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수시로 얼굴 바꾸는 강윤성, 전자발찌 끊고 살인한 이유(종합)


[뉴스엔 이민지 기자]
강윤성의 잔혹한 모습이 충격을 안겼다.
9월 2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전과 14범, 56세 강윤성에 대해 파헤쳤다.
15년을 담장 안에서 보낸 남자는 마침내 올해 자유의 몸이 됐다. 새출발을 앞둔 설렘 속에서 자유를 만끽했던 남자가 출소한지 3개월 후 모습을 드러낸건 서울 한 경찰서였다. 충격적이게도 그가 몰고 온 차량에는 50대 여성의 시신이 실려있었다. 그 남자는 자신이 여성을 숨지게 했다고 자백했다. 자신이 살해한 피해자 시신과 함께 경찰서를 찾아 자수한 남자, 56세 강윤성이다.
강윤성이 자수한 후 그가 살던 집에서는 40대 여성의 시신도 발견됐다. 그가 선택한건 새출발이 아니라 두번의 살인이었다. 사건 만큼이나 충격적인건 카메라 앞 그의 태도였다. 강윤성은 "내가 더 많이 죽이지 못한게 한이 된다", "사회가 X같아서 그런거다. 반성 안한다. 사회가 X 같다"고 말했다.
강도, 강간, 상해 등 전과 14범 강윤성은 2005년부터 15년간 수감 생활을 하다 5월 5일 가출소 한 상태였다. 성범죄 전력으로 전자발찌를 착용 중이던 강윤성은 지난 8월 26일 40대 여성을 집으로 유인해 살해 한 후 신용카드를 훔쳤다. 집으로 유인해 여성을 살해 후 다음날 전자발찌를 끊고 도망쳤다.
전자발찌 훼손을 인지한 경찰과 보호관찰관이 3번이나 집을 찾았으나 이미 집에 없었다. 당시 집에 40대 여성의 시신이 있었으나 경찰은 살인사건이 발생했음을 알지 못했다. 경찰 수사는 렌터카로 도주 중이던 강윤성 행방을 찾는데 집중됐다. 강윤성은 이후 50대 여성 목을 졸라 두 번째 살인을 저질렀다. 5시간 후 피해자 차량 트렁크에 피해자 시신을 실은 채 경찰서를 찾아와 자수했다.
첫번째 피해자와 강윤성이 함께 있는 것을 목격했다는 편의점 점주는 "여성분이 계산하고 나한테 밖에서 소리가 나면 경찰 좀 불러달라고 떨면서 이야기 하더라. 인상이 강했다"고 말했다. 점주는 밖으로 나가 여성과 강윤성을 주시했다. 점주는 "무슨 일 있을까봐 봤는데 살짝 티격태격 하더라. 무슨 일 생기면 가서 말리든가 경찰에 신고해야겠다 싶었는데 여자분이 바로 차 타고 가시더라. 며칠 있다가 과학수사대 오고 그래서 알았다. 그 사람이라는걸"이라고 밝혔다.
언성을 높이고 말다툼을 했으나 헤어졌던 두 사람. 일주일 뒤 강윤성은 여성이 타고 왔던 그 차량에서 그녀를 살해했다. 그는 왜 3일이라는 짧은 기간을 두고 연속으로 두 명의 목숨을 빼앗는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던 것일까.
피해 여성들은 강윤성이 노래방에서 만난 도우미 여성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런 사건으로 충격에 빠진 피해자의 유가족들도 죽음의 이유를 알지 못한다.
취재 도중 강윤성 행적이 담긴 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제보자를 만났다. 강윤성이 살던 집 건물주인 제보자가 건넨 것은 강윤성이 살던 건물 CCTV 영상이다.
8월 26일 오후 6시 무렵 집 근처에 렌트 차량을 세운 강윤성이 한 여성과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첫번째 살인 다음날 8월 27일 새벽 강윤성이 집을 빠져 나온다. 여러벌의 옷을 챙겨 집을 나선 것을 보면 이미 도주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저녁 무렵 집 근처에서 전자발찌를 끊었다.
검찰 송치 당시 강윤성은 "성관계 문제로 살해한게 아닌데 내가 성관계 거부해 목졸라 살해했다는 보도가 잘못됐다. 범행 동기는 돈이다"고 밝혔다. 15년간 수감 생활을 하다 50대 중반이 되어 세상 밖으로 나온 강윤성. 그가 출소한지 석달만에 두번이나 살해를 저지른건 진자 돈 때문일까.
첫번째 살인 5일 전 강윤성은 지인에게 밥 먹을 돈도 없어 전자발찌를 끊고 교도소로 다시 들어가는게 낫겠다는 문자를 보냈다. 출소 후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자주 했다고 한다. 강윤성 거주 건물주는 "전기는 3개월 동안 체납을 해서 끊기기 일보 직전이고 월세니 전기요금이니 수도요금이니 아직 지급이 안 된 상태다"고 말했다.
