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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Report] 인천고등학교 윤태호, 서울고등학교 주승빈

조회수 2021. 11. 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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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내가 물씬거리는

매년 시즌이 끝나갈 무렵이면 10개 구단 팬들이 일명 우리 ‘얼라들’을 서로 자랑하기 바쁘다. 올해 2022 KBO리그 1, 2차 신인 드래프트엔 우수한 자원이 유독 많이 쏟아져 이름난 선수들의 귀추가 주목됐다. 또한 ‘이색 선수 열전’이라고 불릴 만큼 야구인 2세와 비선수 출신 선수의 지명 등 특별한 볼거리도 많았다는 후문이다. 그중에서도 열기를 한층 더 달군 건 바로 야구 형제들의 행보다. KBO리그 최초의 쌍둥이간 선발 맞대결을 기대할 수 있게 됐으며 역대 처음으로 형제가 같은 해, 같은 팀에 지명되는 진기록이 세워지는 등 색다른 재미가 쏠쏠했다. 2차 드래프트의 또 다른 주인공이 된 ‘동생즈’의 풋풋한 프로 무대 출사표를 읽어보자.

윤태호

출생
2003년 10월 10일 신체조건 190cm 88kg 출신교 상인천초-동인천중-인천고 포지션 투수 투타 우투우타 2021년 성적 10경기 23이닝 평균자책점 4.70 2승 2패 34탈삼진 4사사구 34피안타

주승빈

출생
2004년 3월 6일 신체조건 182cm 83kg 출신교 수원 권선구리틀-영동중-서울고 포지션 투수 투타 좌투좌타 2021년 성적 9경기 31.1이닝 평균자책점 2.32 4승 0패 27탈삼진 14사사구 26피안타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Yerang Lee Location Dugout Magazine Studio

#하나에 하나를 더해

안녕하세요. <더그아웃 매거진>과 처음 만나요. (10월 12일 인터뷰)

윤태호(이하 태호)
안녕하십니까. 두산 베어스 신인 윤태호입니다.

주승빈(이하 승빈) 안녕하세요. 키움 히어로즈에 지명된 주승빈입니다.

두 선수 모두 지명 축하해요. 이렇게 팀 이름으로 자기소개를 하니까 어때요?

태호
이제야 프로 선수가 된 기분이에요.

승빈 낯설지만, 저도 이제 프로가 됐구나 싶어서 좋아요.

오늘 인터뷰를 함께하게 됐어요. 이유를 알고 있나요?

태호
둘 다 형이 1차 지명이 됐다는 공통점 때문에요.

승빈 그리고 동생들도 프로에 가게 돼 특별히 만난 거라고 들었어요.

이렇게 스튜디오에서 인터뷰해 본 적 있나요?

태호
몇 번 해봤습니다. (언제 했어요?) 윤태현 덕분에 여러 번 해 봤어요.

승빈 이렇게 스튜디오에 와서 직접 하는 건 처음이에요. 형 덕분에 전화로는 몇 번 해봤어요.

<더그아웃 매거진> 출연에 대한 조언은 없었나요?

태호
아무런 관심도 없었어요. 알아서 잘하라고 하던데요. (웃음)

승빈 부모님께는 말씀드렸는데 형은 알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친형 주승우와 팀 동료가 됐어요. 같은 중, 고등학교를 나왔어도 함께 뛴 적은 없죠?

승빈
소속팀은 항상 같았지만, 같이 뛴 적은 없어요. 프로까지 같은 팀이 돼서 영광인데 드디어 같이 운동을 할 수 있어서 더 뜻깊어요. 사실 좋기도 하고 떨리기도 한데 이젠 경쟁자잖아요. 제가 먼저 1군에 올라가고 싶어요.

윤태현과 1분 차이의 쌍둥이예요. 형이라고 불러요?

