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뇌 이상신호 어지럼증..올바른 진단을 위한 6가지 질문

이병문 2021. 7. 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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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와 뇌 건강 이상신호..현기증 바로알기
과도한 냉방에 실내외 온도차
자율신경계 이상 생기며 발생
햇볕에 장시간 노출도 원인
누워 있다가 일어날 때
고개를 갑자기 돌릴 때
증상 심해진다면 '귀'가 원인
두통 동반하는 편두통성
스트레스 탓 심인성도 있어
얼굴마비·어눌한 발음 동반 땐
뇌졸중까지 의심해봐야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여름철 어지럼증은 충분한 휴식을 통해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증상이 자주 발생한다면 진료를 받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어지럼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94만9519명에 달했고 월별로 보면 7월이 12만3569명으로 가장 많았다. 여름철 과도한 냉방으로 인한 실내외 기온차로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다. 햇볕에 장시간 노출됐거나 땀을 많이 흘려 발생하는 탈수 현상도 여름철 급성 어지럼증의 원인이 된다.

현기증(眩氣症) 또는 현훈증(眩暈症)으로 혼용되는 어지럼증은 일반적으로 '아찔하다' '빙빙 돈다' '어지럽다'고 표현한다. 빙빙 도는 놀이기구를 타거나 고층 빌딩에서 아래를 쳐다봤을 때 느끼는 어지럼증은 정상적인 증상이다. 이는 육감(시각, 청각, 후각, 미각, 체성감각, 평형감각)의 과도한 자극에 의해 공간감각을 평소처럼 인지할 수 없어서 어지럼증이 발생한 것이다. 스트레스나 과로, 멀미로 인해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다. 이를 모두 '생리적 어지럼증'으로 분류한다.

그러나 주위가 팽이 돌듯이 빙빙 돌고 구토를 하면서 이명(耳鳴)을 느끼는 경우, 걸음걸이가 비틀거리고 복시와 발음장애가 동반되는 경우,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쓰러질 것 같고 식은땀이 흐르면서 얼굴이 창백해지는 경우, 막연히 힁하니 어질어질한 경우에는 질환에 의해 나타나는 '병적 어지럼증'을 의심해야 한다. 이때는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병명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병적 어지럼증 원인은 약 80%가 귀라고 알려져 있다. 귀가 원인인 어지럼증은 몸을 움직일 때 심해진다. 누웠다 일어나거나 몸을 뒤척일 때, 고개를 돌리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뇌에 원인이 있다면 어지럼증이 지속되는 시간이 길고 며칠간 증상이 계속되는 특징이 있다.

임기정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어지럼증은 생명과 직결되는 질환은 아니지만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는 질병"이라며 "재발이 쉽고 생활 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문의의 치료와 함께 환자 자신이 질환을 정확히 이해하고 스스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귀는 작지만 많은 일을 하는 인체 기관으로, 소리를 듣고 어지럼을 관장하며 얼굴을 움직이는 안면신경이 지나가는 중요한 부위이기도 하다.

귀는 크게 외이(外耳), 중이(中耳), 내이(內耳)로 나뉜다. 외이는 귓바퀴와 외이도(귓구멍)를 말하고, 고막과 이소골(耳小骨)이 있는 중이는 이관을 통해 코와 연결돼 있다. 내이에는 청력을 담당하는 달팽이관과 어지럼을 관장하는 세반고리관, 전정 등이 있다. 내이 전정은 수평과 수직 방향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고, 서로 이어진 구형낭과 난형낭으로 이뤄져 있다. 구형낭은 달팽이관과 통하며, 난형낭은 회전운동을 감지하는 세반고리관과 붙어 있다. 가장 중요한 귀의 기능은 청력이다. 청력은 소리를 탐지하는 능력이다. 우리가 소리를 듣는 과정은 외이인 귓바퀴에서 소리가 모여 외이도를 타고 중이의 고막에 전해진다. 고막까지 전달된 진동은 3개의 작은 뼈(이소골)를 통해 내이에 있는 달팽이관으로 이어진다. 달팽이관은 물리적 소리인 진동을 전기적 신호로 바꿔 대뇌로 전달한다. 소리를 감지한 달팽이관의 유모(감각)세포와 청신경이 내이에 있어 우리가 소리를 듣게 된다. 고음은 파동이 짧고 빨라 달팽이관 앞쪽에서 진동이 일어나고, 저음은 파동이 크고 넓어 달팽이관 뒤쪽에서 진동이 일어나 소리가 다르다. 게오르크 폰 베케시가 이러한 달팽이관 원리를 발견해 1961년 노벨상을 수상했다.귀가 2개인 이유는 뭘까. 잘 듣기 위해서다. 한쪽 귀로 듣는 것보다 양쪽 귀로 듣는 게 5~10% 더 잘 들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서울대병원에서 운영하는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의 박민현 이비인후과 교수는 "우측 귀와 좌측 귀로 들리는 소리의 시차와 강도에 따라 소리가 나는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한쪽 귀의 청력과 평형기능이 떨어지면 다른 한쪽 귀가 그 기능을 보완해 어지럼증과 비틀거림을 방지한다"고 설명했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귀 질환에는 이석증(耳石症), 전정 신경염, 메니에르병 등이 있다. 이석증은 귓속의 돌처럼 보이는 작은 탄산칼슘 덩어리(이석)가 일으키는 병이다. 몸에 생기는 돌은 대부분 질환을 유발하는데, 소변이 나가는 길(요로)에 칼슘 덩어리가 만들어져 길을 막으면 요로결석, 쓸개 담즙이 뭉쳐 생긴 질환은 담석증이다. 요로결석이나 담석과 달리 이석은 원래 내림프액이 들어 있는 내이 안쪽 난형낭과 구형낭에 있으며 몸의 이동 방향과 속도를 감지하는 기관이다. 내이 안에는 우리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난형낭, 구형낭, 상반고리관, 측반고리관, 후반고리관 등 감각기관 5개가 있다. 반고리반 3개는 고개를 돌리거나 위아래를 쳐다볼 때 머리의 움직임을 느낀다. 이석증은 바로 탄산칼슘 덩어리 중 작은 조각이 떨어져 나와 내림프액 안에 떠돌아다니다가 세반고리관 안으로 들어가면 반고리관을 자극하면서 어지럼증이 생긴다. 효과적인 이석증 치료 방법은 이석정복술(이석치환술)로, 반고리관에 들어가 신경을 자극하는 결정 조각을 반고리관에서 빼내 난형낭으로 이동시켜준다. 칼슘 조각이 반고리관에 있으면 어지럼을 일으키지만 난형낭에 있을 때는 어지럼을 일으키지 않는다.

