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대피시 손잡이에 굳이 손등을 대보라는 이유

사람들이 의외로 모르는 화재 대피 요령이 있다. 손등으로 출입문 손잡이를 만져보고 뜨거우면 문 반대쪽에 불이 났으니 문을 열지 말라는 것. 그런데 왜 하필 손등으로 만져야 하지? 손바닥이나 팔꿈치는 안 되나? 이메일로 ‘화재 대피 시 손잡이를 잡기 전에 손등을 대어 뜨거운지 확인한 다음 문을 열라고 교육받았는데 왜 하필 팔꿈치나 다른 부위가 아닌 손등인지 취재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는데 손등을 사용해야 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더라.

손잡이를 손등으로 만져야 하는 이유

서울소방재난본부에 왜 손등으로 손잡이를 만져야 하는지 물었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
“손바닥으로 잡게 되면 나중에 화상을 입었을 때 추후에 생활에 불편함이 크고…”


그러니까 평소처럼 손바닥을 쓰면 안되는 이유 첫째,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많을 수 있다. 둘째, 화재 현장에서 문을 열거나 소화기를 사용하려면 손바닥 화상만큼은 피해야 한다.

그리고 이건 좀 과학적인 이유인데 화상을 입은 손바닥이 안으로 말려 손잡이에 붙을 수 있기 때문.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
“우리가 오징어를 굽거나 돼지 껍데기를 구워보면 아시겠지만 이게 말려요. 화상을 입게 되면 기본적으로 손바닥은 안쪽으로 말리는 구조잖아요. 그래서 뜨거운데 닿으면 그 단백질들이 말리면서 더 붙는 거죠. 레일(손잡이)에”

이건 부연 설명이 필요한데 돼지 껍데기를 구우면 껍질은 안쪽으로 말려든다. 마찬가지로 손바닥도 불에 닿으면 손이 주먹을 쥐듯 안쪽으로 말리면서 손잡이에 붙게 된다. 반면 손등은 말린다 하더라도 주먹이 쥐어지진 않으니 손잡이에 붙을 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든다.

그렇다면 팔꿈치는 어떨까? 화상을 피하기 어렵다면 쓰임새가 많은 손보다는 차라리 팔꿈치에 화상을 입는 게 나을지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긴박한 화재 대피 상황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방법이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
“팔꿈치는 사실 길이가 짧아지잖아요. 예를 들어 1m에 있는 레일(손잡이)에 댄다고 했을 때 팔은 1m가 되니까 손등이든 손바닥이든 댈 수가 있는데 팔꿈치로 대려면 몸이 가야 하는 거잖아요 몸을 그쪽으로 더 움직여야 하니까 그만큼 더 늦는 거고 그런 불편함이 있는 거죠”

쉽게 풀어 설명하자면 팔꿈치로 출입문 손잡이에 접촉을 하려면 몸을 더 구부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

이런 이유로 사회재난 행동요령처럼 정부에서 제작한 각종 화재 매뉴얼에는 ‘손등으로 출입문 손잡이를 만져보아 손잡이가 따뜻하거나 뜨거우면 문 반대쪽에 불이 난 것이므로 문을 열지 않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 이유가 정말 명쾌해서 취재 내용이 짧아졌는데 서울소방재난본부에 추가로 우리가 잘 모르면서도 알아야 할 화재 대피 요령이 더 없는지 물었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
“일단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면 안 되겠죠. 엘리베이터 같은 경우에는 보통 화재 시에 전력이 끊어지면서 중간에 멈출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계단으로 대피하시고 대피하면서 보통 계단에 방화문이 있는데 방화문을 닫고 대피해야지 내가 지나간 다음에 열어놓으면 연기가 그 문을 통해서 계단실로 들어오겠죠. 그러면 계단이 안전한 공간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못하기 때문에 꼭 문을 닫고 대피해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출입문 손잡이는 손등으로 확인해 안 뜨거울 때 열 것.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말 것. 방화문을 닫고 대피할 것. 이밖에도 알아야 할 것들은 국민재난안전포털 ‘사회재난 행동요령’을 참고하길 바란다. 또 전국 여덟 곳에 있는 안전체험관이나 소방서마다 있는 화재 체험실에서도 화재 대피 요령을 배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