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주인 되려면 경선부터 잘 치러라 [정치 플러스-대선 D-150..경선과 본선 상관관계]
MB·朴 1.5%P 차..경선이 본선보다 더 치열
경선서 압승 박근혜, 安과 단일화 한 文 눌러
안희정·이재명 누른 文, 홍준표 가볍게 이겨
盧·MB·朴·文 모두 상대보다 경선 득표율 높아

‘이재명 대 윤석열’이냐, ‘이낙연 대 홍준표’냐.
여야가 내년 3월9일 열리는 제 20대 대통령선거 후보를 뽑는 당내 경선을 진행중인 가운데 어떤 본선 대진표가 만들어 질지, 또 누가 본선에서 승리해 향후 5년 간 대한민국을 새롭게 이끌 것인지 국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여당과 제1야당의 유력 대선주자들 중 확실한 ‘대세론’을 구축한 후보가 없는 가운데, 일단 경선에서 최대한 큰 승리를 위해 각각 필사의 노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7일 헤럴드경제가 2000년대 들어 열린 지난 4차례 대선을 앞두고 열린 거대 양당(민주당 계열 정당·국민의힘 계열 정당) 경선을 분석한 결과, 당내 경선에서 조금이라도 더 높은 ‘최종 득표율’을 기록했던 후보가 본선에서도 승리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계열 정당과 국민의힘 계열 정당 모두 경선 방식과 룰은 시기별로 조금씩 달랐지만 결과적으로 16대 노무현, 17대 이명박, 18대 박근혜, 19대 문재인 등 4명의 전·현직 대통령 모두 상대 후보(16대 이회창, 17대 정동영, 18대 문재인, 19대 홍준표)보다 당내 경선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대선에 나와 승리한 것이다.
현재 막바지인 민주당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54.9% 누적 득표율을 기록하며 과반 본선진출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가운데, 국민의힘 윤석열-홍준표 후보 역시 경선에서 과반 이상의 최대한 높은 득표율로 본선에 나가는 게 승리 가능성을 높일 것이란 전망이 가능한 지점이다. 지난 4번의 대선을 앞두고 치러졌던 양당의 경선 현장으로 돌아가보자.
▶2002년 ‘盧風’ 경선 드라마 찍은 노무현, ‘대세론’ 昌을 꺾다 = 2002년 제 16대 대선을 앞두고 치러진 새천년민주당 경선은 비주류 후보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역대급 ‘반전 드라마’로 지금까지 회자되는 경선이다. 최초의 국민참여 경선에서 노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심장’ 광주지역 경선에서 호남 출신 한화갑 후보 등을 꺾고 깜짝 1위를 하며 거센 노풍(盧風)을 일으켰다.
이후 충청권에서 이인제 후보에게 누적 1위를 잠시 빼앗기기도 했지만 경남, 전북, 대구 등으로 이어지는 경선에서 다시 1위를 차지했고, 특히 자신을 향한 ‘색깔론’ 공세가 절정에 달했던 인천지역 경선에서 “아내를 버리란 말이냐”로 유명한 연설을 하며 논란을 정면돌파하는 승부사 기질을 보여주기도 했다.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가 조선일보를 향해 “민주당 경선에서 손 떼라”고 한 발언도 노 전 대통령의 이날 연설 발언을 차용한 것이다.
이후 전남에서 노 후보가 압승을 거두며 1위(누적득표율 48.2%)를 이어가자 이인제 후보는 40.7%의 누적득표율에도 경선을 중도 사퇴한다. 결국 정동영 후보(누적 득표율 29.5%)만 상대 후보로 끝까지 완주한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은 누적 득표율 70.5%라는 압도적 승리로 민주당 후보가 된다.
야당인 한나라당에서도 이회창 총재가 막강한 대세론 속 압승을 거뒀지만 경선 누적 득표율은 68.0%로 노 전 대통령에게 소폭 미치지 못했다. 이 총재는 당시 당내 경쟁자였던 최병열(18.3%), 이부영(11.4%) 후보 등과 맞붙었는데, 경선 흥행 자체가 민주당에 미치지 못했다. 두 번째 대선에 도전하는 이 총재가 진작부터 후보로 내정된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 이회창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본선 승리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른바 ‘병풍(兵風)’ 논란을 겪으며 주춤하는 사이, 노무현 후보는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지지 철회라는 경선 못잖은 드라마를 한 번 더 찍었다.
▶이명박 49.6% vs. 박근혜 48.1%...본선보다 더 치열했던 역대급 경선 = 5년 뒤 열린 2007년 제 17대 대선 경선은 이번엔 한나라당의 역대급 치열했던 흥행 경선으로 회자된다. 노 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위기에 처했던 당을 구한 ‘선거의 여왕’ 박근혜 대표와, 청계천 복원·버스 중앙차로제 등의 행정 업적을 내세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거센 맞대결이었다.
치열했던 만큼 ‘네거티브’ 비방전도 역대급이었다. 당시 제기됐던 이명박 후보의 다스 실소유주 의혹, 박근혜 후보의 최태민 일가와의 관계 의혹 등은 오랜 시간이 흘러 대부분 사실로 드러나기도 했다.
