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하지 않은 것은 스타일 뿐
2021 SUPER CUB 110
2021년 슈퍼커브 110가 출시했다. 약간의 외형변화와 컬러, 그리고 유로5 대응이 바뀐 전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슈퍼커브 110은 완전히 다른 바이크다. 특유의 스타일은 그대로지만, 아니 특유의 스타일만 그대로다.

혼다가 국내 상용시장 공략을 위해 슈퍼커브를 공식으로 출시한 2013년만 해도 커브로 대표되는 언더본들은 배달용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배달용 바이크 시장에서 언더본을 몰아내 빠르게 잠식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PCX였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보니 어느새 언더본=배달용이라는 공식이 희미해졌다. 그리고 2018년, 혼다 슈퍼커브는 커브 탄생 60주년과 누적판매대수 1억대 돌파 기념으로 디자인을 고전적인 옛 스타일로 되돌렸다. 승용시장을 위해 설정된 저렴한 가격과 예쁜 스타일, 그리고 때마침 정점을 찍고 있던 레트로붐과 맞물려 커브는 승용시장에서 돌풍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다. 들어오는 족족 매진되어버리고 중고 가격이 신차가격에 육박하는 슈퍼 커브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그대로인 듯 다 바뀌다
이러한 슈퍼커브의 2021년 모델이 출시했다. 우선 새로운 슈퍼커브의 외형 변화부터 살펴보자. 가장 반가운 변화는 헤드라이트 옆 방향지시등이 매립형으로 바뀐 것이다. 사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슈퍼커브 110은 전 세계에서 한국에만 판매중인 특별사양이다. 베이스는 태국 혼다의 슈퍼커브110과 거의 같지만 한국 사양에는 캐스트 휠과 서스펜션, 그리고 디스크 브레이크를 탑재한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전용 사양이다.

문제는 프런트 디스크 브레이크를 위해서는 원래 방향지시등이 있던 자리에 마스터 실린더가 장착된다. 이 때문에 국내사양은 헤드라이트 좌우로 삐죽이 튀어나온 방향지시등이 달려있었다. 하지만 신형 슈퍼커브110에는 마스터 실린더 앞으로 카울을 길게 뽑아 그 안에 방향지시등을 넣었다. 덕분에 헤드라이트 둘레가 깔끔해지고 앞모습이 훨씬 귀여워졌다.

여기에 강성을 개선하고 블랙으로 칠해 깔끔해진 전후 짐대는 상용으로 사용도 고려하면서 동시에 승용으로 쓰기에도 충분히 예쁘다. 여기에 짐대 아래에 드러나 있던 프레임과 배선 등이 싹 사라졌다. 특히 차대번호가 타각 된 금속플레이트가 비라도 맞으면 글씨부분부터 녹이 났는데 이제차대 전체가 플라스틱커버로 깔끔하게 덮여있다. 엔진은 드러난 부분에서는 한결 콤팩트한 느낌이다. 장식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깔끔한 디자인의 엔진은 간결해진 커브의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 찬찬히 뜯어볼수록 이전 부품과 호환되는 것이 거의 없을 정도로 새롭게 만들어진 부분이 많다. 엔진 헤드는 사각형에 별다른 장식이 없던 구형과 달리 냉각핀이 더해진 입체적인 디자인이라 열효율 측면에서 유리해 보인다.



컬러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2021년 라인업의 컬러들은 하나같이 다 매력적이지만 그중에 노랑커브가 으뜸이다. 예전의 노란색이 레몬색에 가까운 노랑이었다면 이번 커브는 계란 노른자처럼 진한 노랑이다. 이게 동글동글한 디자인에 찰떡궁합으로 어울린다. 전체적으로 원가절감과는 별개로 차량의 디테일과 완성도가 높아졌다.

