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개봉하는 한국공포 영화 수작 <기담> 비하인드 & 트리비아 1부
1.친형제 감독이 연출할 영화를 사촌형제 감독이 연출하게 된 사연

-<기담>의 원제는 <병원기담>으로 완성된 영화와는 조금 다른 내용이었다. 원래 줄거리는 시대를 넘나드는 재기발랄한 공포물이었고, 연출자는 박진성,박진석 형제 감독이 연출하기로 했다.
-그런데 제작과정에서 여러 일이 터지면서 두 형제 감독이 하차하게 되었다. 캐스팅 까지 완료된 상태여서 곧바로 촬영만 들어가면 된 상태였다.
-그 사이에 영화 제작사의 이름은 '씨네와이즈'에서 '도로시'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되었다. 결국 제작은 다시 초기단계로 돌아가야 했다. 촬영을 10일 남긴 상태서 전면 중단된 것이다.
-도로시의 대표인 장소정 대표는 우연히 만나 모니터링차 시나리오를 건네준 대학 동기 정범식 감독을 떠올렸고, 그에게 연출을 제안하게 된다. 정범식 감독은 오래전부터 자신과 함께 영화의 꿈을 키워온 사촌 동생 정식을 불러 공동연출을 제안했고, 두 사람은 정가 형제라는 이름으로 이 영화를 연출하게 된다.
2.촬영 10일 남기고 중단되다 다시 부활하기 까지…

-정가 형제는 <병원기담>의 시나리오를 재검토하고 이 영화를 원안과는 전혀 다른 일제 강점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탈바꿈시키기로 결정했다. 원래 <병원기담>은 여러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작품이었는데, 형제는 여기서 세 가지 이야기의 소재만을 취하기로 했다.
-형제 감독이 지향하는 바는 고전 영화의 양식미와 기본기를 지닌 작품이었다. 그래서 세트도 1940년대를 바탕으로 재구성했고, 최대한 이 시대의 분위기를 자아 내는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그래서 영화의 제목도 그 당시의 분위기에 맞춰 <기담>으로 수정되었다.
-총제작비는 28억 원으로 3달 안에 촬영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캐스팅은 김태우만을 제외한 모든 배우를 새로 섭외했다.
3.'아날로그 덕후'인 사촌 형제들이 21세기에 영화를 만들면 벌어진 일

-정가 형제는 아날로그적 정서와 분위기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어렸을 적 외할아버지가 삼국지, 김삿갓 등의 이야기를 들려 주셨는데 그 영향이 컸다고 한다. 그래서 정가 형제는 관객들이 <기담>을 마치 할아버지,할머니가 들려주시던 옛 이야기처럼 느낄 수 있도록 만들기로 했다.
-특히 영상에서 부터 <기담>의 시대적 배경을 디테일하게 표현하기 위해 당시 유행한 디지털 촬영 방식이 아닌 실제 필름 카메라를 이용해 그 시대의 정서를 살리는데 초점을 두었다.
-초반부에 등장하는 1937년 기록영상은 실제 16mm 필름과 1940년대 카메라를 이용해 찍고, 필름 표면마다 직접 상처를 내고 먼지를 묻혀서 고전 영화의 느낌을 만들었다.

-덕분에 실험영화적인 특징이 가매되었다. 특히 소녀의 악몽 장면은 아날로그 촬영방식에 디지털 요소가 더해진 영상미로 재탄생되었고 이는 상업 영화에서 보기 힘든 실험적인 영상미로 자주 언급된다.
-과거의 방식을 고집하는 작업 탓에 스태프들간의 충돌이 발생했다. 시간을 넘나드는 설정 때문에 플래시백이 많고 신 넘김 또한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그럴 때 마다 콘티작가가 와서
이럴때는 이런 식으로 컷을 넘겨요"
라고 의견을 주면
미안하지만 그 작업은 다른 영화서 하고, 우린 우리식대로 할께요"
라고 말 했다고 한다.
4.왜 배경을 1940년대로 했는가?

