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변수 된 영어, 대학별 반영방식 유불리 따져야

한동훈 기자 2021. 12. 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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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정시 지원전략]
10일 성적표 배부..30일부터 접수
모집 단위 수능 영역별 비율 살피고
서울대 '나'군 등 달라진 전형 확인
자연→인문계 교차 지원 늘어날듯
상경계 희망 문과생 신중 결정 필요
대전시 중구 목동 대성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을 해보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서울경제]

이달 10일 수험생들에게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되면서 2022학년도 정시 모집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오는 30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원서 접수가 진행되는데 가·나·다 군별로 한 곳씩 세 번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3장의 원서를 쓸 때 꼭 확인해야 할 포인트는 대학 간의 차이점을 살피는 것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대학마다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 평가 지표, 영어 반영 방법 등이 다르므로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을 잘 살펴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어 반영 방식 유불리 따져야=많은 대학이 국어·수학·영어·탐구 네 가지 영역을 활용해 수능 성적을 산출하는데 일부 대학이나 모집 단위는 성적이 우수한 3개 영역 혹은 2개 영역만을 반영한다. 수능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받은 영역이 있다면 일부 영역을 활용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해진다.

수능 각 영역을 반영하는 비율에도 대학 간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서강대 인문 계열의 경우 영역별 비율은 국어 36.7%, 수학 43.3%, 탐구 20%(영어는 가산점 부여)다. 반면 이화여대 인문 계열은 국어 30%, 수학 25%, 탐구 25%, 영어 20%다. 수학 성적이 탐구보다 우수하다면 서강대, 대체로 고른 성적 분포를 보인다면 이화여대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또 지원 희망 대학이 수능 백분위를 활용하는지, 표준점수를 적용하는지 잘 따져봐야 한다.

올 수능에서 영어가 전년도보다 어렵게 출제돼 정시 당락을 결정하는 데 영어의 중요성도 커졌다. 대학이 정시에서 영어 등급을 활용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에 영어를 포함하는 방법, 둘째는 영역별 반영 비율에서는 배제한 채 총점에서 가산 또는 감산을 하는 방법이다. 고려대는 수능 점수 산출 시 영어를 제외한 국어·수학·탐구 영역을 총 1,000점 만점으로 계산한 뒤 영어 2등급은 3점, 3등급은 6점, 4등급은 9점을 감점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반면 연세대는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에 인문 계열은 16.7%, 자연 계열은 11%로 영어를 포함한다. 인문 계열의 경우 총 1,000점 만점에 영어 1등급은 166.7점, 2등급은 158.3점을 받는다. 영어 2등급을 받았다면 연세대보다는 고려대에 지원하는 게 유리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대학별로 영어 반영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영어 등급에 따른 지원 전략을 잘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년도와 달라진 전형 체크=자신이 지원하려는 대학·학과의 전형 방법, 모집 인원, 모집군 등 변동 사항도 정확히 알아야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지원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서울 주요 대학의 변경 사항을 보면 서울대는 전년 ‘가’군에서 올해 ‘나’군으로 모집군을 이동한다. 기존까지 수시 모집만 실시했던 언론정보학과(7명), 통계학과(4명), 윤리교육과(5명), 자유전공학부(37명)에서도 정시 모집을 진행한다. 연세대는 ‘나’군에서 ‘가’군으로 이동한다. 의예과는 기존 ‘수능 100% 선발’에서 올해는 정시 2단계에서 면접 10%가 반영된다. 서강대는 전년도보다 수학 반영 비율이 축소됐으나 경쟁 대학들과 비교해 여전히 수학 영향력이 크므로 수학 성적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지원이 필요하다. 한양대는 기존 ‘나’군 모집 단위들이 ‘가’군으로 이동하면서 전형 방법도 ‘수능 100%’로 변경해 더 이상 정시에서 교과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다.

◇인문계 학생, 교차지원 변수 고려해야=문·이과 통합형 수능 첫해인 올해 초미의 관심사는 교차지원이다. 지난해와 달리 수학의 경우 문·이과 학생 통합해서 성적을 산출한다. 수학에 상대적으로 강한 이과생들이 좋은 등급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는 데다 주요 대학의 경우 자연계에서 인문계로의 지원을 허용하는 추세여서 자연계 학생들이 인문계 모집 단위로 얼마나 넘어올지가 수험생들의 관심이다. 입시 전문 업체인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가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고3 수험생 45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33.2%가 인문계 지원 의사를 밝혔다. 올 7월 유웨이가 같은 문항으로 조사했을 당시(29.7%)보다 소폭 올랐다.

교차지원 의사를 밝힌 수험생 중 절반 가까이가 원하는 학과로 경영학과·경제학과 등 상경 계열(38.4%)을 선택했다. 이어 정치외교 등 사회과학 계열(20.7%),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등 언론홍보 계열(20.2%), 국문과 등 어문 계열(10.8%) 순이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소장은 “(교차지원 변수로) 2022학년도 정시에서 주요 대학 상경 계열 학과의 경쟁률 상승이 예상된다”며 “수학에서 선택과목으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인문계 학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말했다.

드물지만 인문계 학생이 자연계 모집 단위로 지원도 가능하다. 가톨릭관동대, 경상국립대, 순천향대 의예과는 인문 계열 학생들도 지원이 가능하다. 하지만 수학 반영 비율이 모두 30%로 높은 편이기 때문에 확률과 통계를 응시한 학생이 지원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동훈 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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