취재 도중 이와는 상반된 이야기를 들었다. 강윤성과 만났던 노래방 도우미는 "멀끔하고 옷도 깔끔하게 잘 입었다. 재밌게 놀아달라고 팁도 10만원씩 줬다. 매너 좋게 했다. 다른 사람들한테도 그랬다고 하더라. 손도 한 번 안 잡고 팁 10만원씩 주고 그런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항상 혼자 왔지만 두 명의 아가씨를 불러 팁을 두둑히 주는 돈이 많아 보이는 손님이었다는 것. 인근 노래방 업주의 증언도 다르지 않았다.
한 노래방 도우미는 "근데 그날 이상했던게 자기 내일 일찍 출근해야 된다고 11시 간다고 하더라. 차를 끌고 오더니 지나가다 불렀다. 12시 넘어서 전화하라고 술 한잔 하자고 하더라. 자기네 집 밖에 없을텐데 그래서 전화 안 받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새벽에도 집요하게 연락을 해왔다고. 두번의 성범죄로 5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은 강윤성은 밤 11시부터 새벽 4시까지 외출 제한도 걸려있는 상태였다. 유흥을 즐기다 오후 11시가 되기 전 급히 끝낸 이유는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출소 후 처음 자리를 잡은 곳은 한 고시원이었고 한달 후 LH가 기존 주택에 전세를 얻어 저소득층이 장기 거주할 수 있게 해주는 재임대주택이었다. 강윤성이 살게 된 건물 주인은 그를 보며 기초생활수급자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석달 동안 동네에서 강윤성을 지켜본 주민들도 마찬가지였다. 강윤성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이라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강윤성은 출소 후 기초생활 수급자로 지정 받기 위해서 동네 주민센터를 찾았다. 강윤성은 기초생활수급비로 80여만원을 지원 받고 임대주택 보증금과 각종 기부 물품 등 총 700여만원 상당의 돈과 현물을 지원 받았다. 강윤성에게는 정부와 지자체 지원 뿐 아니라 다른 수입원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인에 따르면 화장품 방문판매였다. 그런 수입에도 불구하고 지인들에게 자신의 사진을 보내며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했다고. 강윤성은 이렇게 얻은 적지 않은 돈을 유흥비로 탕진한 것으로 보인다. 범행 5일 전엔 밥 먹을 돈이 없다며 지인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연락하기도 했다. 형편이 어려운 중에도 유흥을 멈출 수 없었던 것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강윤성에게 법적 문제를 상담해주며 인연을 맺어 20년 넘게 알고 지낸 지인 이정희씨(가명)를 만났다. 첫번째 살인사건 당일 이씨에게 전화를 걸어왔다는 강윤성. 첫 살인 한시간이 지난 무렵이었다. 강윤성은 이씨에게 "고통스러운 사고가 났다. (당신이) 돈을 안 해줘서 모든게 끝났다. 다른게 아니라 도망쳐야 한다. 지금 너무나 큰 사고가 났어. 미치겠어. 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라고 말했다.
강윤성은 평소 이씨에게도 돈을 빌려달라는 소리를 자주 했다고 한다. 이씨는 강윤성이 출소 후 제대로 일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자신의 명의를 이용한 사기를 공범 일당과 모의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사기 범죄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있던 강윤성. 범행 이틀 전 소액의 돈을 빌려갔던 그가 다급하게 연락해 큰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고. 법인을 이용한 사기 범죄를 착수하려던 순간 강윤성이 제2금융권에서 대출한 돈 때문에 신용등급에 문제가 생겼으니 빨리 갚으라고 공범 일당이 재촉했다는 것이다. 범행 당일에는 "메꿔야 된다. 미치겠다. 돈이 급박하다. 강도를 해야 될지 내가 목을 매야 할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날 오후 4시무렵 강윤성은 동네 한 철물점을 찾았다. 절단기를 구입해 철물점을 나온 강윤성은 집근처 마트에서 칼을 구입했다. 오후 6시께 첫번째 피해자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고 협박하며 돈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자 살해 후 신용카드를 훔쳐 도주했다. 전자발찌를 절단한 강윤성은 이후 같은 방식으로 두번째 살인을 저질렀다. 이번에도 돈 때문이었다.
절도범이었던 강윤성은 2005년 강도짓을 일삼고 성범죄까지 저질렀다. 이들 일당이 40여일간 저지른 범죄 피해자만 30명이 넘었고 피해 금액은 수천만원에 달했다. 이 때의 범행으로 15년형을 받은 그는 출소 후 다시 손쉽게 돈을 벌기 위해 새로운 범행을 계획한 것이다.
교도소 지인들에 따르면 강윤성은 악명이 높은 제소자였다고 한다. 사소한 것 하나까지 교도관들에게 항의하거나 부조리하다고 생각되는 일이 있으면 법무부 장관에게까지 편지를 썼다고.
