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고든 레빗의 필모그래피 돌아보기
<미스터 코먼>(Mr. Corman)이라는 TV 시리즈가 애플TV+에서 방영 중이다. 애플TV+가 국내 정식 서비스를 하지 않기 때문에 관심이 적긴 하지만, 조쉬 코먼이라는 교사의 일상을 다루는 이 TV 시리즈에서 조셉 고든 레빗은 제작, 연출, 출연까지 모든 도맡았다. <미스터 코먼>을 계기로 아역 배우에서 성인 배우로, 감독까지 욕심을 내온 고든 래빗의 주요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려 한다.
<스노든>은 에드워드 스노든이라는 실존 인물을 다룬 영화다. 스노든은 미국중앙정보국(Central Intelligence Agency, CIA)과 미국국가안보국(National Security Agency, NSA)에서 일했던 컴퓨터 전문가였다. 그는 NSA의 프리즘(PRISM) 프로젝트가 광범위한 민간인 통신감청 시스템이라는 내용을 폭로한 인물이다. 미국을 발칵 뒤집은 뒤 스노든은 도망자가 됐다. <스노든> 이전에 그를 다룬 영화가 있다. 그가 홍콩의 호텔에 머무르던 당시를 담은 다큐멘터리 <시티즌포>(Citizenfour)이다. 웬만한 스릴러보다 더 긴장감이 넘치는 작품이다. 반면 <스노든>은 스노든의 삶 전체를 다룬 전기 영화다. <시티즌포>부터 보고 <스노든>을 보면 좀더 재밌게 볼 수 있을 듯하다. 반대로 봐도 재미가 반감되지는 않을 것이다.
- 감독
- 올리버 스톤
- 출연
- 조셉 고든 레빗, 쉐일린 우들리, 멜리사 레오, 재커리 퀸토, 톰 윌킨슨, 리스 이판, 니콜라스 케이지, 스콧 이스트우드, 로간 마샬그린, 티모시 올리펀트, 벤 슈네처, 라케이스 스탠필드, 제임스 버틀러, 로버트 퍼스, 졸리 리처드슨, 바스커 파텔, 패트릭 조셉 번스, 벤 채플린, 크리스찬 콘트레라스, 파커 소이어스, 켄 토마스, 마이클 벤츠, 니콜라스 로우, 드미트리 고릿사스, 이롤 샌더, 아나톨리 쿠체레나, 에릭 코피-아브레파
- 평점
- 8.4
<스노든>처럼 <하늘을 걷는 남자> 역시 실존 인물을 다룬다. 고든 레빗은 필리프 프티라는 프랑스 출신의 외줄타기 곡예사를 연기했다. 프티는 1974년 8월 7일 뉴욕에 위치한 (9·11 테러로 지금은 사라진) 세계무역센터 빌딩 사이를 줄타기한 것으로 유명하다. 프티는 110층 높이에서 42미터 길이에 설치된 외줄을 안전장치 없이 손에 장대를 들고 지나갔다. 전 세계 사람들을 깜짝 놀래킨 이 사건은 <스노든>의 경우처럼 다큐멘터리 <맨 온 와이어>로 먼저 소개됐다. 이후 <하늘을 걷는 남자>가 제작됐을 당시 프티는 고든 레빗에게 직접 줄타기를 가르치기도 했다. 참고로 고든 레빗은 <하늘을 걷는 남자>에서 유창한 프랑스어 대사를 소화했다. 그가 프랑스어에 능통한 이유는 포스트 후반에 등장한다.
- 감독
- 로버트 저메키스
- 출연
- 조셉 고든 레빗, 벤 킹슬리, 샬롯 르 본, 제임스 뱃지 데일, 벤 슈와츠, 스티브 발렌타인, 세르지오 디 지오
- 평점
- 7.8
<돈 존>은 고든 레빗의 연출작이다. 물론 주연작이기도 하다. 각본도 직접 썼다. 뒤에 나올 작품 <500일의 썸머>와 비교하면 <돈 존>의 고든 레빗은 전혀 다른 사람 같다. 고든 레빗이 연기한 돈 존은 클럽 바텐더로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는 바람둥이다. 돈 존이라는 이름은 바람둥이로 유명한 남자, 돈 후앙에서 따온 것이다. 존은 원나잇 섹스만 고집하는데 알고 보면 포르노 중독자이기도 하다. 그런 존 앞에 매혹적인 여성 바바라(스칼렛 요한슨)가 나타난다. 존은 방탕한 생활을 접고 다른 사람이 되려고 했지만 실패하고 만다. 대신 바바라의 조언으로 다니기 시작한 야간대학에서 만난 연상의 여인 에스더(줄리언 무어)에게서 위안을 얻는다. <돈 존>은 원나잇, 포르노 같은 자극적인 단어가 등장하는 영화지만 전혀 야한 영화가 아니다. 그렇다고 달콤한 로맨스영화는 더더욱 아니다. 어딘가 삐뚤어진 한 남자가 자신의 삶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담은 작품이다. 꽤 진지한 이야기라 평론가들은 대체로 호평을 남겼다.