1940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설정한 것에 대해 정범식 감독은
혼돈의 시기가 언제나 영화적으로 매력적이기 마련인데, 특히 일제강점기는 슬픔과 비극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던 시기였다. 그래서 영화적으로 다룰 주제가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라고 말하며
1940년대 희귀 영상을 봤는데, 상상했던 것과 달리 너무나 밝고 해맑게 웃는 사람들의 모습이 충격적이었다. 어쩌면 그 당시 사람들은 그 시대에 자행했던 폭력, 공포를 당연시 받아들이지 않았나 생각했다. 그래서 그 자체가 굉장히 공포스러웠다."
라고 밝혔다.
5.공포영화 싫은데 <기담>을 선택한 진구, 반면 공포영화 너무 좋아해 선택한 김보경

-영화의 주요 캐릭터인 박정남으로 출연한 진구는 인터뷰에서 공포 영화를 좋아하지 않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에게 보통의 공포영화는 사람을 놀래 키려 하는데만 초점을 맞춰 너무 장난같다고 여겼다.
-그런데 <기담>은 여타의 공포물과 달리 멜로와 드라마적인 요소가 많았기에 평소 좋게 봐온 이동규, 김태우, 故 김보경 등 영화계 선배들과 좋은 호흡을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해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반면 김보경은 평소 공포영화를 좋아했고, <친구>로 각인된 무거운 이미지를 탈피하며 대중들과 소통하는 작품을 만나고 싶어서 <기담>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특히 공포영화지만 따뜻하고 슬픈 이야기가 담겨져 있어서 각본을 읽으면서 감동했다고 밝혔다.
6.무당들도 무서워했고, 스태프들도 촬영 중단을 요청한 문제의 장면

-<기담>의 명장면을 꼽으라면 바로 문제의 엄마 귀신(또는 방언귀신, 배우 박지아가 연기)의 등장이었다. <기담>의 두번째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귀신으로 일가족이 몰살당한 사고에서 외상 하나 없이 살아남은 후 실어증에 걸린 소녀 아사코(고주연)의 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엄마 귀신은 아사코의 엄마로 저녁마다 딸에게 나타나 마치 방언하듯이 말하는 모습이 섬뜩한 공포를 선사했다. 너무나 태연하게 방언하는 박지아와 그 말을 듣고 겁에 질린 고주연의 연기가 최고의 합을 만들어낸 명장면이다.
-촬영 후 알려진 비하인드 스토리가 영화보다 더 무서운 섬뜩한 여운을 남겼다. 정범식 감독은 2019년 JTBC의 '방구석1열'에 출연해 '엄마 귀신' 장면에 대해 이야기 하며
"촬영 전 '엄마 귀신'을 맡았던 박지아 배우에게 어떻게 연기할 건지 물었지만 끝까지 알려주지 않았다. 그렇게 반신반의한 상태로 촬영을 진행했는데, 박지아 배우가 엄마 귀신 소리를 내자마자 모든 스태프들이 기겁했다. 촬영이 계속되자 스태프들이 너무 놀라서 '제발 그만 찍자'고 말렸다"
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실상 이 장면은 박지아의 애드리브였다.

-현장에서 가장 큰 공포를 느낀 스태프는 오디오 감독으로
엄마 귀신 소리가 너무 높아서 소리가 찢어지니 후시 녹음을 하자"
라고 의견을 줬을 정도였다고 한다.
-엄마 귀신의 방언연기를 지켜본 실제 무속인들도 크게 놀라며 혀를 내둘렀는데, 이유는 진짜 귀신들이 내는 소리와 비슷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그들은 박지아 배우가 진짜 귀신을 본것인지 궁금해했다고 한다.
*해당 장면을 보게된다면 임산부, 심장이 약한자는 절대 보지 마시길 바란다.
<기담>은 7월 14일 CGV에서 단독개봉한다.
- 감독
- 정식
- 출연
- 김보경, 김태우, 진구, 이동규, 고주연, 김응수, 예수정, 김주현, 정지안, 최재환, 정우식, 한동룡, 신태양, 박수용, 공호석, 김희정, 김자영, 손영순, 최대웅, 박현주, 엄태구, 손인용, 곽용, 김종윤, 요시무라 켄이치, 서민이, 정범식
- 평점
-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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