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널스> 주연들이 낯선 관객을 위한 캐릭터와 전작 정리
11월 3일 개봉한 <이터널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사상 최고의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라지만,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은 이유 중 하나는 배우들이다. 특히 요즘 활약하는, 혹은 하기 시작한 배우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 웬만한 사람이면 다 아는 안젤리나 졸리, 셀마 헤이엑, 리차드 매든, (우리나라에선 전술한 배우보다 더 유명할) 마동석을 제외한 주연 배우들의 캐릭터와 전작들을 살펴보자.
이터널스
- 감독
- 클로이 자오
- 출연
- 젬마 찬, 리처드 매든, 로렌 리들로프, 쿠마일 난지아니, 안젤리나 졸리,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마동석, 셀마 헤이엑, 배리 케오간, 리아 맥휴, 키트 해링턴, 하리시 파텔, 하즈 슬레이만
- 평점
- 5.1
쿠마일 난지아니 = 킨고
킨고는 <이터널스> 멤버 중 가장 쾌활한 성격으로 농담과 장난을 자주 친다. 코스믹 에너지를 응출시켜 발사하는 능력을 활용해 공격하거나 적의 급습을 저지할 수 있다. 멤버들과 헤어진 후 배우로 활동하며 발리우드의 슈퍼스타가 됐다. 집사 카룬과 함께 다닌다.
쿠마일 난지아니는 스탠드업 코미디언 출신 배우다. 파키스탄계 미국인으로 파키스탄에서 태어나 18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온 케이스. 그래서 미국, 파키스탄 국적을 모두 가진 복수국적자이다.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의 휴 그랜트를 보고 스탠드업 코미디언을 꿈꾼 그는 이후 배우, 각본, 프로듀서 등 다방면에 활동하고 있다. 2014년부터 디네쉬 척태이 역으로 출연한 <실리콘 밸리>가 그의 출세작이고, 직접 각본과 주연을 맡은 <빅 식>이 제작비 대비 10배 이상의 수익을 올려 각본가로서도 인정받는 중.
빅 식
- 감독
- 마이클 쇼월터
- 출연
- 쿠마일 난지아니, 조 카잔, 홀리 헌터, 레이 로마노, 아누팜 커, 제노비아 쉬로프, 린다 에몬드, 보 번햄, 매티 카다로플, 아딜 악타르, 셰나즈 트리수리, 커트 브라우노흘러, 레베카 나오미 존스
- 평점
- 7.1
로런 리들로프 = 마카리
마카리는 코스믹 에너지를 이용해 초월적인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 장소 이동뿐만 아니라 모든 움직임을 빨리할 수 있고 지능도 뛰어나기 때문에 어떤 것을 습득하는 데 탁월하다. 청각장애가 있어 수어로 소통하는, MCU 최초 장애가 있는 히어로. 청각장애라곤 하나 본인 말로는 "진동을 느낄 수 있"기에 상대방의 말이나 작은 움직임 전부 파악한다.
로런 리들로프는 극중 마카리처럼 소리를 듣지 못하고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이다. 정확히 말하면 배우에 맞춰 마카리의 설정을 변경한 케이스. 원작 코믹스의 마카리는 백인 남성에 농인도 아니다. 로런 리들로프를 위해 캐릭터를 변경한 셈. 리들로프는 드라마 <워킹 데드> 시즌 9부터 코니 역으로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 드라마에서도 청각장애인으로 그려지며, <이터널스> 촬영으로 잠시 하차했다가 새 시즌에서 복귀한다고 알려졌다. 또 다른 농인 배우 밀리센트 시몬스가 출연한 <원더스트럭>에도 나왔으며 청각을 잃어가는 드러마의 이야기를 그린 <사운드 오브 메탈>에도 출연했다.
사운드 오브 메탈
- 감독
- 다리우스 마더
- 출연
- 올리비아 쿡, 리즈 아메드, 폴 라시, 마티유 아말릭, 톰 켐프, 크리스 퍼페티, 로렌 리들로프
- 평점
- 7.0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파스토스
파스토스, 이름을 들으면 연상되는 그리스 신 헤파이스토스처럼 초고도화된 장비를 제작하는 장인이다. 기술자이기 때문에 인간의 과학 발전을 도모하며 때로는 인간의 발전 속도에 답답해하기도 한다. 개봉 전부터 동성애자로 명시하면서 MCU 최초 동성애자 히어로로 기록됐다.
오해하지 말자. 마카리와는 달리 파스토스는 배우의 개인적 특성을 반영한 게 아니다.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는 스스로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한 적 없다(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는 근 몇 년간 <우먼 인 윈도>, <위도우즈>, <빌 스트리트가 말할 수 있다면> 같은 굵직한 영화에서 얼굴을 비추었는데, 세 편 모두 국내엔 미개봉했다. 최근 그를 가장 잘 활용한 영화는 <고질라 VS. 콩>으로 음모론자 버니 헤이스로 나왔다. 산만하고 말이 많아 다소 짜증 나는 캐릭터라서 그만큼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 어떤 관객들에겐 목소리가 익숙하게 느껴질 텐데,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에서 제퍼슨 데이비스를 연기했었기 때문.