전문가들은 이런 강윤성의 행동에 대해 "현실 기반이 아니라 환상 속에서 과대한 자기를 만들어내는 측면들이 있는 사람들을 병적인 수준의 자기애성 인격장애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민원을 넣는 거 자체부터 반사회성 성격과 자기애성 성격을 보여주는거다"고 분석했다.
2004년 강윤성을 알게 됐다는 작가는 "그때 내가 범죄에 경각심을 주는 작품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었을 때 편지가 왔다. 어떻게 범죄의 길에 들어섰는지 등. 꽤 잘 썼더라. 경각심을 가질만 하다 싶어서 채택을 했었다. 소정의 징역 수발을 할 수 있는 돈을 부쳐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후 강윤성과 몇 번의 편지를 주고 받았다는 작가는 "출소하고 찾아왔다. 살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거니까 마음잡고 내가 도움을 좀 드릴테니 계속 글을 쓰셔라. 그렇게 새 삶을 찾아보자고 이야기 했었다"고 말했다.
출소 후 작가 도움으로 200만원 월급을 받았다는 그는 몇달도 되지 않아 강윤성은 글 쓰기를 그만 뒀다. 그는 작가 회사에서 따돌림 당한 것이 이유였다고 주장했지만 작가의 기억은 달랐다. 작가는 "전화가 왔는데 나가겠다고 하더라. 가지마라, 지금 나가면 다시 그 길에 들어서게 된다 했다니 선생님과 나는 가는 길이 다른 것 같다 했다. 나중에 알았다. 실장한테 돈 500만원을 빌려갔고 밖에 나가서 내 이름대고 술을 3,800만원 정도 먹었다"고 밝혔다. 작가기 진짜 황당한 건 강윤성이 강도 범행으로 다시 교도소에 들어간 후였다. 작가는 "갖은 욕지거리를 하는 편지가 왔다. 내가 너 때문에 인생이 이렇게 됐다고 하면서. 다 도와주고 쌍욕 편지를 받으니 화나더라. 그래서 연을 끊었다"고 말했다.
2005년 수감된 강윤성은 또다른 작가에게 편지를 보냈다. 강윤성의 범행이 세상에 드러나자 김태광 작가는 유튜브를 통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김태광 작가는 "책 쓰는 방법을 배워서 인세를 받아 가족에게 주고 싶다고 했다. 아내가 우울증이고 자녀들 교복 살 돈이 없다고 했다. 작가님 마저 외면하면 살아갈 희망이 없다, 목을 매겠다는 내용을 편지에 담아 나에게 보냈다"고 말했다. 교도소에 수감된 가장으로서의 미안함과 가족에 대한 애틋함을 담은 편지였던 것. 편지의 진정성을 믿었었다는 작가는 "출판 계약 다음날 강씨 아내 계좌로 200만원 정도가 입금됐다. 나중에 강씨가 거짓말한 것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 편지에 등장한 아내와는 이미 이혼 상태였다.
전문가는 강윤성이 솔직한 글이 아니라 필요에 의한 글을 꾸며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는 "이 사람이 하는 행동들은 보여주고 싶은 사람들이라든가 가출소에 필요한 행위들이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출소 직후 강윤성의 통화 내용도 주목했다. 전문가는 "이 사람이 가장 꽂혀있는 부분은 돈이다. 돈이 없어서 힘들었고 돈이 필요해 범죄를 저질렀다. 열등감의 근원이라 볼 수도 있고 과대한 자기 이미지 속에서 경제적으로 부유한 모습을 계속 그려내는 걸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권일용 교수는 강윤성이 기존 반사회적 인격장애 범죄자들과 다른 특징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에 일어났던 연쇄살인범에 의한 범죄들은 침입하거나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는데 이 사람은 자기가 피해자 정보를 알고 있고 내가 밝히지 않으면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정보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 계획적인 범죄를 저질렀다.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살인이 진행될지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자들 앞에서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던 그는 검찰 송치를 앞두고 갑자기 돌변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박지선 교수는 "전과 14범이라고 하는 것은 수사, 재판 과정, 양형 과정 이런 것들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 살인 직후가 아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검찰 송치 단계에서 재판 과정에서 본인이 보여야 할 모습을 계산하고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사형이냐 무기징역이냐인데 강윤성은 본인이 무기징역을 받을 가능성에 대해 희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강윤성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정신 질환을 주장했다. 강윤성 녹음 파일 중 "정신과 검사 하는거 알아봤다. 기록을 조금씩 남겨두려고 한다. 자수 하기 전에 한번 입원했다가 해야지"라고 말했다. 강윤성은 계획하던 사기 범죄가 발각되면 자수 후 심신미약을 주장하려던 것으로 보인다. 2005년 강도 사건 2심 재판에서 심신장애를 강하게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살인 사건에서도 계획적으로 자수하고 정신과적 문제를 들어 감형을 노렸던 것으로 보인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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