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 공포영화의 얼굴들, 현재 근황은?

역시 여름은 여름이다. 극장에도 공포 영화가 하나둘씩 얼굴을 비추고 있다. 연일 화제인 <랑종>을 비롯해 <이스케이프 룸 2: 노 웨이 아웃>이 상영 중이고, 이후에도 <호스트: 접속금지>, <나만 보이니>, <귀문> 등이 연이어 개봉할 예정이다. 오랜만에 다양한 공포 영화의 행렬을 보자니 과거 극장을 넘어 사회에 신드롬을 일으킨 2000년대 초 공포영화들이 생각났다. 특히 당시 영화들은 항상 인상적인 캐릭터들을 하나씩 남기곤 했는데, 십여 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어떤 모습일까. 2000년대 초를 대표한 공포영화와 그들의 얼굴마담 배우들의 근황을 소개한다.


<링> 사다코 = 이노우 리에

영화가 나온 건 1998년, 하지만 <링>이 미친 영향력은 2000년대 초까지 이어졌다. <링>은 관람자가 7일째에 사망하는 의문의 비디오테이프와 이 비디오의 저주를 풀려는 아사카와 레이코와 타카야마 류지를 다룬다. 영화를 안 본 사람은 있어도, TV에서 기어 나오는 귀신 사다코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로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링>의 대성공으로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사다코 역도 각각 다른 배우들이 맡았지만, 우리가 아는 '원조 사다코'는 이노우 리에라는 배우가 맡았다. 이노우 리에는 연극배우라서 <링>으로 화려한 데뷔를 한 이후에도 매체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SNS 프로필란에 '첫번째 사다코'라고 기입했으니 본인도 그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 듯하다. 지금도 실험극단 '만유인력'의 일원으로 연극 무대에 집중하고 있다.

이노우 리에의 2017년경 프로필 사진
감독
나카타 히데오
출연
마츠시마 나나코, 사나다 히로유키, 나카타니 미키, 누마타 요이치, 이노오 리에, 다케우치 유코, 무라마츠 카츠미, 오오타카 리키야, 사토 히토미, 마츠시게 유타카, 반 다이스케, 코이치 만타로, 노다 신키치, 마사코
평점
8.0

<주온> 토시오 = 오제키 유우야

<링>에 이어 한국에 J-호러 붐을 가져온 <주온>. <주온>은 특히 메이저 상업 영화가 아닌 비디오용 영화로 제작됐다가 성공을 거둬 극장판이 제작된 '성공신화'라서 더 유명하다. 이 시절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불법 복제 사례가 대폭 늘었는데, <주온>은 그런 상황에서 인터넷 입소문을 타 국내에 정식 소개되기에 이른다. <주온> 시리즈는 다양한 원혼을 그리지만, 그래도 '주온'하면 떠오르는 대표 캐릭터는 하얀 피부에 괴상한 소리를 내는 소년 귀신 '토시오'가 아닐까. 반쯤 벌거벗은 가냘픈 몸으로 이불이나 등 뒤에서 툭 튀어나오는 토시오는 스틸컷만 봐도 뇌리에 깊게 남는다. 토시오를 연기한 배우는 오제키 유우야. 물론 여기도 오제키 유우야가 극장판에 출연해 대표 배우일 뿐, 후속 시리즈는 다른 배우가 맡았다. 배우가 교체되자 배우가 괴롭힘을 당해 자살했다는 루머가 인터넷에 돌았지만, 유우야는 이후 방송 캐스터로 전향해 종종 TV에 얼굴을 비쳤다. 국내외에 일본 가수 오자키 히로야가 '토시오 배우의 근황'으로 퍼지기도 했는데, 당시 그를 촬영한 사진 기자가 착각해 이름을 잘못 올렸고, 이를 '더 할리우드 리포터'에서 기사화하며 기정사실화했던 것으로 보인다.

