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M] '화장실 없는 아파트' 쓰고 난 핵연료봉 50만개.."시간만 벌고 있다"

김윤미 입력 2021. 12. 27. 20:25 수정 2021. 12. 2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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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쓰고 난 핵 연료봉도 매우 위험한 물질입니다.

지금은 임시로 원전 안에 쌓아놓고 있는데 이게 10년 뒤에는 꽉 찹니다.

영구적인 폐기장을 만들어야 하지만 이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결국, 정부가 시간만 끌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어서 김윤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현재 가동 중이거나 수명을 다해 가동이 끝난 원자력발전소는 27기입니다.

이 27기 원전에서 나온 고준위 폐기물, 즉 쓰고 남은 핵연료봉은 50만4천8백개.

지금도 매년 1만3천개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재는 원전 안에 있는 수조 속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계속 늘어나는 핵연료봉을 수조에 보관하면, 고리와 한빛 원전은 2031년에, 한울 원전은 2032년에 꽉 찹니다.

이 시기가 지나면 저장할 수조가 없습니다.

'화장실 없는 아파트' 원전을 편하게 쓴 사이 정화조가 턱밑까지 차오른 겁니다.

다 쓴 핵연료봉이라 해도, 여전히 엄청난 방사선을 내뿜습니다.

방사선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플루토늄-239는 2만4천년, 우라늄-235는 7억년이나 됩니다.

거의 영원히 묻어버릴 저장시설을 만들어야 하지만,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정부가 오늘 발표한 계획은, 오래된 핵연료봉부터 수조 밖으로 꺼내, 우선 임시 저장하는 방안입니다.

그 뒤에 부지를 확보해, 37년 안에 영구 폐기장을 짓고 옮기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계획도 믿을만한 건 아닙니다.

어느 나라도 영구 저장하는 기술이 완벽하진 않고, 부지 확보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김용국/영광핵발전소 안전성확보공동행동 전집행위원] "핵폐기물을 다른 데로 옮길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영구 처분장을 만들 가능성은 향후 100년 후에나 만들어질까 말까일 것 같습니다."

실제로 핵연료봉보다 훨씬 위험성이 적은 저준위 폐기물 처리장을 경주에 짓는 과정에서도, 수많은 사회적 갈등이 빚어졌습니다.

해외에서도 핵폐기물 수송 열차를 저지하려고 시민들이 선로에 뛰어드는 등 반발이 극심했습니다.

[박종운/동국대 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 "그러니까 발전소 안에다가 계속 쌓아놓고 시간 벌기 하는 거에 문제가 있는 거죠."

정부는 중간 저장시설도 반드시 주민들과 협의하겠다고 밝혔지만, 근본적인 해법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여서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 정용식, 이지호 / 영상편집 : 양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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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정용식, 이지호 / 영상편집 : 양홍석

김윤미 기자 (yoo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327566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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