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바뀌면 보통 모든 것들은 시대에 맞춰서 변화하지만, 변화하는 시대와는 무관하게 변치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브랜드 들도 꽤나 많이 있어요. 자동차 또한 예외가 아닌데, 그중 대표적인 브랜드가 바로 지프(Jeep)예요. 우리에겐 짚차라고 알려졌던 지프는 오프로드 전문 브랜드죠. 거친 소리를 내며 어떤 길이라도 지나가는, 길이 없다면 길을 만들며 지나가는 매력을 지닌 차량이 바로 지프예요. 아메리칸 정통 오프로더인 지프에서 새로운 소식이 전해왔어요. 그것은 바로 지프의 전동화 모델이 등장한다는 것이죠. 뭔가 배터리, 전기모터와는 거리가 먼 느낌의 지프이지만 전 세계적인 대세를 거스를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오늘은 지프와 지프의 대표 모델인 랭글러, 그리고 랭글러의 전동화 모델에 대해 한번 알아볼게요.
미국산 정통 오프로더,
지프의 시작은 전쟁으로부터

지프(Jeep)라는 브랜드는 원래 피아트-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 그룹(FCA: Fiat Chrysler Automobiles) 소속의 정통 오프로더 전문 브랜드였어요. 그런데 FCA 그룹과 2021년에 푸조-시트로엥 그룹(PSA: Peugeot Société Anonyme)이 합병하면서 새로운 그룹인 스텔란티스(Stellantis)로 새롭게 탄생했어요. 그래서 현재 지프는 스텔란티스 그룹의 산하에 있는 브랜드가 되었어요.

지프는 우리에게 ‘짚차’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이와 유사한 사례로는 봉고차, 호치키스, 대일밴드와 같은 사례가 있어요. 한 브랜드의 명칭이 일반 보통명사처럼 쓰이는 케이스죠. 그만큼 지프는 오프로더의 독보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요. 지프는 랜드로버에도 매우 큰 영감을 준 브랜드로 알려져 있어요.
그런 지프의 시작을 알린 모델이 바로 윌리스 MB(Willys MB)였어요. 윌리스 MB의 역사는 2차 세계대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요. 당시의 전쟁은 기계화나 차량화가 덜 된 상태의 전쟁이었어요. 그런데 독일이 4륜 자동차와 R-75로 대표되는 사이트카가 달린 이륜차들로 기계화한 기동부대들로 프랑스 지역에서 매우 큰 인상을 남겨요. 그래서 미국에서도 오토바이로 유명한 회사인 할리 데이비슨을 통해 사이드카를 의뢰했고, 동시에 다용도 경량화 차량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했죠.

1940년에 미군의 요구를 충족시킨 차량이 만들어졌는데, 그것이 바로 지금의 지프의 원형이 된 4륜 소형 트럭인 윌리스-오버로드의 MA였어요. 이 차량의 개량형이 윌리스 MB인데 이 차량이 지금 지프의 직접적인 조상이라고 볼 수 있어요. 여담으로 이 차량은 우리나라로 들어와 개량되었는데 그 차량의 이름이 바로 ‘시발자동차'였어요. 훗날 쌍용자동차로 이어지는 차량이죠.
지프의 대표 모델,
랭글러(Wrangler)

지프에서 가장 대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랭글러(Wrangler)’에요. 랭글러는 1987년부터 생산되었고 군용차 출신의 후륜구동 기반 바디 온 프레임 타입의SUV에요. 지프의 시조라고 볼 수 있는 군용차, 윌리스 MB에서 유래한 차량으로 아주 비슷한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요. 지프의 상징과도 같은 7슬롯(7 slot) 디자인은 지프 시조인 윌리스 MB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디자인이죠. 랭글러에도 당연히 7슬롯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고, 원작인 윌리스 MB와 가장 비슷한 형태의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는 모델이에요.

랭글러는 젠틀하거나 승차감이 좋거나 성능이 뛰어난 맛으로 타는 차량은 아니에요. 랭글러의 시작이 전쟁과 오프로드에서의 유연함을 선보이기 위한 것이었던 것만큼 승차감은 굉장히 친절하지 않아요. 군용차가 가지고 있는 남성적인 멋과 복고풍의 헤리티지를 최대한 유지하고 있는 모델이어서 지프 특유의 투박한 멋으로 타는 차량이에요.
랭글러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소프트 탑 혹은 하드탑으로 구성된 바디를 통해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어요. 완전한 오픈이 가능한 구조이죠. 그리고 문짝이 굉장히 특이한데, 보통의 차량들은 경첩(힌지)가 문짝 안쪽에 위치하지만 랭글러는 바깥쪽에 위치해요. 바깥쪽에 위치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문짝을 쉽게 떼어낼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군용차량처럼 앞 유리를 앞쪽으로 접는 기능도 있어요. 이는 트렁크 쪽 스페어타이어가 장착된 유리도 마찬가지예요.

