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C-HR을 팔아줘!

요즘 일본에서 제일 잘 나가는 자동차는 토요타 ‘C-HR’이다. 소형 크로스오버 모델로 이름 뜻은 ‘컴팩트 하이 라이더(Compact High Rider)’의 약자다. 일본에서 지난 12월 출시되었는데, 1달 만에 4만8,000대가 계약됐다. 토요타는 C-HR 출시 당시 “월간 판매 계획은 6,000대”라고 밝힌 바 있다. 토요타도 짐작하지 못한 엄청난 인기다.

C-HR은 토요타 최초의 소형 크로스오버다. 토요타는 현재 일본에서 총 51가지 승용차를 판다. 소형(컴팩트) 8종, 미니밴 11종, 세단 13종, 왜건 3종, SUV 5종, 스포츠·G's 6종, 경차 5종이다. 컴팩트 모델 대다수는 해치백 또는 박스카고, SUV도 C-HR을 제외하면 큰 차뿐이다. 늦었지만 C-HR로 절묘하게 라인업을 채우는데 성공했다고 본다.

토요타가 늦은 이유는 일본의 자동차 시장이 지나치게 ‘작고 넓은 차’에 특화되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해치백, 박스카, 미니밴이 판매의 중심이다. 그런데 조금씩 상황이 바뀌는 중이다. 소형 크로스오버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 혼다가 베젤(수출명 HR-V)을 앞세워 먼저 진출했고, 토요타가 C-HR로 빠르게 추격하는 모양새다.

C-HR의 디자인은 콘셉트카를 쏙 빼닮았다. 토요타의 발표에 따르면 “크로스오버의 힘과 견고함을 강조하기 위해 다이아몬드 건축 양식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라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하지만 토요타가 힘주어 강조하는 ‘킨 룩(Keen Look)’에 맞춰 디자인한 얼굴은 적당한 분위기다. 뭔가 힘 잔뜩 준 얼굴이랄까.

사실 C-HR의 디자인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옆모습이다. 곳곳의 선이 맞물려 빚어내는 조형미가 마음에 들어서다. 뒷모습은 아주 개성적이다. 트렁크와 범퍼 슬쩍 들어 올리고 펜더와 맞닿는 지점을 강조했다. 프리우스에서 봤던 ‘캄 테일’ 느낌이 살짝 든다. 토요타가 내놓는 모델리스타, TRD 등의 외장 튜닝 부품을 사서 자기 취향에 맞게 바꿀 수도 있다.

C-HR은 특정 지역이 아닌 글로벌 공략을 위해 개발됐다. 일본, 미국, 유럽 등 다양한 곳에서 팔 수 있는 차로 개발한 티가 역력하다. 소형 크로스오버의 인기는 나라를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허나 유럽 지역에서 C-HR이 성공한다면 토요타의 영역이 조금 더 넓어지는 셈이다. 소형차 좋아하는 유럽인의 성향에 제대로 맞춰야 한다.

대표적인 부분이 실내다. 토요타 유럽과 함께 실내를 구성했다. 유럽시장의 품질 평가 기준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실내 소재의 경우 유럽 시장에서는 ‘손끝에 닿는 감촉’을 중시한다고. 반면 기자는 손가락을 대고 눌렀을 때의 감각을 우선한다. 이는 아무래도 정서적 배경의 차이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실내의 구성은 간단한 분위기다. 디자인 주제를 ‘통일성’으로 잡았기 때문이다. 다룰 것이 계기판, 에어컨, 기어레버, 멀티미디어 스크린 밖에 없다. 최소화를 따른 직관적인 디자인이 좋다. 또한 토요타에 따르면 저중심으로 안정성은 확보하되, 운전자의 시선을 높게 설정해 시야를 확보하는 동시에, A필러를 얇게 만들고 삼각창의 크기를 키워 사각 지대를 줄였다고 한다.

