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대 007이자 역대 최다 출연 007 배우로 유명한 영국 배우 로저 무어가 23일(한국시간) 스위스에서 타계했다. 향년 89세. 그는 여러 영화와 TV 시리즈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했는데 특히 ‘죽느냐 사느냐’, ‘나를 사랑한 스파이’ 등 7편의 007 주연으로 잘 알려졌다.
‘최고의 제임스 본드’로 사랑받았을 뿐 아니라 생전 제3세계 빈곤 문제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로저 무어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전 세계에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 로드 앤 트랙(Road and Track)은 로저 무어의 007 영화에서 활약했던 8대의 본드카를 소개했다.
로터스 에스프리 S1

로저 무어의 본드카 중 가장 유명한 건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 등장했던 로터스 에스프리 S1이다. 로저 무어의 007 작품에서는 애스턴마틴이 단 한 번도 출연하지 않았지만 로터스는 두 번이나 등장했다. Q가 특별 개조한 에스프리 S1은 잠수함으로 변신해 미사일로 악당의 헬리콥터를 요격하고 탈출하는 명장면에서 활약했다.
시트로엥 2CV

프랑스의 국민차였던 시트로엥 2CV도 본드카로 등장해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줬다. ‘유어 아이즈 온리’에서 로저 무어는 2CV를 타고 두 대의 푸조 504와 추격전을 벌였다. 샛노란 2CV는 여러 번 전복되고 망가졌지만 결국 악당들을 따돌리고 올리브 밭을 지나 탈출했다. 촬영에 사용된 차는 504와의 출력 격차를 만회하기 위해 시트로엥 GS의 수평대향 4기통 엔진을 탑재한 특별 버전이었다.
레이랜드 미니 모크

오스틴 미니를 기반으로 공수부대용 군용차로 개조한 미니 모크는 미니 브랜드 역사상 최초의 오프로더다. 정작 야전에서는 별 인기를 끌지 못 했지만 007 영화에는 단골로 출연했다. 총 4번 출연했는데 그 중 3번이 로저 무어의 영화(‘죽느냐 사느냐’, ‘나를 사랑한 스파이’, ‘문레이커’)였다.
로터스 에스프리 터보

로터스는 007에 단 두 번 밖에 출연하지 않았는데, 둘 다 로저 무어의 영화였다. ‘유어 아이즈 온리’에서 로저 무어가 처음 탔던 본드카는 에스프리 터보. 처음에는 흰색을 탔지만 악당들이 폭파시키는 바람에 갈색 모델로 갈아탔다. 영화에 출연한 차량은 S2 에스프리 터보(통칭 에섹스 터보)를 기반으로 특별 주문된 사양으로, 드라이섬프 방식을 채택해 레이스카에 준하는 성능을 냈다.
AMC 호넷

제임스 본드와 미국차는 좀처럼 잘 연결되지 않지만, AMC 호넷은 007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을 선보인 차로 유명하다. ‘황금 총을 가진 사나이’에서 로저 무어는 태국 방콕 시내의 AMC 전시장에서 호넷을 훔쳐 타고 악당들의 AMC 마타도르를 뒤쫓았다. 특히 360도 회전하며 강 위로 점프하는 장면을 위해 코넬 대학 항공 연구소까지 세트 설계에 참여했다.
알파로메오 GTV 6

알파로메오의 스포츠 쿠페, GTV 6는 ‘옥토퍼시’에 출연했다. 로저 무어는 주차된 GTV 6를 타고 악당 옥토퍼시의 서커스단을 추격한다. 이 과정에서 BMW 경찰차와 추격전이 벌어지는데, 완벽한 밸런스를 자랑하는 GTV 6의 트랜스액슬 변속기와 V6 엔진 덕에 경찰을 따돌린다.
르노 11

로저 무어의 마지막 007 작품, ‘뷰 투 어 킬’에서는 대중차 르노 11이 등장한다. 로저 무어는 르노 11을 타고 파리 시내에서 격렬한 추격전을 벌인다. 계단으로, 버스 지붕 위로 기상천외하게 달리는 와중에 차는 지붕이 통째로 뜯겨 나갔고, 심지어 뒷바퀴까지 떨어져 나갔지만 전륜구동 방식 덕분에 두 바퀴로만 주행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AEC 리젠트 III

어쩌면 가장 황당한 본드카일 수도 있다. ‘죽느냐 사느냐’에서 로저 무어는 거대한 2층 버스도 운전했다. 그는 가상의 섬 ‘산 모니크’에서 1947년식 리젠트 III를 몰고 질주했다. 느린 2층 버스로 경찰의 추격을 따돌리는 건 쉽지 않았지만, 낮은 다리 밑을 지나면서 2층 부분이 뜯겨져 나가 길을 막은 덕분에 탈출할 수 있었다.
이재욱 에디터 jw.lee@globalms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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