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창·등골.. '지글지글' 고소함이 익는 소리 [김새봄의 먹킷리스트]
일산 '꿀양집' 신선한 곱창에 양 푸짐
천안 '나정식당' 쫀득한 등골 맛 별미
부산 '남포양곱창' 씹을수록 고소한맛
서울 '부민옥' 양무침에 소주 한잔 캬∼
서울 '원조수구레' 매콤달콤 양념 일품




예로부터 전국에서 최고로 신선한 양곱창은 부산으로 갔다. 국내 최대 양곱창 골목이 있어 소비량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자갈치로 59번길을 통째로 걸쳐 앞뒤 양옆으로 50여 곳에 이르는 양곱창 전문점이 모여있다. 이 중 ‘남포양곱창’은 수준 높은 맛으로 골목 안 전문점들 중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곳이다. 이 맛의 비결은 바로 기가막힌 밑간과 양념 덕분. 마늘과 후추 등으로 미리 밑간한 양곱창은 구워서 먹었을 때 밸런스가 완벽에 가깝다. 후추의 맛 한올 한올도 허투루 존재하는 게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Since 1956’. 서울 중구 한복판에서 묵묵히 소나무처럼 66년을 영업한 ‘부민옥’이다. 점심이면 인근 직장인들의 소중한 밥집, 저녁이면 소주 한잔 걸치는 맛집이 되는 을지로의 진짜배기 맛집이다. 부민옥은 육개장, 전, 곰탕을 파는 멀티 한식주점이지만 넘버원을 꼽으라면 단연 양무침이다. 퇴근시간 무렵이 되면 양무침에 육개장 한 그릇 놓고 소주 한잔 회포를 풀러 들르는 직장인들이 몰려든다.

소의 가죽 껍질과 소고기 사이에 있는 아교질인 수구레. 껍질 바로 밑 피하층과 같은 부위이다. 요즘 많이 시판되지 않는 특수부위다. 먹을 것 없던 시절 소에서 나오는 부속물들을 최대한 조리해 먹다 보니 다루게 된 부위로, 쫀득하고 탄력이 아주 높은 것이 특징이다. 소 한 마리에서 정말 소량만 나오고 취급 방식도 달라 수구레를 전문적으로 하는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귀한 재료다.
방화동의 어두컴컴한 골목에서 잔잔히 빛을 풍기는 곳, 수구레로 이름좀 날린다는 ‘원조수구레’는 ‘수구레 볶음’을 메인 메뉴로 하고 있다. 즉석에서 양푼에 수구레를 비롯해 콩나물, 깻잎 등과 양념을 함께 빨갛게 무쳐서 버너 위의 불판에 바로 굽는 방식으로 사실 이렇게 먹으면 어떤 재료도 맛이 없을 수가 없다. 매콤달콤 양념은 시간이 지나며 콩나물의 채수가 빠져나오고 보글보글 끓면서 화합을 이룬다. 수구레에 붙어있는 지방은 씹는 맛과 감칠맛을 더해준다. 특히 이 야무진 맛의 양념에 기가 막히게 삶은 국수로 만든 비빔국수가 아주 별미인데, 마니아들은 이 모든 과정이 국수를 먹기 위한 과정이라고 얘기한다.
김새봄 푸드칼럼니스트 spring58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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