태호
아뇨. 절대 안 불러요. ‘윤태현’이나 ‘야’라고 부르죠. (항상 같은 팀에서 뛰다가 이젠 다른 팀이 됐어요.) 그저 행복해요. 이제 안 만나도 되잖아요. 물론 그동안 좋은 점도 많았지만 자주 티격태격해서요. (부모님은 그럼 둘 중에 어떤 팀을 응원한다고 했나요?) 이기는 팀이 우리 팀이래요.

형의 1차 지명 소식을 듣고 어땠나요?

태호
기뻤지만 축하는 해주지 않았어요. 혼자 속으로만 좋아했거든요. 티를 내면서 축하해 주면 서로 낯간지러워서 못 견뎌요.

승빈 지명 소식을 듣고 메시지로 축하한다고 말했고, “너도 잘될 거야”라고 격려의 답장이 왔어요. 형이 지명돼서 정말 좋았어요.

겹경사잖아요. 가족들의 반응이 궁금해요.

태호
TV에서 제 이름이 불리자마자 가족 모두 환호했어요. 엄마는 우시더라고요. 온종일 집안이 축제 분위기였어요.

승빈 전 부모님께 전화로 말씀드렸거든요. 되게 좋아해 주시고 고생했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중계는 누구랑 보고 있었어요?) (이)병헌이랑 학교에서 같이 보고 있었어요. (이병헌의 리액션을 한번 따라 해 줄 수 있어요?) 제 옆에 앉아 있었거든요. 어깨를 툭툭 때리면서 “내가 제일 먼저 축하해줬다”라며 기뻐했어요.

형제끼리 야구에 관한 얘기를 자주 나누나요?

태호
서로 슬럼프가 왔을 때 도와줘요. “왜 안 될까?” 하며 고민하고 자세를 봐주기도 해요. 이럴 때만 태현이에게 의지가 되더라고요. (웃음)

승빈 제가 궁금한 점이 생기면 먼저 물어봐요. 특히 최근엔 코로나19로 훈련이 제한적이었잖아요. 형이랑 시간이 맞아서 캐치볼을 하기도 하고 자세도 고쳐줬어요.

동생이라 더 좋았던 적이 있나요?

승빈
막내라서 부모님이 더 잘 챙겨 주세요.

태호 저는 쌍둥이지만 더 잘 챙겨 주십니다.

형의 이름에 가려져 누구의 동생이라 불릴 때 속상한 적도 있었을 듯해요.

태호
지명이 되기 전엔 그런 이슈로 주목을 받아서 좋기도 했지만, 섭섭한 마음도 있었어요. 그래도 이젠 제가 지명이 됐고, 그 후론 제 이름 석 자로 불러주셔서 좋아요.

승빈 경기를 나가면 항상 상대 팀의 벤치에서 “주승우 동생이다”라는 소리가 자주 들렸어요. 기분이 나쁘진 않고 저를 알아봐 줘서 좋더라고요. 그런 상황을 나름 즐겼어요.

‘이건 내가 더 형 같다’ 하는 점이 있다면요?

태호
무조건 성격이요. 태현이는 까불거리고 장난기가 진짜 많거든요. 저는 태현이에 비해서 확실히 차분하고 성격이 좋다는 얘기도 주변에서 자주 들어요.

승빈 저도 성격이 더 좋은 듯해요. 형은 까칠하고 무심하거든요. 저는 부드러운 매력을 갖고 있어요.

#윤태‘호’와 주승‘빈’

KBO리그에 무려 두 쌍의 야구 형제가 탄생했어요.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요?

태호
처음 인천문학경기장에 야구를 보러 갔는데 엄청나게 재밌어 보였어요. 그래서 태현이랑 함께 시작했는데 재능도 있더라고요.

승빈 형이 먼저 시작했는데 되게 재밌어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따라 시작했어요.

운동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승빈
고등학교 2학년 때 경기를 못 뛰었어요. 쟁쟁한 선배도 많았고 제게 기회가 잘 오지 않았어요. 그 당시 너무 힘들었지만, 가족의 다독임으로 지금까지 올 수 있었어요.

