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 흔적 지우는 특수청소부.."이웃 향한 관심이 고독사 예방법" [죽음보다 무서운 외로움]

2021. 8. 1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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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시에 포승읍에 위치한 한 원룸 빌딩.

양쪽 발에 덧신을 신고 4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 탑승하자마자 퀴퀴한 냄새가 마스크를 뚫고 들어왔다.

그는 "올해 초부터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지만, 예산 집행과 같은 문제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정착하려면 쉽지 않다"며 "고독사를 막을 수 있는 구체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대표와 주씨는 "타인에 대한 관심이 가장 효과적인 고독사 예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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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겹친 고독사 현장..퀴퀴한 냄새 안 없어져
고급 데스크톱·배달음식, 은둔 생활 흔적
특수청소업체 대표 "이웃 향한 관심 필요"
지난달 26일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의 한 원룸에서 숨진 A씨의 방에 특수청소업체 직원이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 유혜정 수습 기자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유혜정 수습기자] 경기도 평택시에 포승읍에 위치한 한 원룸 빌딩. 양쪽 발에 덧신을 신고 4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 탑승하자마자 퀴퀴한 냄새가 마스크를 뚫고 들어왔다.

생전 처음 맡아보는 냄새에 KF94 마스크를 하나 더 꺼내 겹쳐 썼다. 김현섭 에버그린 특수청소업체 대표는 “세 차례 청소한 현장이라 냄새가 덜한 편”이라며 “앞으로 2~3번 더 청소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특수청소업체 대표와 함께 방문한 이 곳은 극단적 선택을 한 20대 여성의 집이다. 10평 남짓한 원룸 공간에는 고인의 혈흔과 해충 사체, 그리고 와이파이 공유기만이 남아있었다. 나무 장판에는 검은 혈흔이 스며들어 있었다.

김 대표는 현장에 처음 도착했을 때 “고급 데스크톱 모니터와 쌓여 있는 배달 음식을 먹은 흔적들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집에서 은둔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집에서 보이는 특징이다.

김 대표는 “고인은 무직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투자 실패가 겹쳐 생계유지가 힘들어지자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장에는 고인의 유족도 찾아오지 않았다”며 씁쓸해했다.

현장에 동행한 실장 주모 씨는 전신 방호복, 덧신, 실리콘 장갑, 그리고 방독면을 입고 들어갔다. 방호복을 입으면서 주씨는 “땀이 난다”며 연심 이마를 닦았다.

주씨는 준비한 탈취 및 소독제로 방 안을 샅샅이 소독하기 시작했다. 뿌연 연기와 함께 화학약품의 냄새가 방을 채웠다. 김 대표는 “폭염이라 냄새가 잘 사라지지 않는다”며 “여름에 벌레도 더 많이 번식한다”고 말했다.

탈취 후 퀴퀴한 냄새가 잠시 사라졌다. 방독면을 벗은 주씨의 얼굴에서는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있었다.

작업을 마친 김 대표와 주씨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죽음은 현실”이라며 “죽음은 특정 연령층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도시화와 코로나19로 생긴 소외감 때문에 고독사가 급증했다”며 “고립 문제를 해결해줄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와 주씨는 현장을 청소한 이후에 발생하는 유족 간 혹은 유족과 임대인 간 분쟁을 지켜보는 일이 가장 힘들다고 고백했다.

주씨는 “지난해 10월, 어머님이 돌아가신 현장에 고인의 며느리가 찾아와 우리에게 ‘현장에서 돈이 왜 안 나오냐’라며 화를 낸 적이 있었다”며 “죽은 가족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태도에 무기력함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이 밖에도 돈을 찾기 위해 유족이 고인의 옷 주머니를 뒤진 흔적, 단기로 현장 작업을 하러 온 인부들이 고인의 유품을 훔친 사례, 그리고 고인의 유품을 본인 물건인 양 함부로 대하는 사람과 사회의 태도를 언급하며 김 대표는 회의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대사회가 죽음을 더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올해 초부터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지만, 예산 집행과 같은 문제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정착하려면 쉽지 않다”며 “고독사를 막을 수 있는 구체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대표와 주씨는 “타인에 대한 관심이 가장 효과적인 고독사 예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남에게 관심을 가지기 쉬운 사회가 아니지만, 이웃을 향한 최소한의 관심이 고독사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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