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여행에서 살만한 '가성비' 좋은 선물리스트

maytoaugust 2017. 2. 24.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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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부부의 수상한 여행-18] "오빠, '탕진잼'이란 용어 알아요?"

 "그게 뭐야?"

 "예전 서울 명동 일대를 지나다닐 때 롯데백화점 주변에서 꽤 오랫동안 공사를 하길래 '도대체 어떤 매장이 입주하길래?'하고 궁금해 했었는데, 다름 아닌 덴마크의 생활용품점이었어요."

 "아 거기 나도 예전에 지나가면서 본 적 있어."

 "대개의 여자들이 그렇듯이 저도 어릴 때부터 귀엽고 자질구레한 문구류나 간식거리들을 곧잘 모으곤 했는데, 이게 주는 즐거움과 만족이 또 쏠쏠하더라고요. 요즘 이런 자질구레함이 소비 키워드 중 하나라고 하네요."

 왜 이런 얘기를 부부가 주고받았냐면 지금 우리 부부가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목적지가 바로 독일 베르문데(Wermunde)에 위치한 한 문구점이었기 때문이다. 이 도시는 우리나라로 치면 포항 정도 되는, 전형적인 공업도시다.

 크루즈 일정이 핀란드 헬싱키→스웨덴 스톡홀름→노르웨이 오슬로→덴마크 코펜하겐으로 오른쪽 나라에서 왼쪽 나라로 쭉 돈 다음에 아래 독일 베르문데로 내려왔는데, 독일에 이르러서야 갑자기 떨어진 물가에 은근 맘이 놓였다.

 북유럽 물가는 길가에서 케밥 한 개만 사먹어도 우리나라 돈으로 1만5000원을 훌쩍 넘기니 독일 물가가 아무리 비싸다고 해도 북유럽 물가와 체감으로는 2배 가까이 싸다.

 재밌는 것은 이 베르문데 도시가 영어로는 '베를린(Berlin)'이라고 부른다는 점이다. 때문에 독일의 수도하고 이름이 똑같은지라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한다. 우리 부부 역시 처음에 크루즈 일정표를 봤을 때는 '베를린 장벽을 볼 수 있겠구나!'했었는데, 후에 지도에서 살펴보니 이 베를린이 그 베를린이 아닌지라, 옆에서 와이프가 "아니 전라도 광주인줄 알았는데 경기도 광주에 온격이네요"라고 한마디 했던 기억이 난다.
 간단하게 독일을 둘러보겠다고 하면 역시 쇼핑이다. 독일이 제약이나 제조업 분야에서 워낙 독보적이기도 하고, 또 그만큼 비타민이나 영양제류가 싸다고 하니 번화가에서 여기저기 구경하면서 소소한 물건을 많이 챙기려 했다. 이른바 '탕진잼'의 시간이다.
 (물론 '탕진잼' 자체는 이게 하필 우리나라에선 최근 저성장과 청년실업의 시대와 맞물려, '헉헉 대며 푼돈 모아봤자 집 사고 차 사며 재산 축적하지도 못할 것 이렇게라도 작게 사치스러운 물건으로 '탕진'하며 스트레스를 풀자'는 어떤 시대 현상으로 설명되고 있지만, 이곳에서는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귀국하면 지인들에게 선물보따리를 풀어야 하는데 이곳 독일에서 싸고 가성비 좋은 기념품을 많이 발견했으니 좋은 것 아니겠나.)
 "마치 독일의 다이소에 온 느낌이 나네요."

 "손에 든 게 뭐야?"

 "노트인데, 표지가 깔끔하게 돼 있어서 기분 좋아 골랐어요."

 문구점을 들른 다음에는 DM(데엠)이라는 드러그 스토어(Drug Store)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나라로 치면 올리브영이나 왓슨스에 해당하는 이곳은, 화장품이나 샴푸, 세제, 발포 비타민, 건강식품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이곳에서 우리 부부 역시 눈 영양제, 비타민과 마그네슘, 오메가3 같은 자질구레한 물품을 많이 샀다. 선물용으로 좋은 발포정은 개당 1유로도 안 하니, 독일에 여행가는 사람은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종류도 엄청 많아서 멀티비타민, 마그네슘, 비타민C, 멀티미네랄 등 가지각색의 발포정이 있다.

 한 가지 또 재밌는 것은 DM에는 매장 안에 사진을 인화해주는 스테이션도 있다는 것. 다들 휴대폰으로 사진은 많이 찍는데, 막상 인화할 생각을 해도 주변 스튜디오에 가서 신청하고 수령하는 과정이 복잡하니 한국에도 이런 게 많이 있으면 잘 활용할 듯한데 말이다.
 말 나온 김에 발포비타민과 영양제 말고 독일에서 사올 만한 싸고 가성비 좋은 기념품을 더 적자면,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좋은 '압타밀(Aptamil)' 분유도 인기물품 중 하나다. 독일 자체가 육아용품도 잘 만드는 나라라 분유도 유명한 건가 싶은데, 어떤 곳에서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사가는 바람에 구매량에 제한을 두기도 한다.

 아조나(Ajona) 치약도 괜찮다고 한다. 작고 귀여운 빨간색 포장에 싸인 치약인데, 써본 사람 얘기를 들으면 극소량만 짜서 이를 닦아도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고. 이 밖에 애주가들은 싸고 맛있는 독일 맥주캔을 바리바리 싸들고 오기도 한다. 그러다가 공항에서 무료 수하물 무게를 초과해서 추가금을 지불하게 되는 웃지 못할 사태도 벌어진다고. 모두 가진 돈을 '탕진'해도 아깝지 않다는 독일 기념품 베스트셀러이다.

 "힘들게 기념품 쇼핑을 마쳤는데 그 유명하다는 독일 맥주나 한잔 할까?"

 쇼핑을 신나게 하고 나니 승선 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바르문데 곳곳을 둘러보기는 어려웠지만 근처 가게들의 모습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도시는 깨끗하고 직관적이었다. 소소한 기념품들이 가득 든 비닐봉지를 들고 근처 펍에 가서 맥주를 들이켜며 피로를 풀었다. 내 선택은 '파울라너 둥켈(Paulaner Dunkel)', 그녀의 선택은 '바이엔슈테판 헤페바이스(Weihenstephan Hefe Weissbier)'이다. 독일어로 헤페는 효모를 뜻하고, 바이헨은 밀을 뜻한다. 최근에는 우리나라도 독일맥주를 직수입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어디 현지에서 마시는 맥주에 비하랴.

 독일 맥주의 가장 큰 특징은 '맥주순수령'에서 찾을 수 있다. 독일에서는 16세기 초반에 공포된 맥주순수령에 따라 맥주를 만들 때 맥주의 원재료인 보리몰트, 홉, 물, 효모 이외의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모금 들이켜니 탁한 황금 호박색. 풍부한 거품과 알맞은 탄산기가 짭조름한 것이, 바나나와 클로브가 섞인 듯한 이스트 맛, 밀몰트, 스파이스, 레몬의 맛이 약간씩 드러나는 것만 같았다.

[MayToAugust부부 공동집필 happymay2augus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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