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해 시대 포르투갈에는 아시아인 노예도 있었다

김소연 2021. 11. 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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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대항해 시대의 정점인 16세기 일본인 노예의 존재를 사료에 근거해 체계적으로 밝힌 책이다.

저자들은 책 말미의 후기를 통해 저술 목적이 유럽인의 노예무역 비판에만 있지 않음을 드러낸다.

책에 따르면 일본을 비롯해 선진국으로 불리는 지역에서 외화벌이를 하는 소위 개발도상국 노동자들은 노예라는 이름은 쓰지 않지만 거의 그에 가까운 노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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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오 데 소우사 外  '대항해 시대의 일본인 노예'
"비주류 노예처럼 개발도상국 노동자들 여전히 소외"
포르투갈 리스본 고대미술관이 소장한 가노 나이젠의 '남만병풍'에 포르투갈인을 따르는 노예들의 모습이 묘사돼 있다. 흑인 외에 아시아인으로 보이는 사람도 있다. 산지니 제공

유럽 대항해 시대의 정점인 16세기 일본인 노예의 존재를 사료에 근거해 체계적으로 밝힌 책이다. 15세기에 시작해 유럽인이 전 세계에 진출한 대항해 시대는 점령지 원주민에게는 침략의 시대였다.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은 학살됐고 아프리카 대륙은 서구 열강의 먹잇감이 됐다. 부족한 노동력 조달을 위한 노예무역도 성행했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도 이 같은 대항해 시대의 그림자에서 비껴나 있지 못했다. 루시오 데 소우사 도쿄외국어대 특임 준교수와 오카 미호코 도쿄대 사료편찬소 준교수는 포르투갈 상인에게 팔린 일본인 노예 가스팔 헤르난데스의 삶을 중심으로 아시아인 노예무역의 실상을 전한다.

이탈리아 로마 일 제수 성당이 소장한 '겐나 대순교도'. 선교사들의 책형을 바라보는 청중 가운데 흑인과 조선인의 모습이 묘사돼 있다. 산지니 제공

인류의 흑역사인 노예제도를 다루고 있지만 단지 지나간 과거가 아닌 다분히 현재를 겨냥한 책이다. 저자들은 책 말미의 후기를 통해 저술 목적이 유럽인의 노예무역 비판에만 있지 않음을 드러낸다. 책에 따르면 일본을 비롯해 선진국으로 불리는 지역에서 외화벌이를 하는 소위 개발도상국 노동자들은 노예라는 이름은 쓰지 않지만 거의 그에 가까운 노동을 하고 있다. 저자들은 "현대 사회의 문제는 역사를 모르고는 본질을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이주 노동자의 산재율이 좀처럼 줄지 않는 지금의 한국 현실도 되짚어 보게 한다.

대항해 시대의 일본인 노예·루시오 데 소우사·오카 미호코 지음·신주현 옮김·산지니 발행·280쪽·2만 원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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