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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페어플레이어] 삼성 라이온즈 호세 피렐라

조회수 2021. 11. 8. 16: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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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것들이 있다. 사려 깊은 행동과 배려심 가득한 눈빛, 기분 좋은 미소 등의 비언어적 표현이 그중 하나다. 이번 페어플레이어 수상자는 매 경기 전력 질주로 팬들의 뿌듯한 미소를 자아내는 ‘스윗 삼남’ 호세 피렐라다. 이번 인터뷰에서 그는 다양한 비언어적 표현으로 스페인어를 할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특유의 따뜻하고 유쾌한 기운을 전달했다. 더그아웃TV 유튜브를 통해 그의 인간적인 매력도 꼭 함께하길 바란다.

Photographer Mino Hwang Interview Sangeun Yeon Editor Seomi Song Location Samsung Lions Park

결과에 상관없이 모든 선수가 매 경기 최선을 다한다는 건 당연한 사실이다. 결과가 좋은 누군가와의 비교를 통해 다른 이의 노력을 평가 절하할 수도 없다. 하지만 어느 누가 봐도 눈에 띌 만큼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자라면, 모두에게 귀감이 될 만하다.

올해 초 삼성 라이온즈에 합류해 매 경기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해온 자가 있다. 지난 9월 4일 두산 베어스전, 10일 KT 위즈전 등에서 매번 그가 포기하지 않고 전력 질주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빠짐없이 잡혔다. 특히 12일 한화 이글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에서는 패색이 짙었던 9회 초 우중간에 떨어지는 이원석의 빗맞은 안타에 1루에서부터 홈까지 온 힘을 다해 달렸고, 결국 극적인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좀처럼 보기 힘든 외국인 선수의 팀을 위한 헌신적인 플레이는 박수를 자아내기 충분했다. 피렐라, 그의 빛나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연상은 아나운서와 함께 인터뷰에 담아봤다.

#그라운드의 피렐라

KBO리그 월간 페어플레이어 9월의 수상자는 삼성의 피렐라 선수입니다. 축하합니다! (10월 22일 인터뷰)

감사합니다. (어떤 이유로 상을 받게 됐는지 알고 있나요?) 그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린 게 좋은 인상을 줬나 봐요. 상을 받을 수 있어서 영광이에요. 항상 열띤 응원을 보내주는 팬분들께 고마운 마음입니다. 저뿐 아니라 팀 동료들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사랑해주시고 지켜봐 주세요.

피렐라 하면 ‘전력 질주’가 트레이드 마크예요.

항상 전력 질주하는 게 제 스타일이에요. 모든 경기에서 제가 가진 100퍼센트를 보여주는 게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내 전력 질주 덕분에 팀이 우승했을 때! 그 기분을 말로 표현한다면요?) 아주 좋을 거예요. 항상 열심히 하는 이유는 플레이오프를 넘어 더 높은 무대에 진출하기 위해서예요.

지난 9월 12일 한화와의 무승부 경기도 기억나나요? 패배할 뻔했지만, 본인의 발로 무승부를 만들어냈어요.

못 이긴 건 좀 아쉽지만, 그래도 비길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어요. 상대 팀은 이겼다고 생각했겠지만 저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죠. 끝까지 경기를 뒤집기 위해 노력했고 다행히 안타가 나와서 홈까지 뛸 수 있었어요.

한화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도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 스타일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어요. 내 팀이면 사랑스럽겠지만 상대 팀이라 밉다면서요.

같은 베네수엘라 사람이기도 한 수베로 감독님께 감사하고 정말 존경해요.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여러 구단에서도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팀원들에겐 사랑을 받으면서도 상대편에겐 좀 너무했다는 얘기를 자주 듣곤 했어요. 한두 번 들었던 말이 아니어서 괜찮습니다. (웃음)

그렇게 순간적인 힘으로 달리기 위해선 평소에도 지속적인 몸 관리가 필요하겠어요. 어떤 식으로 훈련하고 있나요?

어릴 때부터 이런 플레이를 꾸준히 해 와서 익숙해요. 제 일부분이나 마찬가지죠. 한국에서 뛸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후 실제로 삼성의 제안이 와 굉장히 감사했고, 곧바로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들어갔어요.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기초 훈련을 열심히 하면서 체력을 끌어올렸어요.

#삼성의 피렐라

열정적인 베이스 러닝으로 라이온즈 팬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데, 혹시 팬들이 불러주는 본인의 애칭이 뭔지 알아요?

잘 모르겠어요. (뛰어난 기량에 늘 최선을 다하는 모습까지 합쳐져서 ‘착한 나바로(과거 삼성의 외국인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라는 별명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좋습니다. (웃음)솔직히 말씀드리면 어떻게 불러주셔도 저는 상관없어요. 이름만 불러주시는 분들도 있고 때론 성만 불러주시기도 하는데, 그런 것에 개의치 않아요.

중계 카메라를 향한 본인의 살인미소 짤도 봤나요?

네. 봤어요. 카메라 감독님이 저를 잡아주셔서 기분도 좋았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살인미소를 한번 날렸습니다. (굉장히 달콤한 미소여서 짤도 생성됐어요.) 잘 나온 것 같아요. (하하)

본인의 플레이가 팬들뿐 아니라 많은 선수에게도 귀감을 주고 있어요. 정말 많은 칭찬을 받고 있는데, 반대로 본인이 칭찬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요?

