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루 "'떨어지는 눈물'이라는 이름, 저에겐 진정성과 위로를 상징"[인터뷰S]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이색 문자음 '문자왔숑'. 이 귀여운 목소리의 주인공은 싱어송라이터 타루다. 타루는 아이처럼 간질간질한 목소리로 곡을 더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뮤지션으로 유명하다.
최근 서울 상암동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타루는 실제로도 소녀같은 이미지로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적어도 외형은 그랬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타루는 씩씩하고 마음이 단단한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타루는 자신의 음악에 대해 망설임 없이 분명하고 야무지게 정의하며, 자신이 음악을 하는 이유를 설명해갔다.
2006년 밴드 더 멜로디 보컬로 데뷔한 타루는 2008년부터는 솔로가수로 쭉 활동해 왔다. '예뻐할게', '여기서 끝내자', '러브 투데이' 등 다양한 감성곡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그의 보드라운 목소리는 각종 삽입곡으로 쓰이면서 더 힘을 발휘했다. 인기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OST, '프로듀사' OST, 아이스크림 광고에 삽입된 '사랑에 빠진 딸기' 등이 폭발적 인기를 얻은 바 있다. OST와 광고 삽입곡만 100여 곡 이상을 불렀다.
이처럼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왔지만, 타루는 사실 음악 공백기가 있었다며 털어놨다. 타루는 "음악을 한다는 것이 보람되고 즐거운 일이기만 했었는데 어느 시점부터 음악과는 다른 뜻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용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 제가 재주만 구르는 곰처럼 여겨지고 사물처럼 여겨지니 비참함마저 들었다. 거기에 소송까지 2년 정도 겪다 보니 완전히 번아웃이 됐다"며 2013년부터 뜻하지 않은 번아웃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음악을 하는 일이 이렇듯 괴로운데 나는 누구를 위해 이것을 해야 하는 깊은 고민을 하게 됐다"는 타루는 당시 상담심리학을 공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음악을 그만두면 경제적인 상황도 고려해야 했기에, 또 다른 수입원으로 상담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상담심리학을 공부하면 할수록, 음악에 대한 용기가 생겼다고.
"당시 다른 돌파구가 필요했고 상담심리학에 편입해 공부하는 계기를 갖게 됐다. 음악으로 도망치고자 시작했던 상담 공부를 마치니 오히려 내 자리로 돌아가는 용기를 가져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마침 '싱어게인'과 '복면가왕'에서 섭외가 와서 출연하게 됐다. 방송 출연을 준비하는 동안 큰 용기를 얻었고, 새로운 시작을 하는 원동력이 생겼다. 그동안 저를 응원해주고 기다려준 분들에게 늘 고마움을 느꼈는데 음악으로 보답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됐다. 요즘은 제가 나아갈 방향을 알게 되었다는 것과 삶에 대한 기대 덕분에 매일 설레며 눈을 뜨고 있다."
음악을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이유 역시 팬들 때문이라고. 타루는 "쉬면서 제 팬들이 생각보다 많은 곳에 숨어 계신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제 음악에 위로받았던 에피소드들을 인스타그램 DM으로 보내주시는데, 그 글들을 읽으며 '제가 음악을 괜히 한 건 아니구나, 의미 있는 시간이었구나'하는 생각에 다시금 즐겁게 시작할 수 있었다. 다행히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 큰 어려움 없이 다시 시작하고 있다"고 남다른 팬사랑을 드러냈다.
이처럼 다시 힘을 얻은 타루는 지난해 '복면가왕'에서 3라운드까지 진출했고, 당시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 기세를 이어, 지난 1월 싱글 '정류장', 지난 6월에는 싱글 '분명히 너였네'를 발표했다. 최근에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클럽하우스, 카카오 음 등 다양한 SNS를 통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 체리필터 연윤근이 운영하는 가게 '쿠바왕'에서 아티스트들과 즐겁게 음악 작업을 하고 있단다. 그곳에서 인연을 맺은 가수 김페리와 컬래버레이션을 준비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알렸다.