태호 전 고2 때 다쳤거든요. 그리고 형들이 너무 잘 던져서 제가 설 수 있는 자리가 없었어요. 마음대로 잘 되지 않아서 정말 힘들었죠.

둘 다 투수잖아요. 본인이 생각하는 투수의 매력은요?

태호
제가 던진 공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느낌이 어느 것과도 견줄 수 없을 만큼 짜릿해요.

승빈 삼진을 잡고 나면 정말 짜릿해요. 또 제가 호투한 후 경기가 잘 마무리되면 기분이 좋더라고요.

구사할 수 있는 구종 자랑 한번 해볼까요?

태호
패스트볼, 투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질 수 있어요. 그중에서도 저는 슬라이더가 가장 자신 있어요.

승빈 패스트볼, 투심, 커브, 슬라이더를 구사할 수 있어요. 커브가 주무기예요.

포지션을 바꿀 수 있다면 어떤 포지션을 해보고 싶어요?

태호
제가 어깨가 좋거든요. 어릴 적에 외야수로 뛴 적이 있어서 외야수로 바꾸면 좋지 않을까요? 주변에서 칭찬을 자주 들었거든요. (타격은 어땠어요?) 4번 타자였어요.

승빈 못 바꿔요. 무조건 투수입니다. 리틀야구단에 있을 때 외야, 내야 둘 다 해 봤거든요. 야수에 대한 마음은 일찍이 접었어요.

투수로서 본인의 장점은 뭔가요?

태호
큰 키와 튼튼한 체격을 갖추고 있고요. 제구력이 좋습니다.

승빈 성격처럼 부드러운 투구 자세가 장점이에요. 기대해주세요.

고등학교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요?

태호
경기를 직접 뛰진 않았지만 지난 시즌에 봉황대기에서 우승했어요. 난생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었거든요. 뭉클하고 기쁘기도 했고 여러 감정을 느낀 하루라 기억에 가장 남았어요.

승빈 추계리그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봉황대기에선 제가 경기를 뛰지 못했지만 이후 추계리그 때 제게 기회가 왔거든요. ‘한번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대회에 임했는데 성적도 만족스러웠고, 감사하게도 최우수 선수상도 받았어요. 마음을 다잡고 야구를 계속할 수 있던 원동력이 돼서 기억에 많이 남아요.

두 학교 모두 명문이잖아요. 학교 자랑도 한 번씩 부탁해요.

태호
인천고등학교는 좋은 투수 자원이 많아요. 최강의 팀이죠.

승빈 서울고등학교는 마운드도, 타격도 모두 좋아요. 우리가 더 잘하죠.

연습경기 때 눈여겨본 선수가 있나요?

태호
이번에 롯데 자이언츠에 지명된 조세진이요. 장타력이 엄청나더라고요. 콘택트 능력도 뛰어나고요. “잘못 걸리면 홈런이다” 이런 이야기를 친구들과 많이 했어요.

승빈 KT 위즈에 지명된 한지웅이요. 공이 등 뒤에서 날아오는 궤적을 그리더라고요. 투구 자세가 독특한데도 타자들을 압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3년 동안 동고동락했던 동기들과 곧 헤어지게 돼요. 아쉽지는 않나요?

승빈
아쉽지만 좋은 추억을 쌓아서 후회되는 일은 없어요.

태호 좋은 추억이죠. 앞으로가 더 기대돼요.

#꾸러기들 등장합니다

새롭게 함께할 입단 동기들이 생겼어요. 첫인상이 가장 강렬했던 선수를 뽑자면요?

태호
군산상업고등학교의 김동준 형이요. 저도 큰 편인데, 저보다도 체격이 좋더라고요. 처음 딱 보고 기세에 압도당했어요.

승빈 저는 사실 좀 많아요. (웃음) 부산고등학교의 노운현, 연세대학교 김민수 형, 동아대학교 이세호 형이요. 체격도 그렇지만 특히 운현이는 부산 출신이라 그런지 한마디로만 대답하고 끝내서 무서웠어요.

동기 중에서 원래 알고 지낸 사람도 있어요?

