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 동기 고대 9번에서 촉망받는 지도자로' 김영민 코치를 만나다[인터뷰]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날고 기는 선수들만 모인다는 고려대. 현 축구대표팀 No.10 이재성(마인츠05), 성남FC 안진범 등과 함께 활약하며 스트라이커의 상징인 9번의 등번호를 받으며 기대를 모았던 선수가 있다.
아쉽게 선수생활을 일찍 마쳤지만 이른 나이에 대한축구협회 B급 라이센스까지 따며 잘나가는 코치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김영민(29) 서울 중앙고 코치와 얘기를 나눴다.

▶고려대 목표로 잡고 합격 통보까지
김영민 삼선초 6학년부터 축구를 시작했다. 선수가 되기에는 다소 늦은 시작. 남다른 운동신경으로 지속적으로 축구부 스카웃 제의는 받았지만 6학년이 돼서야 스스로 원해 축구를 했기 때문.
광희중을 거쳐 장훈고로 진학한 김영민은 고등학교 2학년 시절 고려대 진학을 목표했다고. “그때부터 ‘꼭 고려대를 가고 싶다’는 생각에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죠. 솔직히 장훈고에서 1년에 한명도 고려대를 가기가 쉽지 않았고 제가 고2때 고3 형들이 진학하는걸보니 ‘그냥 인서울이라도 하는걸 목표로 해야하나’ 싶었다”라며 진학시기를 떠올렸다.
월드컵 대표까지 지낸 문선민(전북 현대)과 동기였던 김영민 코치는 “이렇게 잘하는 선수들을 뚫고 내가 1등이 되어 고려대에 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문)선민이가 윙을 보고 제가 공격수를 봤는데 함께 호흡이 좋아 서로 득점과 도움을 많이해 성적도 잘 나왔다. 마침 제가 해트트릭을 한 경기에 고대 감독님께서 오셔서 저를 좋게 봐주셨다. 나중에 고려대 진학이 결정되고 선민이와 함께 ‘같이 갔으면 좋았을텐데’라며 말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고려대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소감에 대해 “부모님께 소식을 들었는데 솔직히 좋다기 보다는 ‘내가 가도 되는 학교인가’하는 생각에 당황했을 정도다. 믿기 힘들어서 얼떨떨함에 좋아하기도 힘들었다”며 “목표를 이뤘는데 실감이 나지 않다가 주변분들에게 축하를 받으며 실감했다. 부모님께서 정말 좋아해주신게 기억에 남는다”고 고려대 진학 결정의 순간에 대해 말했다.

▶정말 남달랐던 ‘동기’ 이재성… 등번호 9번의 기쁨도
목표했던 고려대를 정말로 갔지만 역시 살아남기 쉽지 않았다고. “박희성, 정재용, 김경중, 정석화, 노동건 같은 정말 잘하는 형들이 많았다. 정말 1학년때는 ‘힘들다’라는 생각도 못할 정도로 그냥 지나가더라”라고 말한 김영민은 “다행히 1학년때부터 조금씩 출전 기회를 받았고 2학년부터 본격적으로 팀경기에 뛰었다. 그것도 나름 빨랐는데 동기중에 1학년때부터 주전으로 뛴 선수가 바로 이재성과 안진범이었다. 둘은 가장 중요한 고연전에서도 베스트11에 들 정도였다. 2학년이 돼서야 제대로 함께 뛰어보니 두 선수는 정말 일반선수들이 보지 못하는 시야가 있었다. 패스 선택이 남달랐고 훈련에서 집중도도 다른 선수들과 달랐다”며 동기들을 칭찬했다.
고3이 되어 김영민은 그 달기 어렵다는 ‘고대 9번’의 등번호를 달았다고. ‘센터포워드니 너가 고대의 득점을 책임져라’라는 말과 함께 받은 9번의 무게는 상당했다고. “그 무게가 너무 커서인지 전보다 득점이 나오진 않더라. 하지만 4학년때 방송 생중계가 춘계연맹전 결승 숭실대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고 경기를 뛰지 못하던 4학년 동기들에게 달려가 상의탈의를 하고 기쁨을 나눴던 순간이 대학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웃었다.