고질라 VS. 콩
- 감독
- 아담 윈가드
- 출연
-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밀리 바비 브라운, 레베카 홀, 카일 챈들러, 오구리 슌, 에이사 곤살레스, 줄리안 데니슨, 데미안 비쉬어,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 평점
- 6.9
리아 맥휴 = 스프라이트
스프라이트는 환상과 환영을 만드는 능력을 가졌다. 적에게 혼란스러운 상황을 만들거나 인간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으로 능력을 사용한다. 근접전을 해야 할 땐 단검을 무기로 쓴다. 이터널스 중 유일하게 어린 모습이지만, 당연히 겉모습만 그럴 뿐이고 다른 이터널스처럼 영생을 누리고 있다. 어린아이 같은 모습과 달리 다소 시니컬한 편이라 감정표현도 적은 편. 현재는 세르시와 런던에서 같이 살고 있다.
리아 맥휴는 어린 만큼 경력이 짦은 데다 국내에 소개된 작품이 없어 낯선 배우다. 대표작은 2018년 미니 시리즈 <아메리칸 우먼>. 싱글 맘 보니 놀란(알리시아 실버스톤)의 둘째 딸 제시카 놀란으로 출연했다. 영화 출연작은 <송버드>(2020), <별장에서 생긴 일>, <텔 미 유어 네임>, <토템> 등이 있는데 아쉽게도 전부 국내 미개봉작이다. <별장에서 생긴 일>만 부천영화제에서 상영한 바 있다.
별장에서 생긴 일
- 감독
- 베로니카 프란츠
- 출연
- 라일리 키오, 리차드 아미티지, 알리시아 실버스톤, 제이든 마텔, 롤라 리드, 리아 맥휴
- 평점
- 4.2
젬마 찬 =세르시
세르시는 물질을 변화시킬 수 있다. 바위를 나무로 바꾸거나, 예고편에서처럼 버스를 나비로 만들 수 있다. 다만 생명체는 변화시킬 수 없다. 인류를 사랑하는 마음이 다른 이터널스보다 커 인간들의 일상적인 노동, 예를 들면 요리나 농사 같은 일도 함께하곤 한다. 연인 관계였던 이카리스가 갑작스럽게 사라져 방황했었으나 현재 데인과 연인으로 지내고 있다.
<캡틴 마블>에서 미네-르바로 출연했던 젬마 찬은 <이터널스>에서 세르시를 맡으며 MCU 최초 두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가 됐다. 그래도 미네-르바 분장이 워낙 두꺼웠던 덕에 1인 2역인지 모른 관객도 많다. 중국계 영국인으로 상당히 우아한 목소리가 특징. 드라마 <휴먼스>에서 휴머노이드 애니타의 섬뜩함을 정확하게 표현하며 주목받았고,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서 집안 좋고 성격 좋은 엄친딸 아스트리드 영을 찰떡같이 소화해 할리우드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영국 배우라서 <셜록>, <신비한 동물 사전> 같은 영국 대표 콘텐츠에서도 그를 볼 수 있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 감독
- 존 추
- 출연
- 콘스탄스 우, 헨리 골딩, 양자경, 젬마 찬, 아콰피나, 니코 산토스, 켄 정, 노연, 해리 슘 주니어, 미즈노 소노야, 크리스 팽, 지미 O. 양, 레미 히, 징 루시, 방전발, 사완유
- 평점
- 6.7
배리 키오간 =드루이그
드루이그는 상대의 정신을 조종하는 능력을 가졌다. 한 명이 아니라 수십 명도 조종할 수 있는 수준이라서 이터널스의 리더 에이잭(셀마 헤이엑)은 인간끼리의 다툼에 능력을 쓰지 말라고 드루이그에게 신신당부한다. 인류를 조종할 수 있으나 그래선 안되는 상황 때문에 다른 이터널스와 의견 충돌이 잦은 편이다. 스프라이트처럼 다소 시니컬한 성격이나 마카리에게는 숨기지 않고 애정을 표현하곤 한다.
배리 키오간은 요즘 거장들의 작품에 자주 출연하는, 이른바 '거장픽' 배우 중 한 명이다. 약간은 심드렁한 듯 무심한 그 표정은 군인 구조를 위해 전장으로 향한 평범한 소년의 얼굴로(크리스토퍼 놀란의 <덩케르크>), 사람의 목숨으로 내기하는 기묘한 존재의 얼굴(요르고스 란티모스의 <킬링 디어>)로 전혀 다르게 표현됐다. 데이빗 로워리의 신작 <그린 나이트>에서도 의뭉스럽기 그지없다.
킬링 디어
- 감독
- 요르고스 란티모스
- 출연
- 콜린 파렐, 니콜 키드먼, 배리 케오간, 래피 캐시디, 서니 설직, 알리시아 실버스톤, 빌 캠프
- 평점
- 5.7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