- 감독
- 조셉 고든 레빗
- 출연
- 조셉 고든 레빗, 스칼렛 요한슨, 줄리안 무어, 토니 댄자, 글렌 헤들리, 브리 라슨, 롭 브라운, 제레미 루크, 폴 벤 빅터, 이탈리아 리치, 린제이 브로드, 아만다 페레즈, 사라 듀몬트
- 평점
- 7.5
자전거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프리미엄 러쉬>를 이미 봤을 확률이 높을 것이다. 특히 브레이크 없는 고정 기어의 픽시(Fixie)라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라면 더 그럴 것이다. 뉴욕 맨해튼의 자전거 배달부, 바이크 메신저(Bike Messenger)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프리미엄 러쉬>는 픽시를 타는 와일리(조셉 고든 레빗)를 중심으로 빌딩 숲 사이를 질주하는 자전거 체이싱 액션이 일품인 영화다. 고든 레빗은 촬영 중 부상을 입기도 했다. 영화에서도 붕대를 감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재밌다. 분장을 한 게 아닌 고통을 참고 촬영에 임한 ‘붕대투혼’이라고 할까.
- 감독
- 데이빗 코엡
- 출연
- 조셉 고든 레빗, 다니아 라미레즈, 제이미 정, 마이클 섀넌, 아시프 맨드비, 아론 트베이트, 헤더 린델, 달린 바이올렛, 웨인 스티븐스, 로렌 애슐리 카터, 토니 정
- 평점
- 7.8
라이언 존슨 감독 각본, 연출의 <루퍼>는 SF 액션 장르의 영화다. 조(조셉 고든 레빗)는 미래로부터 ‘배달’된 사람을 총으로 쏘아 죽이는 킬러다. 이 킬러를 루퍼라고 부른다. 배달된 사람은 포박이 되어 있으며 두건을 쓰고 있어서 누군지 알 수 없다. 보통은 타깃이 과거에 도착하는 동시에 다시 말해 현재의 입장에서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맞춰 ‘뿅’하고 갑자기 나타난 사람을 바로 총을 쏴서 죽인다. 쉽고 간단하게 돈을 버는 일처럼 느껴지지만 루퍼는 언젠가 미래에서 배달된 자신을 죽여야 하는 운명을 지니고 있다. 자신을 죽이게 되면 은퇴하게 된다. 조 역시 미래의 조(브루스 윌리스)를 만나게 되는데 조는 미래의 조를 죽이지 못한다. 미래의 자신을 마주한 순간 찰나의 망설임이 생겼기 때문이다. <루퍼>에서 고든 레빗의 얼굴을 미묘하게 달라 보인다. 이는 미래의 조를 연기한 브루스 윌리스와 비슷하게 보이기 위한 특수 분장이다. 미래의 나와 싸우는 <루퍼>는 시간 여행 장르의 새로운 접근법을 선보인 작품이다.
- 감독
- 라이언 존슨
- 출연
- 조셉 고든 레빗, 브루스 윌리스, 에밀리 블런트, 폴 다노, 노아 세건, 파이퍼 페라보, 제프 다니엘스, 피어스 가뇽, 허청, 트레이시 톰스, 프랭크 브레넌, 가렛 딜라헌트, 닉 고메즈, 마커스 헤스터, 존 아이즈, 케빈 스틸웰, 제임스 헤버트, 케네스 브라운 주니어, 아담 보이어, 제프 체이스, 릿치 몽고메리, 데이비드 젠슨, 데이비드 조셉 마르티네즈, 웨인 드하트, 이안 패트릭, 로버트 하비, 실비아 제퍼리즈
- 평점
- 7.9
<50/50>은 착한 영화다. 제목의 의미는 50대 50, 반반의 확률을 뜻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50%의 생존율과 50%의 사망율이다. 고든 레빗이 연기한 27살 아담은 희귀한 척추암에 걸렸다. 제목처럼 살 수 있는 확률을은 딱 절반. <50/50>가 개봉했을 때 제목이 적힌 물컵이 홍보용으로 제작됐다. ‘컵에 물이 반이나 있다와 반밖에 없다’라는 익숙한 관용구가 생각나는 굿즈다. 영화도 마찬가지 관점에서 접근한다. 소재만 보고 어둡고 슬픈 영화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비관적인 영화는 아니다. <50/50>은 유쾌한 투병기라고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코미디 장르의 옷을 입고 있기도 하다. 세스 로건이 연기한 아담의 친구 카일이 주로 웃음을 만들어내는 캐릭터다.