110cc 스마트 엔진
신형 커브의 변화의 중심이 되는 것은 역시 신형 스마트 엔진이다. 이전 것을 조금 개량한 것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엔진이다. 엔진의 모양과 구조, 피스톤의 지름과 스트로크도 변경되었다. 사양은 제쳐두고 주행 감각만 놓고 이야기하자면 우선 진동이 상당히 감소했다. 회전수를 올릴 때 차체 전반에 올라오던 진동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미션의 체결감도 부드럽다. 게다가 저회전에서 토크가 상당히 도톰해졌다. 이전 모델이 기어비를 짧게 만들어 회전을 높게 가져가며 토크를 강하게 느껴지게 만들었다면 신형은 토크가 부드럽게 나오면서도 막상 속도를 붙이는 것은 느리지 않다. 스트로크가 길어지며 한발 한발의 토크감은 좋아진 것이 주행 감각의 차이를 만든다. 큼직한 촉매가 배기라인 한가운데 덧붙여지며 배기음은 한결 조용하고 부드럽게 바뀌었다. 특히 저음이 많이 줄어들어서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라이더라면 만족할 것이다.


서스펜션의 변화도 크게 느껴졌다. 전 세대 모델은 지나치게 상용을 의식해서 스프링이 지나치게 강하게 세팅된 탓에 주행감각이 다소 딱딱하고 불친절했다. 특히 체중이 가벼운 라이더가 타면 서스펜션이 꼼짝하지 않고 버티는 느낌이었다. 전후 밸런스 측면에서도 프런트는 무른데 리어만 딱딱해서 따로 노는 느낌이 심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구매해서 타던 2018년식 슈퍼커브110은 아내가 탈 것을 고려해 훨씬 야들야들한 세팅의 2017년식 슈퍼커브 110의 순정 서스펜션으로 교체하고 탔었다. 하지만 신형슈퍼커브는 서스펜션이 확실히 제 역할을 한다. 서스펜션의 마운트가 시트 쪽으로 바싹 당겨지며 리어 쇽이 기울어 장착된다. 작은 충격은 더 매끄럽게 넘기고 큰 충격은 탄탄하게 버텨준다. 이제야 상용과 승용의 경계에서 밸런스를 찾은 느낌이랄까? 이러한 변화 점과 더불어 고속에서 직진 안정성도 좋아졌다. 이 안정감이 부드러운 엔진과 만나 주행의 여유를 만든다. 장시간 주행에서 피로도 차이가 상당히 클 것이다.



신형으로 변경점 중 다소 불편한 부분도 있었다. 사이드 스탠드의 마운트 위치와 접히는 부분의 구조와 스탠드의 길이가 조금 달라졌고 고무 발판의 위치가 바뀌었는데 이 때문에 사이드 스탠드가 안정감이 부족하고 실수로 바이크를 쓰러트릴 확률이 높다고 느꼈다. 이점은 추후에라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껴진 부분이다. 이외에는 거의 모든 부분이 만족스러웠다. 원래 타던 2018 슈퍼커브를 얼마 전에 정리했는데 신형으로 다시 사고 싶어질 정도다. 아내 역시 이전에 타던 슈퍼커브보다 더 예뻐졌다고 난리다. 유로5라는 강력한 환경규제를 통과했지만 슈퍼커브는 여전히 공랭이고 연비 좋고 예쁘며 심지어 가격도 저렴하다. 이 어려운 일을 혼다가 해냈다.

HONDA 2021 SUPER CUB 110
엔진 형식 4스트로크 공랭 단기통 OHC 보어×스트로크 47.0×63.1(mm) 배기량 109cc 압축비 10:1 최고출력 9.1hp/8000 rpm 최대토크 9.8Nm / 5,500 rpm 시동 방식 셀프 스타터 / 킥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식 퓨얼 인젝션 연료탱크 용량 4.2ℓ 변속기 자동 원심클러치 4단 로터리 서스펜션 (F)텔레스코픽 정립 (R)듀얼 쇽업소버 스윙암 타이어 사이즈(F)70/90-17 (R)80/90-17 브레이크 (F) 싱글 디스크 (R) 드럼 브레이크 전장×전폭×전고 1,880×690×1,040(mm) 휠베이스 미발표 시트높이 740mm 차량 중량 100kg 판매가격 255만 원
글/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혼다코리아 hondakorea.co.kr 제공 월간 모터바이크 www.mbzine.com <저작권자 ⓒ 월간 모터바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