최종 결과는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0.33%p 차이로 지고만, 여론조사에서 8.8%p 앞선 이명박 후보가 간발의 차(49.6% 대 48.1%)로 승리해 본선에 나갔다. 현재 국민의힘 경선을 치르고 있는 원희룡, 홍준표 후보가 당시 각각 40대 소장파, 비주류 후보로 나서 1.5%, 0.9% 득표율로 3,4위를 기록했던 경선이기도 하다.
한편, 참여정부의 낮은 지지율 속 어려운 대선을 앞둔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은 어떘을까. 일단 구도는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한나라당에서 탈당해 합류한 손학규 경기지사, 친노계의 집중 지원을 받은 이해찬 전 총리의 3파전 양상이었다.
당시 추미애, 김두관 후보 등은 컷오프됐고, 한명숙 전 총리는 경선 시작 전,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경선 초반 각각 이해찬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했다. 나름 치열했던 경선 속 정동영 후보가 43.8% 득표로 손학규(34%), 이해찬(22%) 후보를 꺾고 본선 후보가 됐지만, 당내 과반 지지조차 끌어내지 못하며 본선에서 이명박 후보에게 대패를 당한다.
▶새누리당 경선서 83.9% 압승한 朴, 安과 단일화한 文 누르다 = 2012년 제 18대 대선의 여야 경선은 양당 모두 유력주자가 대세론을 입증한 흐름이었다. 새누리당은 두 번째 대선 경선을 치르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독주 구도가 경선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졌다. 정몽준 후보 등 유력 경쟁자들이 경선을 포기하면서 결국 83.9%라는 역대 최고 경선 득표율을 달성한다.
김문수(8.7%), 김태호(3.2%) 등 나머지 후보들은 모두 한 자릿수 득표율에 그쳤다. 경선 후 ‘갈등 봉합’ 이란 말이 나올 필요도 없을 만큼 원사이드한 승리였다.
민주통합당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정계에 입문한 뒤 단숨에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른 문재인 의원이 바로 후보로 직행하는 경선을 치렀다. 문 후보는 56.5%의 누적 득표율로 손학규(22.2%), 김두관(14.3%) 후보를 제치고 과반 압승을 거뒀다.
박근혜 대세론에 맞서는 문 후보는 거센 ‘안풍(安風)’을 일으켰던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막판 단일화를 시도했지만 양측은 협상 합의에 실패한다. 결국 안 후보의 중도사퇴라는 ‘반쪽짜리 단일화’에 그치며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본선에서 박 대통령에게 패했다. 이번 20대 대선 여야 경선에선 박 전 대통령처럼 80%에 달하는 압도적 대세론을 가진 후보는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안희정-이재명 누른 文, 김진태-이인제 제친 洪 꺾다 = 직전 대선인 2017년 제 19대 대선은 헌정사 첫 현직 대통령 탄핵 후 치러지는 특수한 환경의 대선이었다. 반사이익을 얻은 제1 야당 더불어민주당 주자들 입장에서는 ‘후보만 되면’ 승리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었다. 덕분에 민주당 경선이 큰 관심속에 치열하게 치러졌다.
당시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의 ‘1강2중’ 양상으로 전개됐고, 문재인(57.0%) 후보가 안희정(21.5%), 이재명(21.2%) 후보 등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고 과반 승리로 본선 직행했다. 19대 대선 경선과 비교하면 현재 민주당 경선에서 2위로 처진 이낙연 후보가 얻고 있는 34.3% 득표율이 그렇게 낮은 득표율이 아니란 것도 알 수 있다. 민주당이 경선 후 갈등을 봉합하고 ‘원팀’ 화합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할 이유다.
반면,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 상황은 매우 좋지 않았다. 바른정당이 떨어져 나가며 유승민 후보가 독자 출마하고, 제3 지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따로 출마하는 등 표가 분산됐다. 홍준표(54.15%) 후보가 김진태(19.3%), 이인제(14.9%) 후보 등을 제치고 과반 압승을 거뒀지만, 본선에서 큰 패배를 피하지 못했다.
배두헌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신정환, 11년전 ‘뎅기열’ 사진 찍은 진짜 이유
- 이번엔 가수 홍자 “코로나 백신 1차 접종 2주 뒤 이상반응”
- 배우 최정윤, 이랜드재단 이사장 장남과 결혼 10년만에 이혼
- 곽정은 “참다 참다 올린다”…저작권 침해 여성 커뮤니티 저격
- ‘오징어 게임’ 오영수, ‘깐부치킨’ 광고 모델 제안 정중히 거절…왜?
- ‘짜증내서’ 1년반 돌본 4살 여아 옥상서 후려친 돌보미
- 허이재, ‘男배우 성관계 요구’ 폭로하고도 실명 안밝힌 이유
- “지사님한테 개기다 끌려간다”…‘대장동’ 저격한 시의원에 섬뜩한 문자
- “불닭볶음면인데 닭고기가 없어”…멕시코서 韓라면 퇴짜
- '오징어 게임' 정호연,인스타그램 팔로어 무려 1360만명…국내 여배우 1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