태호
저는 병헌이만 알고 있었어요. 친한 선수들끼리 컴퓨터 게임으로 만나서 친해졌거든요. (지금까지 함께 게임을 한 선수 중에 누가 제일 잘해요?) 다 비슷비슷한 거 같아요. 막 잘하는 선수는 없어요.

승빈 저는 야탑고등학교의 송정인이요. 정인이가 (이)재현이랑 같이 선린중학교를 나왔거든요. 재현이가 소개해줘서 알게 됐어요.

꼭 친해지고 싶은 동기는 누군가요?

태호
경남고등학교 이원재요. 건강 검진 때 이야기를 나눴는데, 운동을 되게 열심히 하더라고요. 옆에서 같이 따라 하면서 저도 열심히 할 거예요.

승빈 부산고등학교 윤석원이요. 같은 좌투수라 보고 배울 점이 많을 듯해요. 예전부터 좋은 선수라고 생각했거든요. 경기 운영 방식도 얘기하면서 배우고 싶어요.

지명되면 다들 구단 로고를 인스타그램 게시물로 올리더라고요.

태호
첫 프로팀이잖아요. 그냥 그 자체로 너무 멋있어서요.

승빈 소속팀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기도 하고 애들이 올려서 따라 올렸어요.

윤태현보다 빨리 1군 데뷔를 하겠다고 선포했는데요.

태호
자신 있습니다. (역대 최초 쌍둥이 선발 맞대결이 기대돼요.) 제가 10대 0으로 가뿐히 이길 거예요.

키움에서 친형과 팀 동료로서 서로 동기부여가 될 거라 기대하고 있어요.

승빈
견제되는 건 사실이지만, 형이 먼저 운동을 시작했고 저보다 오래 했잖아요. 가까이에서 많이 보고 배우고 싶어요. (우애가 좋다고 소문이 났어요.) 잘 챙겨주긴 하지만 무심한 편이에요.

누나도 있다고 들었어요.

승빈
누나는 형이랑 다르게 되게 잘 챙겨줘요. 지명 소식에도 엄청나게 좋아해 주고 축하한다고 했거든요. (그럼 누나가 좋아요? 형이 좋아요?) 저는 누나요.

윤태호의 경우, 이미 구단 유튜브에 출연하면서 카메라 앞에서 거리낌 없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태호
처음엔 카메라가 어색하고 낯도 가렸거든요. 그래도 적응되니까 재밌더라고요.

승빈 저는 열심히 할 자신은 있지만 그렇게 잘할 자신은 없네요.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요?

태호
매년 10승 이상 하는 선발 투수가 되고 싶어요.

승빈 저는 야구도 야구지만 팬서비스를 잘하는 선수요.

태호 그건 당연하잖아요. (웃음)

오늘 인터뷰는 어땠어요?

태호
즐거웠어요. 다음에는 입담 좋은 지웅이랑 나오고 싶어요. 나중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이 대박 나면 또 올래요.

승빈 태호와 처음 만났지만, 많이 알게 됐어요. 저는 꼭 신인왕이 돼서 나올래요. 다음엔 형이나 서울고 친구들이랑 같이 인터뷰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팬 여러분께 한마디하고 인터뷰 마칠게요.

태호
실력은 물론이고 바른 선수로 성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승빈 형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자고로 형제란 기쁘나 슬프나 무심하게 챙기는 사이가 아닐까. 남보다 덜 애틋해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상대방을 위하는 그런 사이. 동생들을 통해 들어본 이들 형제의 관계도 여느 집과 다를 것 없이, 서로 티격태격하는 ‘찐’ 형제미가 묻어나는 사이였다. ‘야구’라는 큰 여정을 함께 떠난 혈육이자 동반자. 오랜 시간 서로 의지하며 프로 무대 진출이란 첫 번째 봉우리를 완등했다. 이젠 각자의 자리에서 따로 또 함께, 리그 정상을 향해 영글어 가길! 우정보다 진한 피를 나눈 그들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 더그아웃 매거진 127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1년 127호(11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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