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및 여가를 통한 번아웃 증후군 이겨내기

2021. 12. 2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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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정 인하대학교 교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가속화된 시간심화현상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비대면 접촉을 통한 세상과의 교류가 시작되었다. 화면을 통한 가상세계 속에서의 소통이 처음에는 당황스럽고 불편했지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언제든 접속 가능하다는 편리성, 동시성, 신속성 등으로 사람들은 온라인 속 세상에 점점 익숙하게 되었다. 2년 전만 해도 온라인은 검색을 하는 정도로만 사용되었으나 지금은 교육, 쇼핑, 회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반면, 가용시간의 증가, 공간활용의 편리함이라는 온라인이 가져다주는 장점의 이면에는 시간심화(Godbey<1980>는 시간절약을 위해 한 번에 많은 일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을 시간기근 또는 시간심화<time-deepening>현상으로 정의하였다>라는 부정적인 현상도 함께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간심화란 현대인의 시간부족현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하게 되는, 예를 들어 이동하면서 온라인으로 회의하기, 재택근무하면서 집안일하기, 온라인쇼핑 급증으로 인한 업무량 증대 등 오히려 해야 할 일이 늘어나 시간에 제약을 받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소위 ‘시간 나눠쓰기’가 더욱 심화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세상을 바쁘게 넘나들면서 시간심화현상이 가속화되어 처리해야 할 또 다른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이게 된 것이다. 시간을 쪼개고 쪼개어 사용해도 정말 시간이 부족해 “바쁘다, 바빠.”, “시간 없다.”는 말을 더욱 많이 하게 되었고 온라인에서는 좀 더 편하고 여유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뒤집어 놓았다. 코로나19 대유행 현상이 번아웃 증후군을 가속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질병으로 인정되어야

최근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신체적 불편함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는 바쁜 생활의 흐름 속에서 나 자신을 돌아볼 시간적, 심리적 여유 없이 앞만 보고 달린 결과이자 온·오프라인 세상을 넘나들다 보니 해야 할 일들이 더욱 늘어나게 된 것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사람들이 번아웃화 되고 결국 심신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시작했다.

번아웃 증후군은 2019년 5월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의  국제질병표준 분류기준(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ICD)에서 질병으로 분류할 것을 공식화하였으나 정확한 진단의 어려움으로 의학적 질병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그러나 번아웃 증후군은 건강과 보건적 측면에서 개인 및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직업과 관련된 현상에서 질병으로 인식하고 인정할 분위기이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이미 번아웃 증후군이 의학적 진단용어로 도입되어 있으며 재정적 지원이나 재활서비스가 있을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번아웃 증후군에 관해 의료진단서 발급이 가능하며, 핀란드에서는 번아웃 증후군을 질병으로 인정하여 결근이 가능하고 장애연금도 지원한다.

우리나라도 점차 번아웃 증후군과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촉발되면서 국가의 책임성이 강조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직업과 관련한 사회적 정책 자체가 형성단계에 있고 사회적 문제가 아닌 개인적 병리현상으로만 다루고 있어 번아웃 증후군에 대해 좀 더 심도 있는 관리 및 정책이 요구된다.

혹시 나도 번아웃?

‘번아웃’은 말 그대로 ‘모두가 소진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 증상으로는 에너지 고갈에서 오는 극도의 심리·신체적 피로감, 좌절, 불안, 우울, 불면증, 무기력, 회의감, 자기혐오 등 부정적인 신체적·정서적·심리적 증상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개인적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족, 동료, 고객 등 대인적, 조직적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로 확산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사전 증후 없이 본인이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가볍게 시작해서 점진적·지속적으로 진행되다 건전지가 방전되는 것처럼 갑자기 이상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번아웃은 한번 발현되면 회복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요구되며 다른 사람에게로 쉽게 확산·전이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크다. 다음의 체크리스트에서 나에게 나타나는 증상을 확인하고 어느 영역에서 가장 많은 증상이 나타나는가를 순서대로 적어보자. 번아웃 증후군은 다양한 측면에서 나타날 수 있으니 어느 영역에서 에너지 소진이 많은가를 알아보는 것만으로도 번아웃 증후군의 예방 및 완화에 도움이 된다.

번아웃 증후군 예방을 위한 국가적 지원 필요

우리나라는 2003년 이후 주5일 근무제를 시행했고 최근 들어 주4일 근무제를 시도하는 등 시간적으로는 더욱 풍요로워 보이지만 오히려 더욱 잦은 야근과 피로 누적 그리고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특수 상황까지 더해져 몸과 마음은 점점 병들어 가고 있다.

인간의 삶의 질과 가치를 중요시하는 현대사회에서 번아웃 증후군은 조속히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자칫 번아웃 증후군을 무시했다가 자해, 폭력, 자살 등의 극단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등 개인적,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가사와 직업의 병행, 스트레스 등의 개인적 요인, 업무특성 등의 환경적 요인, 우리나라의 독특한 문화적 요인 등으로 인해 개인별 부정적 정서, 직무의미 상실, 냉소적인 태도, 정체성 혼란 등의 번아웃 증후군을 체험하게 된다. 때문에 번아웃에 올바르게 대처하기 위해서 개인의 특성, 인간관계 개선, 면담, 여가활동 참여, 가족여가 시도, 여가전문의의 도움 받기 등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 

개인적 노력 외에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의 다차원적 개입 전략이 필요하다.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 개발, 직무환경 변화 분위기 조성, 휴가 및 유연근무제 문화 정착 등은 물론 온·오프라인에서 활용 가능한 스포츠·여가 프로그램 개발 및 지원, 관련 인프라 구축, 찾아가는 스포츠·여가 서비스 제공, 스포츠·여가 참여 확대를 위한 시설 및 공간 리노베이션 사업 등의 적극적 지원이 요구된다.

또한 번아웃 증후군 관련 법안 제정 및 개정, 관련 기관 간 서비스 전달체계 개발 및 구축, 기초자료 조사 등 번아웃 증후군 관련 통계 조사, 선진 사례 확보를 위한 국제교류, 전문인력 양성 등 시설, 프로그램, 조직 및 인력, 홍보, 정책 등의 영역에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번아웃 증후군 관리가 필요하다.

한 번뿐인 내 삶 슬기롭게 다스리자

번아웃 증후군은 대체적으로 직장인, 전문직, 서비스업 제공 근로자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있으나 최근에는 대학생, 청소년, 육아 제공자 등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부모의 높은 교육열로 인해 유·아동에게도 번아웃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아동에게서 나타나는 번아웃 증후군은 성인에 비해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어른들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번아웃 증후군에 빠지지 않거나 예방을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스포츠와 여가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어떨까? 스포츠와 여가는 심신의 건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다 보면 슬기롭게 번아웃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야외에서의 스포츠활동이 어렵다면 온라인 세상에서 즐겁게 할 수 있는 다양한 홈트레이닝 프로그램과 여가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어떨까? 한 번뿐인 내 인생 멋지고 슬기롭게 살아가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발행하는 <스포츠 현안과 진단> 기고문 입니다.

* 이번 호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과학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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