▶아쉬운 프로 도전과 이른 지도자 준비
대학 졸업 후 김영민은 세미 프로인 대전 코레일에 입단한다. 하지만 그때 찾아온 고질적인 무릎부상이 더 커졌고 더 축구를 할 수 없다는 의사의 말에 미련없이 축구화를 벗었다.
“부상으로 프로 무대는 밟지 못했지만 ‘나는 축구선수보다는 지도자의 길로 가는게 더 성공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선수로 노력을 많이 했지만 잘되지 않았던건 내 탓이다. 그러나 지도자로 성공해보겠다는 생각에 더 미련을 두지 않았다.”
선수 은퇴 후 김영민은 ‘지도자를 처음부터 시작하려면 버스운전을 할 줄 알아야한다’는 말에 운전병으로 입대해 버스 운전을 배웠다. 그리고 2018년 제대 이후 곧바로 어린이 축구 교실의 코치로 지도자를 시작했다.
어린 나이에 놀고도 싶었지만 꿈을 위해 김영민은 KFA 피트니스 라이센스는 물론 전문스포츠지도자 자격증, 교원자격증도 땄고 축구지도자로 꼭 가져야 하는 KFA 코치 라이센스도 땄다. B급까지 땄고 B급을 딸 때에는 수석 합격자로 선정돼 A급을 빨리 지원할 수 있는 자격까지 얻었다. A급까지 따면 프로팀 코치까지 가능하다. 수석합격자가 될 정도로 남몰래 더 노력했다.
엘리트 축구 지도자의 길을 걷기 위해 청주 대성고 축구부 코치로 옮긴 김영민은 서울 이랜드 U-15코치로 러브콜을 받았다. “대성고 1학년 막내코치로 있으면서 고학년들을 코치하고 싶다는 열망을 느꼈다. 마침 이랜드의 홍언표 감독님께서 함께 하고 싶다고 하셔서 이랜드 U-15 코치로 갔고 확실히 프로를 꿈꾸는 선수들이 많기에 수준높게 가르칠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다소 느슨해졌던 지도자의 꿈에 열정을 품게한 이랜드 U-15 코치로의 경험이었다. 그래서 2022년부터는 서울 중앙고 코치로 옮겨 더 높은 나이의 선수들을 지도할 수 있게 됐다. 중앙고에서는 감독님과 함께 전술, 훈련 프로그램도 짜는 주도적인 코칭을 할 수 있다는 제안이 매력적이었다. 이제 선수들과 정말 교감을 하고 감독님을 보좌하며 팀을 올바르게 나아가게 하고 싶다”고 했다.

▶이제 서른, 지도자 김영민이 꿈꾸는 축구
고대 9번까지 달며 촉망받는 유망주로 이름을 날렸지만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접은 후 김영민 코치는 내년이면 만 30세를 맞이한다.
“개인적으로 선수들이 지루해하지 않는 훈련을 하는데 자신 있다. 그냥 단순히 몸만 움직이는 것이 아닌 머리를 쓰며 훈련하는 프로그램으로 솔직히 훈련을 하며 ‘열받는다’는 느낌을 안들게 하는게 목표”라는 김 코치는 “공격수 출신이다 보니 어떤 슈팅을 해야하고, 어떻게 득점력을 끌어올릴지 알려주는데 자신 있다”며 장점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답했다.
지도 철학을 묻자 김 코치는 “좋은 훈련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나도 축구를 해보니 선수들과 교감이 매우 중요하다. 정서적으로 코치에게 기댈 수 있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코치를 믿고 따라오게 초점을 둬야하더라”라며 “선수들이 결실을 맺기 전까지, 꿈을 먼저 포기하지 않게끔 든든한 조력자가 되는 지도자가 되고싶다”고 했다.
2022년에는 A급 지도자 자격증을 따 프로무대에 갈 수 있는 자격을 마련하는게 목표라는 김영민 코치. 잘나가는 유망주에서 빠르게 지도자의 길로 돌아선 김영민의 축구인생은 서른부터 다시 시작이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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