C-HR의 크기와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감안하면 현대 투싼이나 기아 니로가 떠오른다. C-HR의 크기는 길이 4,360㎜, 너비 1,795㎜, 높이; 1,550㎜, 휠베이스 2,650㎜다. 무게는 하이브리드 앞바퀴굴림 모델이 1,440㎏, 터보 네바퀴굴림 모델이 1,470㎏다. 크기는 기아 니로와 거의 비슷하다. 실내 공간 또한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C-HR은 두 가지 구동계를 얹는다. 하나는 하이브리드, 하나는 터보 엔진이다. 하이브리드 구동계는 프리우스에서 선보였던 것과 같다. 직렬 4기통 1.8L 앳킨슨 사이클 엔진에 전기 모터를 맞물린다. 엔진 최고출력은 98마력, 최대토크는 14.5㎏·m로 낮지만, 모터출력 72마력, 모터토크 16.6㎏·m로 보완한다. 시스템출력은 122마력. 연비는 일본 기준 30.2㎞/L다.

터보 모델은 네바퀴굴림으로만 나온다. 직렬 4기통 1.2L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16마력을 5,200~5,600rpm에서 낸다. 최대토크 18.9㎏·m은 1,500~4,000rpm 사이에서 나온다. 변속기는 CVT(무단 변속기)로 7단 수동 변속 기능도 제공한다. 최대한 엔진회전수 낮춰 달릴 수 있도록 CVT를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연비는 일본 기준 15.4㎞/L다.

뼈대는 프리우스와 같은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다. 초고장력 강판은 기본이고 프레임을 감싸듯 두르는 원형 골격을 적용해 차체 비틀림을 줄였다. 더불어 바디 접착용 접착제도 넉넉하게 썼다. 일반적으로 SUV 바디 접착은 20~40㎜ 간극으로 스팟 용접을 사용한다. C-HR은 접착제 사용 후 스팟 용접을 사용해 더욱 강성을 높였다.

편의·안전 장비도 은근 많다. 차선을 바꿀 때 뒷차를 살펴주는 블라인드 스팟 모니터, 후진할 때 양쪽에서 접근하는 자동차를 알려주는 리어 크로스 트래픽 경보를 달았다. 주차할 때 도움 되는 앞뒤 센서, 전동 주차 브레이크, 오토 홀드, 앞 차와의 거리를 맞춰 자동으로 속도를 조절하는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있다.

더불어 카메라와 레이더로 주행 방향의 자동차 및 보행자를 확인해 경고 후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거는 ‘프리 크래시 세이프티’ 시스템도 있다. 시속 10~80㎞ 사이에서 작동한다. 충돌을 최대한 막고 피해를 줄인다. 차선 이탈 경보 기능도 있다. 차선 이탈 경고만 아니라 전동 스티어링 제어를 통해 차를 다시 되돌린다.

C-HR은 일본에서 총 4가지 모델로 팔린다. 하이브리드 기본형 모델인 S, 터보 기본형 모델인 ST는 각각 264만6,000엔(약 2,684만 원), 251만6,400엔(약 2,552만 원)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이 더 비싸다. 하이브리드 고급형 모델인 G와 터보 고급형 모델인 GT는 각각 290만5,200엔(약 2,947만 원), 277만5,600엔(약 2,815만 원)이다.

한국토요타가 가능한 빨리 C-HR을 국내 출시하길 강력히 바란다. 기아 니로가 더 저렴한 선택이라고 하지만 기자는 니로가 그다지 끌리지 않는다. 물론 일본 내 판매 가격을 보면 C-HR의 값이 니로보다 비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납득할 수 있는 가격으로 들어온다면 절로 마음이 기울테다. 어차피 소형 크로스오버 시장은 계속 팽창할 테다. 현대도 곧 소형 SUV를 내놓는다. 토요타 입장에선 지금이 기회다. 어차피 꼭 내놓아야 할 차. 늦으면 손해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roadtest.kr)

사진 토요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