전정 신경염은 귀의 평형을 담당하는 전정계에서 뇌로 가는 전정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심한 어지러움이 갑자기 나타나며 평형기능이 회복될 때까지 수주에서 수개월간 지속된다. 증상은 갑자기 빙글빙글 도는 어지럼이 시작돼 어지럼이 가시지 않는다. 몸이 한쪽으로 기울고 쓰러지며 눈을 뜰 수 없다. TV나 컴퓨터 모니터를 보기 불편하고 독서를 하기 힘들다. 전정 신경염의 원인은 먼저 기온변화가 심한 환절기에 나타나는 바이러스 감염이다. 또한 허혈, 즉 혈액순환 장애로, 전정이 혈액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손상돼 신경염이 생긴 것이다. 치료는 초기에 망가진 신경을 회복하기 위해 스테로이드를 쓴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전정 신경염에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한다.

메니에르병은 귀의 먹먹함, 저음역 난청, 이명, 발작적 어지럼 등 네 가지 증상이 나타나는 내이 질환이다. 이 질환은 주로 한쪽 귀에만 생기지만 양쪽 귀에서 동시에 발생할 수도 있으며, 40대 전후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다. 어지럼은 주변이 빙빙 도는 느낌과 몸의 휘청거림, 속이 메스껍거나 토하는 증상을 동반하며, 20분 이상에서 길게는 12시간까지 지속된다. 병변이 있는 귀의 이명과 먹먹함 증가는 어지럼 발작의 전조 증상이다. 메니에르병은 내이에 있는 내림프액이라는 액체가 잘 순환되지 않아 내이 압력이 높아져 귀가 제 기능을 못하는 게 원인이다. 내이 압력이 높아지면 달팽이관과 평형기관이 부어 내이 기능에 장애가 생기고 발작과 회복이 반복된다. 안중호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내이가 부은 상태를 내림프 수종이라고 하는데, 내림프 수종은 달팽이관 내부 압력이 높아져서 달이관이 부풀어 올라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귀 고혈압'이라고 한다"면서 "이는 소금, 설탕, 나트륨 등을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과 관련이 많다"고 설명했다.

귀의 질환은 아니지만 편두통성 어지럼증, 심인성 어지럼증 등도 흔하게 어지럼을 일으킨다. 편두통성 어지럼증은 머리 한쪽이 욱신거리거나 쿵쿵 울리는 두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심인성 어지럼증은 스트레스, 성격, 우울증, 다른 어지럼증 후유증 등 여러 선행 요인이 있어 어지러워지는 병이다. 어지럼증은 기립성 저혈압, 일과성 뇌허혈증, 빈혈, 멀미 등으로도 발생한다. 앉았다 일어나거나, 누웠다 일어날 때 어지러움을 느껴 멈칫했다거나 속이 메스껍다고 느꼈다면 '기립성 저혈압'을 의심해봐야 한다. 서 있을 때 중심을 잡기 어려운 자세 불안 증상 혹은 두통과 함께 어지럼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뇌의 구조적·기능적 이상에 의한 '중추성 어지럼증'일 가능성이 높다.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 4명 중 1명꼴로 뇌졸중, 뇌종양, 퇴행성 뇌질환 등 같은 뇌질환을 앓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빈혈(貧血)은 글자 그대로 혈액에 들어 있는 적혈구 양이 정상보다 적은 상태를 말하며, 적혈구가 적으면 혈액의 산소결합 능력이 떨어져 어지럼증과 두통이 발생한다.

다른 질환 치료제인데 어지럼을 일으킬 수 있는 약이 있다. 전립선 비대증, 고혈압, 항암제, 고지혈증, 마이신 같은 항생제 등이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약이다. 오정훈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어지럼은 병원에서 처방하는 약 중 20% 내외에서 발생한다"며 "약 때문에 어지러울 때는 귀의 장애로 발생하는 빙글빙글 도는 듯한 회전성 어지럼과 달리 어질어질하고 다소 불쾌한 어지럼을 느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참고='한 권으로 파악하는 어지럼증의 모든 것'(안중호·임기정·오정훈·박민현 지음, 김영사 출판)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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