방송국 SBC에 게시된 오제키 유우야의 프로필 사진
주온
감독
시미즈 다카시
출연
이토 미사키, 오키나 메구미, 이치카와 유이, 쿠리야마 치아키, 오제키 유우야
평점
7.0

<셔터> 나트레 = 아치타 시카마나

이번에 개봉한 <랑종>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2004년 <셔터>로 국내에도 악명(?)이 높다. 자신의 사진에 나타난 괴이한 혼령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진작가 턴의 이야기를 그린 <셔터>는 태국 호러의 무시무시함을 한국 관객에게도 알린 시발점이 됐다. 탄과 여자친구를 괴롭히는 혼령은 나트레로 탄의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낸 여학생이다. 극중 과거 모습과 혼령 상태 모두 아치타 시카마나라는 배우가 연기했다. 태국 영화가 국내에 정식 개봉하는 수가 적어서 <셔터>만 유명하지만, 지금도 태국 현지에선 드라마에 출연하며 꾸준히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셔터
감독
팍품 웡품
출연
아난다 에버링엄, 나트하위라누치 통미, 아치타 시카마나, 운노프 찬파이불, 티티칸 통쁘라세아트, 시바고른 무따마라, 챠츠챠야 챨렘폴, 카촘삭 나루에빠트르
평점
7.2

<알.이.씨> 앙헬라 비달 = 마누엘라 벨라스코

최근 <랑종>을 봤다면, 그리고 그 이전에도 이런 유의 영화를 즐겼다면 자연스럽게 <알.이.씨>가 생각났을 것이다. <알.이.씨>는 소방관을 취재하러 간 '당신이 잠든 사이에' 프로그램 제작진이 기이한 일을 마주한다는 설정의 파운드 푸티지 영화. 얌전하게 시작하는 초반을 지나면 사람이 사람을 물어뜯는 무서운 광경을 1인칭으로 목격할 수 있는 '체험형' 공포 영화다. 비슷한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이지만 <블레어 윗치>가 픽션을 현실로 구현하는 데 일조했다면, <알.이.씨>는 상황을 얼마나 긴박하게 재현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알.이.씨>의 주인공 앙헬라 비달 리포터는 마누엘라 벨라스코가 연기했는데, 실제로도 그는 TV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리포터이기도 하다. 스페인 관객이라면 몰입감이 배가 됐을 설정. 벨라스코는 지금도 꾸준히 TV 드라마에 출연하며 방송인 겸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최근 방송 현장 모습

<사일런트 힐> 샤론 다실바 = 조델 퍼랜드

수많은 게임 원작 영화 중에서 팬들도, 관객들도 만족한 <사일런트 힐>. 사라진 딸을 찾기 위해 '사일런트 힐'에 발을 들인 로즈 다실바를 주인공으로 안갯속 공포를 그린다. 영화에서 구현한 게임의 크리처들 하나하나 인상적이지만 그들은 얼굴이 없으므로(!) 영화만의 얼굴을 찾자면 로즈의 딸 샤론 다실바를 연기한 조델 퍼랜드가 적당할 것이다. 똘망똘망한 딸부터 섬뜩함이 절로 묻어나는 미스터리한 소녀까지,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그의 폭넓은 캐릭터 소화력에 엄지를 들 수밖에 없다. 조델 퍼랜드는 <사일런트 힐>에 출연할 당시에도 5년 이상 연기 활동을 한 나름 베테랑으로 지금까지 연기를 하고 있다. <사일런트 힐>만큼 인지도 있는 작품은 없지만, 시즌 3까지 방영한 <다크 매터>에 파이브 역으로 주연을 맡았다.

공식 SNS 게시물
사일런트 힐
감독
크리스토프 강스
출연
라다 미첼, 숀 빈, 로리 홀든, 데보라 웅거, 킴 코아테스, 타냐 알렌, 앨리스 크리게, 조델 퍼랜드, 콜린 윌리엄스, 론 가브리엘, 이브 크라우포드, 데렉 리첼, 아만다 히버트, 니키 과다그니, 맥신 듀몬트, 크리스 브리튼, 스티븐 R. 하트, 시몬 리차드, 이안 화이트, 엘리자베스 하퍼, 자넷 랜드, 플로렌스 맥그리고르, 린 우드맨, 한나 플레밍, 홀리 마카르척, 타티아나 하스, 로베르토 캄파넬라, 마이클 코타, 로리 에어즈, 에밀리 라인햄, 돈나 밀범, 나디아 바로소, 노엘르 보지오, 빅토리아 보랜드, 알리샤 번디, 캐리 클레이톤, 레이첼 크로우더, 멜리사 팬톤
평점
7.5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