"번아웃이 와서 한동안 음악을 포기하고 살았는데 체리필터 베이시스트 연윤근 선배님이 저와 팟캐스트를 하고 있는 여성 싱어송라이터 소음, 차여울과 함께 홍대 가게 '쿠바왕'에서 공연하는 것을 제안했고, 그 이후 사랑방처럼 홍대 '쿠바왕'을 드나들게 됐다. 많은 예술가들과 사업가들 그리고 몽상가들이 드나드는 곳이라 자연스럽게 컬래버레이션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저도 신예 아티스트 김페리 군과 음악 작업을 하게 돼, 야금야금하던 작업이 거의 다 끝났고 올해 안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음악을 시작해 힘든 시간을 겪고, 그 힘든 시간을 다시 음악으로 힘을 낸 타루다. 그런 만큼, 타루가 음악을 처음 시작한 배경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생긴다. 타루는 불우했던 어린 시절 당시 음악 만이 자신의 원동력이 됐다고 떠올렸다.
"태어나기 전부터 시작된 부모님의 불화에 저의 불안과 우울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늘 한 줌의 따뜻한 위로에 목이 말라 있었다. 식물이 물을 찾아 뿌리를 내리듯 저도 음악에 그렇게 뿌리를 내리게 된 것 같다. 울적한 마음에 중학교 때 수업이 끝난 교실 창가에 앉아서 혼자 부르기 시작한 노래들이 꿈이 되고 성인이 되어 직업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우연한 기회에 본 레이블 오디션에서 좋은 기회들을 얻었고 BGM, OST 등에 참여하게 되면서 이름을 알리게 됐다."
타루는 떨어질 타(墮)에 눈물 루(淚), 떨어지는 눈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슬플 것 같다는 이미지다. 그러나 타루는 눈물에는 기쁨의 눈물도 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2017년 발매한 노래 '타루'의 가사를 읊었다.
"흘리는 눈물 모두 노래가 된다면 누군가 덮어주는 이불이 된다면/ 오늘도 곱게 짜내려가겠네 눈물이 다 슬픈 건 아니오/ 뜨거운 열병 씻어 내리고 차마 전하지 못한 열 마디 위로 대신한다오/ 흘리는 눈물 모두 노래가 된다면 누군가 덮어주는 이불이 된다면/ 오늘도 곱게 짜내려가겠네 눈물이 다 슬픈 건 아니오/ 무거운 잣대 녹여 내리고 차마 허물지 못한 마음의 벽에 작은 문 낸다오/
'타루'라는 이름을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아서 아예 노래로 만든 곡의 가사다. 타루는 한자로 '눈물이 떨어지다'라는 뜻인데 저에게 있어 눈물은 진정성과 위로를 상징하기도 한다. 처음 타루 이름을 큰 고민 없이 지었는데 지금은 매우 만족하고 있다."
타루에게는 또 다른 이름이 있다. 2000년대 중후반 서울 홍익대학교 중심에서 인디 음악을 하는 여성 뮤지션들은 '홍대여신'으로 통했다. 타루는 '원조 홍대여신'으로 여전히 유명하다. 타루 역시 '홍대여신'이라는 수식어가 여전히 감사하다고. 하지만 이제 타루는 '홍대여신'으로 제한된 장르에서 벗어나, 다양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싶단다. 특히 우러러보지만 거리가 먼 '여신'대신, 친근하고 다정한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타루의 이러한 각오에서 젠더 구분 없는 개성 있는 뮤지션 타루를 기대케 한다.
"삶이 길지 않으니 가능하면 많은 경험과 작품들을 남기고 싶다. 그리고 더 나이가 들었을 때 열정적으로 도전했다는 보람을 느끼고 싶어서 다양한 활동할 생각이다. 저는 아침에 드리우는 햇살 같은 루시드폴의 노래 '고등어'에 나오는 고등어 같은, 생각하면 따뜻하고 친근한 뮤지션으로 기억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저 자신에게 한마디를 해보자면, '한 발씩만 나아가자 생각보다 별거 아닐 거야'라고 응원, 위로, 조언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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