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임팩트' '건설→에코'.. 대기업, 주력사업 뗀 '파격 개명' 바람

김형준 2021. 9. 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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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종합화학과 SK종합화학이란 이름이 9월 들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015년 한화가 삼성종합화학을 인수하며 간판을 바꿔 단 한화종합화학은 6일 '한화임팩트(Hanwha Impact)'로 개명했다.

이보다 닷새 앞서 SK종합화학이 'SK지오센트릭(SK geocentric)'으로 사명을 바꿨다.

SK종합화학 출범 10년 만에 지난 1일 간판을 바꿔 단 SK지오센트릭의 이유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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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이 지난달 31일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브랜드 뉴 데이(Brand New Day)' 행사를 열고 SK지오센트릭(SK geo centric)으로 사명을 바꾼다고 공식 선언했다. SK지오센트릭 제공

한화종합화학과 SK종합화학이란 이름이 9월 들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015년 한화가 삼성종합화학을 인수하며 간판을 바꿔 단 한화종합화학은 6일 ‘한화임팩트(Hanwha Impact)’로 개명했다. 이보다 닷새 앞서 SK종합화학이 ‘SK지오센트릭(SK geocentric)’으로 사명을 바꿨다.

주력사업 ‘화학’을 사명에서 아예 뺀 두 기업의 파격 결정을 두고 업계에선 미래를 위한 결단이라는 평가와, 역효과를 부르는 모험이라는 우려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대기업의 ‘개명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회사의 주력 사업 대신 미래 가치와 비전을 새 사명에 담는 것이다. 이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흐름을 선도한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장래 사업영역 확장성까지 열어두는 작업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대외적으론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고, 주주에겐 변화와 발전 기대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시도”라며 “사명에 영문을 적극 활용하는 건, 글로벌 시장 확대 의지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한화종합화학의 새이름 한화임팩트의 울산사업장 전경. 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실제 한화임팩트는 새 사명에 대해 “기술 혁신을 통해 인류와 지구에 긍정적인 임팩트(Impact·영향)를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이끌겠다는 비전을 담았다”고 설명한다. 또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등 기존 화학 사업은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동시에 수소 중심의 친환경 에너지와 모빌리티, 융합기술 등 혁신기술에 대한 임팩트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굴뚝산업으로 여겨진 화학기업의 이미지를 내려놓고,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사업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겠다는 얘기다.

SK종합화학 출범 10년 만에 지난 1일 간판을 바꿔 단 SK지오센트릭의 이유도 비슷하다. “지구와 환경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겠다는 비전을 담았다”는 설명은,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탄소중립 철학을 반영하면서 탄소 사업에서 그린 중심 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SK지오센트릭은 사명 변경과 함께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공격적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도 천명한 바 있다.

대기업의 개명 바람은 올해 들어 완성차와 건설업계에서도 불었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1월 사명에서 ‘자동차’를 뺐다. 자동차 중심에서 탈피해 전기차와 모빌리티 솔루션, 서비스 분야 역량을 강화해 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SK건설은 지난 5월 사명에 아예 ‘환경’의 의미를 집어넣어 ‘SK에코플랜트’로 명패를 바꿨다. 안재현 사장은 최근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전통적인 건설업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밝히면서 “환경 사업 부문에서 선도 기업이 되기 위해 혁신기술을 적용할 것”이란 뜻을 밝혔다.

기아자동차가 지난 1월 유튜브와 글로벌 브랜드 웹사이트를 통해 '뉴 기아 브랜드 쇼케이스'를 열고, 새로운 브랜드 지향점과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 기아 제공

보수적인 대기업의 이런 변화 시도는 일단 긍정적이란 평가가 많다. 다만 목적이 불분명한 사명 변경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화임팩트의 경우 향후 상장 시 한화에너지, 에이치솔루션 지분 가치에도 영향을 주게 돼 향후 승계를 대비한 작업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사명 변경은 엄청난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대공사”라며 “자칫 목적이 불분명한 사명 변경으로 손해를 일으키고 소비자 및 고객사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ESG 경영 철학은 좋지만, 친환경 위장술을 뜻하는 ‘그린워싱’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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