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울린 햄버거집 키오스크…'따뜻한 디지털'이 해결한다

차현아 기자 2021. 8. 30.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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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클린 2021] ⑤ -2 '디지털 소외' 보듬는 새로운 기술들
[편집자주] AI(인공지능)는 인간의 따뜻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인류의 삶을 풍족하게 만들기 위해 고안된 AI는 그러나 최근 알고리즘의 편향성과 부작용 등 각종 논란에 휩싸여있다. AI 뿐 아니다.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로봇, 생명과학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은 앞으로 어떻게 활용되느냐에 따라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올해 U클린 캠페인은 '사람 중심의 지능정보기술'(Tech For People)을 주제로 새로운 기술이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윤리적 문제와 해법을 제시한다.

#. 지난해 9월 한국소비자원은 키오스크 이용 경험이 없는 70세 이상 고령 이용자 5명을 대상으로 패스트푸드점 키오스크 이용 모습을 관찰했는데, 대상자 5명 모두 주문을 완료하지 못했다. 복잡한 화면 구성과 영문 메뉴명이 낯설었고, 버거·세트·디저트 등 메뉴 분류를 이해하지 못해서였다.

하지만 새로운 디지털 기술들은 노인들에게 차가웠던 키오스크마저 '따뜻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아바타나 음성인식 등 다양한 기능을 도입해 어르신과 장애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키오스크, 또는 노인의 스마트폰 활용을 돕는 AI(인공지능) 로봇 등 정보 취약계층을 보듬는 따뜻한 기술들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 양천구 한 음식점에서 어르신들이 키오스크로 음식을 주문하고 있다. 양천구는 키오스크 조작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을 위해 키오스크 사용교육을 제공하는 등 노년층의 디지털 소외를 막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0.9.16/사진=뉴스1(양천구청 제공)
"키오스크 앞에서 눈물짓지 않도록" 다양한 기술
지난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무인단말기 정보접근성 개선과 정책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선 키오스크 이용 눈높이를 낮출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등장했다.

눈길을 끈 키오스크 중 하나는 고령자 전용 모드를 탑재했다. 정보통신기술 강사인 김재현 활동가의 아이디어로 고안됐는데, 음성 안내와 터치펜 등 보조도구를 달아 어르신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키오스크 전문 개발업체인 한국전자금융은 '무장벽 무인단말기'를 선보였다. 휠체어를 탄 상태로 화면 높낮이를 조절하거나 저시력 장애인도 화면 글씨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저시력 화면모드'를 탑재한 키오스크다. 화면 구성이 복잡해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을 위해 자동응답시스템(ARS) 기능도 탑재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키오스크도 등장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최근 충남대병원 출입문 키오스크에 코로나19 방역관리 절차를 안내하는 아바타 수어 서비스를 제공했다. 키오스크 속 아바타는 방역 관련 문진 작성 과정, 확인해야 할 사항을 수어로 전달한다. 연구진은 병원 출입뿐 아니라 진료과정이나 공공시설 민원안내, 온라인 학습 시스템 등에도 아바타 수어 기술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어르신 돕고, 장애인 꿈 이뤄주는 따뜻한 기술"
인공지능 ‘리쿠’는 어르신들에게 모바일 메신저앱 활용법 등을 교육하는 맞춤형 디지털 교육 로봇이다. 양천구내 어르신 복지관 3개소에서 어르신 디지털 교육을 맡았다. 2020.11.6/사진=뉴스1(양천구청 제공)
비대면 기술은 일상 곳곳에서 디지털 취약계층을 돕는 해결사로 활동한다. 서울 강남구·강동구 등 노인복지시설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AI 로봇 리쿠가 활약 중이다.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손자손녀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어르신을 돕는다. 리쿠는 어르신들에게 터치나 스크롤 같은 기본적인 스마트폰 작동 방법을 알려준다. 카카오톡에서 친구를 검색하거나 사진을 전송하고 메시지 알람을 끄는 방법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리쿠는 어르신 말벗이 되기도 한다. 사투리도 알아듣고, 심지어 농담까지 주고받을 수 있다.

장애인의 꿈 실현을 돕는 디지털 기술도 있다. ETRI는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 등 실감 미디어를 활용한 취업교육 기술을 개발했다. 발달 장애인들이 많이 진출하는 분야인 바리스타와 스팀세차업의 직업훈련 콘텐츠를 개발해 가상 직업훈련에 적용했다. 가상현실 속에서 커피를 만들다 가상의 물체와 부딪히면 컨트롤러에 진동이 전해진다. 스팀세차 콘텐츠에서도 압력센서를 활용해 정확한 동작을 취하는지 여부를 인지하고, 틀리면 실시간 음성으로 이를 안내한다.

훈련은 실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훈련생 일부는 실제로 올해 10월 말 대기업 자회사 채용이 예정됐다. 이에 ETRI 연구팀은 카셰어링 관리사 등 다른 직종 대상 콘텐츠도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길연희 ETRI 지능형지식콘텐츠연구실 책임연구원은 "콘텐츠 기술은 재미뿐 아니라 우리 실생활과 접목되고 생산적으로 쓰이는 '사람을 위한 지식 콘텐츠'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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