우리 팀원들을 칭찬하고 싶어요. 본받고 싶은 점도 많고요. 특히 강민호, 오재일, 박해민, 구자욱 등이요.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동료는 따로 있어요, 바로 김지찬이요! 김지찬을 보면 제 어린 시절의 모습이 떠올라요. 더그아웃에 있다가 갑자기 대타나 대주자로 나가게 될 때도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런 순간들이 제 마음에 들어왔어요.

동료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데, 처음 팀에 합류했을 때도 기억나요?

기억나요. 낯설기도 했지만, 팀 동료들과 코치님들, 통역사 등 여러 사람이 도와줬어요. 혼자라는 외로움이 들지 않게 옆에서 응원해줘서 고마운 기억이 많아요. 처음 한국에 입국했을 때도 참 좋았지만, 통역사를 보는 순간 좀 더 기분이 편해졌어요. (둘의 궁합이 좋은가 봐요?) 최고예요. 늘 옆에서 응원해주고 모든 훈련을 도와줬기 때문에 고맙게 여기고 있습니다.

선수단과의 대면식도 기억나나요?

그때 너무 부끄럽고 긴장돼서 숨고 싶었어요. (노래와 춤을 선보였어요. 누가 시킨 건지 기억나나요?) 굉장히 오래된 스페인 노래인데, 누가 시켰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도착하자마자 다들 모여서 노래를 불러달라고 했어요. (주저할 만도 한데, 춤도 함께 춰서 분위기가 더 좋아졌어요.) 저는 노래를 부르면 춤도 같이 춰야 하거든요. 우승하면 팬들 앞에서도 선보일 자신은 있어요.

평소 쉬는 날에도 동료들과 함께 하나요?

가끔 같이 저녁 식사를 해요. 함께 밥을 먹으며 좀 더 친밀감을 쌓기도 하고, 다른 선수들도 저에 대해서 알아가곤 해요. 그 외에도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자주 가져서 좋아요. (누구와 가장 가까워요?) 모두와 친한데 강민호, 김헌곤, 박해민, 이상민과 자주 연락하고 대화도 많이 나눠요. 물론 다른 선수들과도 친하고요.

마침 인터뷰 현장에 이원석 선수가 나타났는데요. 친한 사람에 아직 이원석의 이름이 안 나왔는데 평소 어떤 사이인가요?

저는 이원석을 뺀 게 아니고 모두라고 했습니다! 다들 친하게 지내고 있으니까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 (웃음)

가족과 함께 한 시구도 인상 깊었어요.

그날이 딸의 생일이었어요. 딸은 아직 어려서 놀러 간다고 즐거워하고 있었고, 아내는 조금 긴장했더라고요. 소중한 기억이었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구단에 감사해요. (누가 시구를 제안했는지 기억나요?) 박해민이 처음 아이디어를 내준 덕에 시구 행사가 마련될 수 있었고, 이벤트가 끝나고 고맙다고 말했어요. 한국에 처음 왔을 때부터 박해민이 저를 챙겨주고 늘 신경 써줬거든요.

팬들이 아직 모르는 나의 숨은 매력이 있다면요?

솔직히 저는 개그감이 매우 뛰어납니다. 제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고, 그들이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아요. 그러다 보니 더 익살스럽고 재밌게 행동하려고 해요.

#페어플레이어 피렐라

피렐라에게 페어플레이란?

당연한 거기 때문에 솔직히 그로 인해 상까지 받을 거라곤 기대를 안 했어요. 특히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은 사람은 팬분들이에요. 감사하고 항상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여러분 덕분에 제가 라이온즈에서 뛴다는 데 자부심이 생겼어요.

부상으로 상금이 지급되는데, 어디에 쓸 예정이에요?

다 같이 회식 가시죠! (상금을 이렇게 쓴다는 선수는 처음이네요.) 만약 다른 데 쓴다면 딸에게 선물을 사주고 싶어요.

벌써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었는데, 발바닥 통증은 좀 어때요?

아직 발 상태가 좋지는 않아요. 족저근막염이라는 게 그냥 발을 안 쓰면 되는 건데, 저는 쉬고 싶지 않거든요. 매 경기에 나가서 우리 팀이 이기는 데 보탬이 되고 싶기 때문에 쉬는 걸 포기하려고요. 어차피 시즌이 끝나면 시간이 많으니까 그때 휴식하겠습니다.

올 시즌 꼭 달성하고 싶은 목표나 기록이 있다면 말해볼까요?

우승하고 싶습니다! (우승을 위해 본인의 역할이 정말 중요해요.) 승리하기 위해 제가 맡은 바 임무를 다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어요.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본인을 너무나 사랑해주는 삼성 팬분들께 인사 부탁해요.

날씨가 꽤 추워졌는데, 항상 야구장에 와서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우리 팀이 꼭 우승할 수 있도록 응원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피렐라의 긍정적인 기운이 팀에도 전해진 걸까. 사자 군단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이대로라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의 첫 가을야구를 맞이하는 데서 나아가 우승까지도 노려볼 만하다. 스윗 삼남이라는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별명처럼, 그의 포스트시즌 결과도 달콤하길 기대해보자. 피렐라의 흥겨운 춤과 노래가 라팍에 한 번 더 울려 퍼지길 바란다.

▲ 더그아웃 매거진 127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1년 127호(11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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