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금지 풀린 청주·시간제한 해제된 부산..식당마다 '북적'

이삭·윤희일·권기정 기자 2021. 7. 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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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일 점심시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중앙공원 인근 한 한정식집에서 단체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이삭 기자

1일 낮 12시 충북 청주시 상당구 중앙공원 인근 한 한정식집.

“예약하셨어요? 지금 자리가 없어서….”

식당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에게 종업원이 곤란한 표정으로 말했다. 손님들로 가득 찬 식당내부를 본 이들은 아쉬운 얼굴로 발길을 돌렸다. 5인 이상 집합금지가 해제된 이날 136명이 머물 수 있는 이 식당은 단체손님의 잇따른 방문으로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4인 테이블 20곳에는 2~4명씩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식당 가운데 자리잡은 7개의 8인 테이블에도 6~8명의 단체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음식을 기다렸다. 주방과 식당 직원들은 밀려드는 손님에 맞춰 돌솥밥과 반찬을 내 놓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어제만 해도 단체손님이 없었는데 오늘은 정신이 없네요.”

이 식당 대표 임모씨가 바쁜 손놀림으로 음식을 나르며 말했다. 이 식당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손님이 줄어들자 같은해 10월부터 도시락 배달서비스를 시작했다. 하루 평균 30~40개. 단체주문이 들어오면 80~100개의 도시락이 팔린다. 임씨는 “지난해 손님이 70%이상 줄어 고민 끝에 36명이 들어갈 수 있는 단체석을 도시락 만드는 공간으로 새단장했다”며 “오늘처럼 손님이 몰릴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단체석을 괜히 줄였다. 헛걸음 한 손님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중앙공원 인근 모밀국수로 유명한 경양식집에도 5명 이상(8인까지)의 단체손님의 발길이 이어졌다. 유리창 너머로 식당 내부를 힐끗 보고는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청주시청 인근 칼국수집도 손님이 몰렸다. 칼국수집 업주는 “그동안 없었던 5명 이상 단체손님 예약이 오전 11시부터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꽉 찼다”며 “혼자서 손님상을 다 차려야 하는데 큰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체손님을 받기 위해 테이블 칸막이도 다 뜯어버렸다”고 덧붙였다.

갑자기 늘어난 손님에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업주들도 있었다. 청주시청 인근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집합금지가 해제되면서 테이블 칸막이를 뜯어내는 곳도 많지만 우리 식당은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며 “수도권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가 언제 지역으로 내려와 다시 집합금지 인원이 조정 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그냥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임씨도 “집합제한 해제가 지금 당장은 좋을지 몰라도 코로나19가 확산 될 수 있어 불안하다”며 “그렇게 되면 또다시 식당이 어려워 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가 비수도권에서 시행에 들어간 1일 강원 강릉시의 한 식당에서 8명이 함께 식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충북도 방역당국은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충북도관계자는 “충북이 수도권과 근접해 있는 만큼 수도권의 코로나19 상황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천안 등 수도권 인근 지자체에서 확산 상황에 따라 물리적(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남도 행정·교육 기관이 몰려 있는 홍성군 내포신도시와 서산 대산공단 등 충남지역 식당가도 단체 손님들로 북적였다. 네댓명은 기본이고 7∼8명이 모인 그룹도 종종 눈에 띄었다. 충남지역은 천안과 논산을 제외하고 이날 다른 지역과 달리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을 모두 풀었다. 천안과 논산은 8명까지만 허용된다. 대산공단 주변 횟집 직원은 “오늘 점심시간에 평소보다 20% 정도 많은 고객이 몰렸다”며 “이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부산은 지난달 21일부터 식당, 카페, 유흥시설 등의 실내영업시간 제한을 해제했다. 24일부터는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에서 8인까지 허용했다. 이후 25일과 26일 밤 부산시내 곳곳은 젊은 인파로 북적였다. 코로나19 이전으로 시계를 돌려 놓은 듯 했다.

지난 주말 밤 부산 서면. 골목마다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인파로 가득찬 거리는 앞사람을 추월하는 것은 포기해야 했다. 거리마다 시끌벅적한 음악소리가 흘러나오고 사람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배달오토바이는 연신 경적을 울렸다. 맛집으로 알려진 식당 앞에는 대기줄도 늘어섰다.

영업시간 제한이 풀린 것에 업주는 물론 시민들도 기대에 부푼 모습이었다.

퓨전식 주점 사장 A씨는 “그동안 5명 이상 모일 수도 없고 시간제한도 있어 장사하는데 흥이 나지 않았는데 이제 제한이 풀려 일하는 맛이 난다”고 말했다. 족발집 사장 B씨는 “코로나19 이전과 같다고 볼 수는 없지만 오랜만에 거리에서 활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시민 김모씨는 “사람이 너무 많아 걱정이 되기는 하는데 업소마다 마스크 착용을 권유하고 방문객 체크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전화인증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평일인 지난달 30일 오후 10시. 부산 온천장 일대도 영업제한 때보다는 활력을 찾은 듯 보였다. 젊은이보다는 중장년층이 주로 찾는 곳이지만 늦은 시간까지 식당마다 사람들로 가득찼고 거리에는 호객꾼도 눈에 띄었다. 횟집 객실장 C씨는 “8명까지 단체손님을 받게 되니 홀 서비스가 바빠졌다”며 “급하게 아르바이트 아줌마를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단란주점 사장 D씨는 “우리집은 2차로 찾는 집인데 시간제한 때문에 사실상 1년 넘게 장사를 공치고 있었다”며 “시간제한이 풀린 이후 자정이 지나서도 손님이 한두팀씩 들어온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1일부터 물리적(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에 따라 거리두기 1단계를 적용하지만 14일까지 ‘9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유지할 예정이다.

이삭·윤희일·권기정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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