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은 다 채식주의자라고?..육식하는 '독수리 꿀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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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은 8000만년 동안 꽃꿀과 꽃가루만 먹으며 살아 왔지만 직접 조상은 육식성 말벌이다.
연구자들은 육식 꿀벌을 채집하기 위해 중미 코스타리카의 열대림 16곳에 생 닭고기를 매달았다.
육식 꿀벌 뒷다리에도 같은 구조의 바구니가 달렸지만 크기가 작고 대신 갈무리한 고기를 담는다.
이 꿀벌은 단백질을 고기에서 얻기 때문에 꽂에서 꽃가루를 딸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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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꿀 경쟁 심화에 동물사체 먹게 진화..중미에 3종 서식
벌통에 꿀과 섞은 고기 2주간 저장했다가 애벌레 먹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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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은 8000만년 동안 꽃꿀과 꽃가루만 먹으며 살아 왔지만 직접 조상은 육식성 말벌이다. 꿀벌은 “채식주의자가 된 말벌”인 셈인데 일부 꿀벌은 다시 고기를 먹는 습성을 진화시켰다.
그토록 오랫동안 채식만 하던 꿀벌이 어떻게 육식성으로 바뀔 수 있었는지는 오랜 미스터리였다. 미국 연구자들이 죽은 동물의 고기를 먹고 사는 ‘독수리 꿀벌’의 장내 미생물군집(마이크로바이옴)을 조사해 그 이유를 밝혔다.
조사 결과 이들 육식 꿀벌은 다른 채식 꿀벌과는 장내 미생물군집이 전혀 달랐고 오히려 썩은 고기를 먹는 청소동물의 장내 세균과 비슷했다. 퀸 맥페데릭 캘리포니아대 리버사이드 캠퍼스 곤충학자는 “독수리 꿀벌의 장내에선 다른 꿀벌에는 없는 산을 좋아하는 세균이 가득했다”며 “이런 세균은 사체를 먹는 독수리나 하이에나에서 흔히 보는 것인데 아마도 사체의 병원체를 막기 위한 것 같다”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연구자들은 육식 꿀벌을 채집하기 위해 중미 코스타리카의 열대림 16곳에 생 닭고기를 매달았다. 개미가 덤벼들지 못하도록 나뭇가지에는 바셀린을 발랐다.
연구자들은 미끼에서 닭고기를 잘라 집으로 가져가던 죽은 고기만 전문으로 먹고 사는 꿀벌 3종을 채집했다. 지구에서 밝혀진 독수리 꿀벌은 이 3종이 전부이다.
이들은 모두 침 없는 꿀벌로 벌통에서 집단생활을 한다. 채식을 하는 다른 침 없는 꿀벌은 뒷다리에 꽃가루를 담아갈 꽃가루 바구니가 달렸다. 육식 꿀벌 뒷다리에도 같은 구조의 바구니가 달렸지만 크기가 작고 대신 갈무리한 고기를 담는다.

벌통은 두 가지 종류의 집으로 이뤄진다. 하나는 모아온 고기를 저장하는 곳이고 다른 하나에는 꿀을 보관한다. 연구에 참여한 제시카 매카로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곤충학자는 “고기는 꿀과 섞어 저장고에 14일 동안 숙성했다 꺼내 애벌레에 먹인다”고 말했다.
이 꿀벌은 단백질을 고기에서 얻기 때문에 꽂에서 꽃가루를 딸 필요가 없다. 그러나 성체가 먹을 탄수화물을 얻기 위해 나무 열매와 진액으로 꿀을 만든다. 이들이 만든 꿀은 달고 먹을 만하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썪은 고기는 많은 세균이 번성해 독소를 분비한다. 2주일 동안 벌통에서 숙성한다 해도 이런 독소를 막을 장치가 필요하다.
독수리는 강한 산성의 소화액을 분비해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 그러나 수천만년 동안 채식주의자였던 꿀벌에게 이런 기관은 없다. 연구자들은 육식 꿀벌이 산을 분비하는 장내세균과 공생하는 방식으로 이런 문제에 대처했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육식 꿀벌은 오랜 기간 꿀벌에 전승된 핵심 미생물만 유지한 채 전혀 새로운 젖산 세균과 초산 세균을 받아들였다”며 “꽃가루에서 사체로의 극단적인 식단 변화가 가능했던 것은 장내 미생물군집을 새롭게 구성한 덕분”이라고 논문에 적었다.
연구자들은 “이런 먹이 변화가 진화한 이유는 꽃꿀을 둘러싼 경쟁이 너무 심했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침 없는 벌은 열대와 아열대지역에 분포하며 침은 없지만 일부 종은 입으로 깨물 때 독물을 분비해 매우 고통스럽다.
이번 연구에서는 또 이제까지 꽃꿀과 꽃가루를 먹는 것으로 알려진 침 없는 벌 3종이 기회가 닿으면 육식을 한다는 사실을 새로 확인했다. 초식성으로 알려진 동물이 훨씬 융통성 있는 식성을 지닌다는 사실은 다른 동물에서도 잇달아 밝혀지고 있다(▶‘초식’인 줄 알았던 거북의 반전…새끼 새 본능 공략한 ‘7분의 사냥’).
이 연구는 미생물학 저널인 엠바이오 11∼12월 호에 실렸다.
인용 논문: mBio, DOI: 10.1128/mBio.02317-21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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