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가야할 길 맞지만.."준비없이 서두르단 큰코다친다"

박동해 기자 2021. 8.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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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시기·방법 신중하게, 방역완화 점진·단계적으로"
"고위험군 접종 완료부터" "방역 한번에 완화로 오해 안돼"
22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주말을 맞아 외출을 나선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1.8.2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정부가 오는 9월말, 10월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함께 공존한다는 의미의 '위드 코로나' 방식으로 방역정책 전환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방향성은 맞지만 시기와 방법 등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지난 20일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정례브리핑에서 "(위드 코로나와 관련) 구체적인 시기나 내용은 정해진 바가 없지만, 1차 접종의 전 국민 70%(3600만명) 완료가 추석 전에 달성할 것 같다"면서 "그 뒤 2주 정도 지나 9월 말이나 10월 초에는 모든 것이 검토 가능하다"고 밝혔다.

위드 코로나는 방역 정책의 중심을 확산 방지에서 중증·치명률을 낮추는 것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변이를 계속하며 전파력을 높이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근절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에서 확진자의 증가만을 이유로 강도 높은 방역조치를 계속하는 것은 경제적 피해만 유발하기에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감염자는 늘었지만 중증·사망률은 줄어들고 있어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쏠리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강화로 피해를 입었던 자영업자 단체 등에서는 하루빨리 방역 정책을 선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은 접종 이뤄지는지가 핵심"

이런 여론에 대해 전문가들은 언젠가는 위드 코로나로 가게 될 것이라는 큰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그 시기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며 방역 조치 완화도 점진적·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이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에 있어 첫 번째 전제로 뽑은 것은 '백신 접종률'이었다. 앞서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영국의 경우 2차 접종률이 70%를 넘기고 나서야 방역 완화 정책을 시행했다. 싱가포르의 경우에도 지난 6월말 1차 접종룔 70%, 2차 접종률 50%를 넘기는 시점에서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22일 기준 국내 1차 접종률은 주민등록인구현황 대비 50.4%이며 2차 접종까지 완료한 비율은 22.5%에 머물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는 "(위드 코로나는) 기본적으로 고위험군의 2최 접종이 완료되는 시점"이라며 감염으로 인해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사람들의 백신 접종이 마무리되고 나서 방역정책의 전환을 이야기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교수는 "(위드 코로나로 이행하기 위해서는)코로나에 대한 위험 인식이 많이 낮아져야 한다"라며 "지금은 버틸 만하다는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결국에는 이를 위해선 백신 접종률을 늘려야 한다. 여러 다른 요인을 뽑는 분들이 있지만 본질은 아니고 얼마나 빨리 백신을 접종할 수 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했냐가 핵심이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이외에도 중증·치명률을 낮추기 위한 치료제가 딱히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전문가들이 섣불리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요인이었다. 독감의 경우 타미플루와 같이 효과적인 치료제가 있지만 코로나19의 경우 그런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의 경우에는 백신 접종이 70%를 넘기게 되면 올해 연말쯤 위드 코로나를 논의해 볼 수는 있다면서도 "더 강한 변이가 온다든지 의료체계가 훨씬 열악해지면 안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코로나19의 치명률이 낮아졌지만 여기에는 최근 갑자기 확진자가 늘어난 것 등의 다른 요인들이 반영된 것이라며 아직은 코로나19를 독감과 같이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위드 코로나 전에 의료체계 위기 관리 더 신경 써야"

이어 천 교수는 위드 코로나를 이야기하기 이전에 현재 위기를 겪고 있는 국내 의료체계가 제대로 유지될 수 있도록 정부가 의료 인력과 시설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교수는 최근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환자들이 연이어 사망한 사건에는 의료진이 부족한 현실이 있다며 현행 체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방역 조치를 완화해 환자 수가 더 늘어나면 의료체계가 붕괴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20일 서울 종로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시민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 News1 김진환 기자

전문가들은 정부가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정책을 전환한다고 하더라도 모든 방역 조치를 한번에 완화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잘 홍보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재훈 교수는 "위드 코로나라는 것이 모든 것을 한번에 다 푼다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라며 "현재까지의 조치를 미세조정해야 한다. 방역 조치를 완화해도 풀 수 없는 것들도 있고 완화를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데 이런 선별하는 작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천은미 교수도 "코로나19의 경우 독감보다 전파력이 강하다 보니 마스크를 전혀 쓰지 않는 식은 되기 힘들 것"이라며 "싱가포르처럼 방역 조치는 하되 일상생활을 어느 정도 하는 식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동안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온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도 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방역조치 완화는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두고 '방역을 하지 말자는 식으로 이해가 될 수 있으니 방역 조치 완화를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식의 주장은 동의할 수 없다며 앞으로 계속 사회적 거리두리를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을 테니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방역 조치를 완화해 갈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백신 맞을 수 있을 정도 돼야"

한편 위드 코로나로의 방역 정책 전환이 당장 불가능하고 앞으로 얼마나 오랜 준비 기간이 걸릴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를 함부로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있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계절 독감처럼 관리가 되려면 백신을 동네 의원에서 자신이 원하는 때에 원하는 종류로 맞을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돼야 한다"라며 현재 상황은 위드 코로나를 이야기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백신 접종률이 70%도 안 되고 환자는 2000명대다. 방역·의료시스템은 붕괴 직전인데 위드 코로나를 한다고 하는 것은 자기가 어디에 서 있는지도 모르고 말하는 것"이라며 백신과 치료제가 일상화되는 시점이 언제인지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에게 불확실한 희망만을 주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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