1세대 랭글러는 1987년에 탄생했어요. 2도어 컨버터블 타입의 SUV였는데 여기서 말하는 컨버터블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스포츠카에서 볼 수 있는 컨버터블과는 약간 생긴 모양이 달라요. 뚜껑을 열어서 오픈카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앞 유리를 제외하고는 뻥 뚫려 있고, 뼈대만 남아 있는 것 같은 느낌에 가까운 형태의 차량이에요. 전형적인 군용차 같은 느낌의 차량인 것이죠. 이 차량의 또 다른 특징은 랭글러 시리즈들 중에서 유일하게 원형이 아닌 사각 헤드라이트를 가졌다는 것이에요. 우리나라에서는 1992년에 수입되어 판매되었는데 2.5리터 직렬 4기통, 4리터 6기통 엔진을 모두 들여와서 판매했어요.

1996년에는 2세대 랭글러가 출시되었는데, 2세대부터 루비콘 모델이 처음으로 선보였어요. 2.4리터 4기통의 파워텍 엔진과 2.5리터 4기통 파워텍, 4.0리터 파워텍 6기통 엔진이 탑재되었고 3~4단 자동변속기 혹은 5~6단 수동변속기가 탑재되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부터 판매가 되었어요.
랭글러는 3세대부터 굉장히 다양한 형태로 선보이게 되었는데요, 2도어, 4도어, 소프트탑 형식의 컨버터블 등의 모델을 선보였어요. 2세대 랭글러와는 다르게 윈드 실드가 곡면으로 바뀌면서 앞 유리는 접는 방식이 바뀌었어요. 앞 유리 프레임 좌우에 보강판을 고정하는 나사들을 풀고 접을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는 크라이슬러와 벤츠가 공동 개발한 284마력, 35.4토크의 힘들 내는 3.6리터 6기통 펜타스터 엔진이 장착된 랭글러가 판매되었어요.

현재까지 판매되고 있는 4세대 랭글러는 2017년 LA 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였어요. 새롭게 개발된 플랫폼에서 제작된 차량으로 차량 전반적으로 알루미늄 사용량이 늘어서 섀시에서만 90kg을 감량했어요. 물론 알루미늄을 사용해서 오프로드를 주로 달리는 랭글러의 강성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직접적으로 주행 시 상처를 입는 부분은 강철이라고 해요. 트림이 여러 트림으로 출시되었는데 스포트, 스포트 S, 사하라, 루비콘, 오버랜드, 모압으로 나뉘어 굉장히 세분화되었어요. 특히 루비콘은 33인치 타이어가 기본으로 장착된 오프로드 성능이 가장 뛰어난 트림이에요.
실내는 대시보드 디자인이 크게 바뀌었고, A필러와 B필러에 승차보조 손잡이가 추가되어서 승객이 탑승할 때 좀 더 편리하게 탑승할 수 있게 되었어요. 엔진은 2.0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와3.6리터 6기통 펜타스타 엔진, 그리고 3리터 6기통 터보 디젤 엔진이 탑재되었어요
역대급 인기를 자랑한 랭글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정점을 찍다!

올해 지프는 우리나라에서 역대급 성적을 올리며 좋은 시기를 보내고 있어요. 현재 지프는 예비 물량이 없어서 대기 고객이 1,000명이 넘고 하반기는 되어야 출고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굉장한 인기를 올리고 있는 중이에요. 대대적인 프로모션 행사와 코로나19 이슈로 인한 캠핑족들의 증가, 차박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오프로더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한 것이 역대급 인기를 맞이하고 있는 주된 원으로 꼽혀요.

이렇게 역대급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지프는 랭글러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4xe(Four by e) 모델을 통해 정점을 찍으려고 하는 중이에요. 지프 랭글러 4xe 모델은 지프 최초의 전동화 모델이에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장착되었는데 이 모델 또한 사전 예약으로 배정된 물량이 모두 완판된 기록을 올릴 만큼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모델이에요.

