아 형식적인 장치로 느껴진다.

아마네트의 신비로움과 능력을 보여주는 데 치중하다보니 고고학자 제니 할시(애나벨 월리스), 크리스 베일은 뚜렷한 역할을 잃었다. 특히 세상의 악을 관리해온 비밀 조직의 수장 헨리 지킬(러셀 크로)은 극의 몰입감을 깨는 ‘신의 실수’로 보인다. 미이라 이야기에 지킬 앤 하이드가 웬 말이란 말인가. 뜬금없는 합작품에 어안이 벙벙하다.

소피아 부텔라의 기에 눌려 <우주전쟁>(2005),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엣지 오브 투모로우>(2014)등 작품을 통해 대중에게 영웅의 대명사로 익숙한 톰 크루즈는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헬기 추락신, 모래 폭풍신에서의 액션으로 그의 영웅적인 면모를 드러내기에는 힘이 턱없이 부족했다.

영화 ‘미이라’ 공식 포스터. 사진 호호호비치.

■‘다크 유니버스’ 시리즈, 앞으로는 다를까?

<미이라>에 관객의 관심이 쏠린 이유는 제작사 유니버설 픽쳐스의 첫 프로젝트란 명성 덕이다. 유니버설 픽쳐스는 고전 몬스터 영화 리부트 작품들이 공유하는 통합 세계관을 뜻하는 ‘다크 유니버스’를 콘셉트로 앞으로 <울프맨><인비저블 맨><프랑켄슈타인><드라큘라>등 캐릭터들을 재탄생 시킬 예정이다. 하비에르 바르뎀이 ‘몬스터’로 활약할 <프랑켄슈타인의 신부(가제)>는 2019년 2월 14일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조니 뎁은 차기 ‘인비저블 맨’으로 낙점됐다.

<미이라>가 거대한 설정과 좋은 배우의 출연과는 별개로, 내용상 아쉬움을 남겼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앞으로 펼쳐질 ‘다크 유니버스’ 시리즈에 대한 우려도 씻을 수 없다. 새로움을 덧입은 고전 캐릭터들의 귀환은 언제든 환영이지만, 장식에 힘을 준 작품은 정중히 사양한다. 알맹이의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

<손민지 인턴기자 whitetr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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