- 감독
- 조나단 레빈
- 출연
- 조셉 고든 레빗, 세스 로건, 안나 켄드릭,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안젤리카 휴스턴, 줄리아 벤슨, 제시카 파커 케네디, 베아트리스 킹, 마리 아브게로포울로스, 필립 베이커 홀, 로렌 밀러, 사라 스미스, 슈가 린 베어드, 비나 수드, 앤드류 에어리, 서지 하우드, 루이자 올리베이라, 안드레아 브룩스, 윌 레이서, 마티 피노치오, 다리엔 프로보스트, 스테파니 벨딩, 다니엘 베이컨, 니콜라스 카렐라, 제프 구스타프슨
- 평점
- 8.0
고든 레빗의 필모그래피에서 <500일의 썸머>를 빼놓을 수 없다. 이를 테면 <인셉션>과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너무나 유명하다는 이유로, 조연이기도 했고, 이 포스트에서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500일의 썸머>는 그러면 안 될 것 같다. <500일의 썸머>의 톰 핸슨은 고든 레빗의 이른바 ‘인생 캐릭터’라도 봐도 좋다. 고든 레빗의 상대 역인 썸머를 연기한 주이 디샤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인생 캐릭터와 인생 캐릭터가 만나 열연을 펼치니 보는 입장에서는 ‘인생 영화’가 되기도 한다. LA에서 살아가는 여자와 남자가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지는 과정을 순서대로 보여주지 않고 기억의 순서대로 뒤죽박죽 보여주는 설정도 영화의 정서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 감독
- 마크 웹
- 출연
- 조셉 고든 레빗, 조이 데샤넬, 패트리샤 벨처, 레이첼 보스톤, 이베트 니콜 브라운, 젠 고트존, 제프리 아렌드, 올리비아 하워드 백, 클로이 모레츠, 매튜 그레이 구블러, 클락 그레그, 민카 켈리, 이안 리드 케슬러, 대릴 알란 리드, 발렌트 로드리게즈, 니콜 비시어스, 나탈리 보렌, 마리 프레니건, 장 폴 비뇽
- 평점
- 7.8
<미스테리어스 스킨>은 2004년에 제작된 영화다. 2017년에야 국내에서 개봉했다. 뒤늦게라도 개봉하게 된 이유는 물론 조토끼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고든 레빗의 인기 덕분일 것이다. 그렇기에 고든 레빗의 열열한 팬이라면 이 가슴 아픈 영화를 극장에서 봤을 걸로 믿는다. <미스테리어스 스킨>은 미국 독립영화의 악동이라 불리던 그렉 아라키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스콧 하임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소아성애자인 야구부 코치에게 어린 시절에 성폭행을 당한 두 소년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고든 레빗이 연기한 닐은 당시의 기억 때문에 남성에게 몸을 파는 청년이 됐다. 고든 레빗은 2000년, 아역 배우 활동을 잠시 중단하고 명문 컬럼비아 대학교에 진학했다. 3년을 프랑스 문학, 역사 등을 공부한 뒤 배우로 복귀할 때 선택한 작품이 <미스테리어스 스킨>이다. 독립영화, 게다가 상처 가득한 청년인 닐이라는 캐릭터는 아역 배우에서 성인 배우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선택이었을까. 2005년에는 또 다른 독립영화에 출연했다. <브릭>이라는 범죄 추리물인데 이후 <루퍼>에서 다시 만나는 라이언 존슨 감독의 작품이다. <브릭>은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 감독
- 그렉 아라키
- 출연
- 조셉 고든 레빗, 브래디 코베, 미셸 트라첸버그, 제프리 리콘, 빌 세이지, 메리 린 라즈스쿠브, 엘리자베스 슈, 체이스 엘리슨, 조지 웹스터, 레이첼 나스타샤 크래프트, 리사 롱, 크리스 멀키, 데이빗 리 스미스, 릴리 맥과이어, 라이언 스텐젤, 리차드 리엘, 래리 마르코, 클로버, 브루노 알렉산더, 포레스트 파운테인, 제인 휴트, 리디 깁스, 데이빗 앨런 그라프, 빌리 드라고, 켈리 크루거, 피트 카스퍼, 조안 블레어
- 평점
- 8.4
아역 시절의 고든 레빗이 출연한 작품은 여러 개 있지만 그 가운데 <흐르는 강물처럼>을 소개한다. 로버트 레드포드 감독의 이 영화가 아카데미 촬영상을 수상하고, 각색상과 음악상에도 후보로 오른 수작이기 때문이다. 고든 레빗은 크레이그 셰퍼가 연기한 주인공 노먼 맥클레인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 사실 <흐르는 강물처럼>은 젊은 시절 눈부신 외모의 브래드 피트를 볼 수 있는 작품으로 더 유명하다. 1990년대 어린 고든 레빗이 출연한 다른 작품으로는 <외야의 천사들>, <솔로몬 가족의 외계인> 등이 있다.
- 감독
- 로버트 레드포드
- 출연
- 크레이그 셰퍼, 브래드 피트, 톰 스커릿, 브렌다 블레신, 에밀리 로이드, 에디 맥클러그, 스테판 셸렌, 니콜 버데트, 수잔 트레일러, 마이클 커들리츠
- 평점
- 8.8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