랭글러 4xe 모델은 기존 랭글러 오버랜드 모델은 기반으로 제작된 모델이에요. 그래서 전반적인 디자인은 랭글러 오버랜드와 매우 유사한 모습을 띄고 있어요. 하지만 디테일을 살펴보면 다른 점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운전석 쪽 측면에 e로고가 표시된 충전구를 볼 수 있어요. 측면에는 지프 로고 배지 및 트레일 레이티드 배지, 테일게이트의 4xe 배지에 하이브리드 모델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는 파란색을 디자인 요소로 추가했어요. 그리고 외장 컬러로는 하이드로 블루(Hydro Blue) 컬러가 추가되어 랭글러도 친환경 차량을 출시했다는 걸 알리고 있어요.

랭글러 4xe에 장착된 파워트레인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PHEV)으로 2.0리터 터보 엔진과 2개의 전기모터를 조합했어요. 주행 모드를 ‘하이브리드', ‘일렉트릭', ‘e세이브' 3가지 모드로 주행할 수 있는데,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주행할 것인지, 전기모터만 이용할 것인지 등을 조절할 수 있어요. 일렉트릭 모드를 이용하면 배터리 잔량이 1%만 있어도 전용 모터로 주행할 수 있고 배터리가 완충이 되었을 때에는 최대 32km를 주행할 수 있어요. e세이브 모드를 이용하면 엔진을 우선 구동시켜 배터리를 아껴요. 여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들처럼 고출력으로 운행을 하지 않을 때에는 전기모터로 구동하고 고출력이 필요할 때에는 엔진을 이용하여 차량을 움직이게 만들어요.

배터리는 360V 리튬 이온 배터리가 장착되고 충전 커넥터는 AC 단상(5핀) 커넥터를 지원해요. DC콤보가 장착되지 않은 완속 충전기인데 평균 충전 시간은 약 2시간 30분 정도예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보니 급속충전이 아닌 완속 충전으로도 충분히 활용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에요. 배터리 전용만으로는 32km를 달릴 수 있지만, 가솔린과 함께 총주행거리를 계산한다면 약 630km까지 주행이 가능해요.

랭글러 4xe 모델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바로 배터리가 뒷좌석 아래쪽에 장착되어서 시트의 폴딩이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이에요. 랭글러는 오프로드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오지캠핑, 오지에서의 차박 효용성을 극단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데 배터리가 추가로 장착되면서 평탄화가 잘되지 않게끔 구성이 되어서 조금 아쉬워요. 하지만 배터리를 장착하고 전기모터를 활용한 덕분에 매우 조용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오프로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장점이에요.
랭글러라는 차량은 혼자서 타고 다니기엔 너무나도 매력적이고 남성미 넘치는 드라이빙을 느낄 수 있어서 짜릿한 체험을 선서하지만, 오프로드 운전에 익숙하지 않은 분을 옆에 태워 같이 주행하기에는 굉장히 큰 어려움들이 있었어요. 하지만 4xe 모델은 전기모터가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굉장히 조용하면서 떨림도 덜하기 때문에 동승석에 지인을 태워 드라이빙을 하더라도 멀미 없이 오프로드를 체험하실 수 있을 거예요.

실내를 살펴보면 아주 큰 변화는 없지만 클러스터에 약간의 변화가 있어요. 4xe 전용 컬러 계기판을 통해서 배터리의 잔량 및 주행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요. 센터에 장착된 스크린은 8.4인치의 스크린이 장착되었는데 조금 작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하지만 랭글러라는 차량은 첨단의 느낌으로 타는 차량은 아니기 때문에 오프로드의 감성을 따라가야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에 비해 다소 아쉬움은 있어요.

오프로더하면 뭔가 거칠고 강력하고 유연하면서도 강인함을 잃지 않는, 정말 ‘내연기관’하면 떠오를 수 있는 이미지를 간직한 차량을 의미했어요. 그러한 이미지를 자신만의 개성을 담아서 잘 만들어 낸 차량이 바로 지프의 랭글러예요. 그래서 랭글러는 승차감이 좋지 못하고 연비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안락한 실내를 구성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특유의 감성으로 매니아를 형성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랭글러 또한 전기차 시대에 변화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이번 4xe 모델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어요. 다만, 전동화를 했다고 해서 랭글러가 가진 원래의 모습을 잃지 않았기 때문에 사전예약 완판을 할 수 있었어요. 기존의 랭글러 모습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기모터까지 이용할 수 있는 것. 앞으로 완전 전기차의 랭글러가 탄생한다 하더라도 예전의 랭글러가 떠오르지 않게끔 잘 만들어낼 것이란 느낌이 들어요.
이미지 출처 - 제조사 홈페이지, Motor1, Google
오프로드의 정석 지프 랭글러, 지프마저 전기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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