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문 등장한 아기고양이 '고등어'..길고양이 소유권 법정 분쟁

정희영 2021. 7. 1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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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보던 길고양이 출산사실 듣고
"수술 부탁" 진료비 부담
새끼고양이 반환 거부하자 소송
법원 "반환 의무 알았다" 원고 승소
새끼고양이 고등어 [사진 출처 = 대전지법 판결공보]
길고양이가 낳은 새끼의 소유권을 두고 벌어진 분쟁의 판결문에서 새끼 고양이 '고등어'의 사진이 들어가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가 된 판결은 길고양이를 돌본 '캣맘'에게 새끼 고양이의 소유권을 인정한 첫 판결이기도 하다.

대전지법 민사20단독 차호성 판사는 지난달 17일 캣맘 A씨가 B씨를 상대로 새끼 고양이 고등어를 돌려달라며 낸 유체동산인도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판결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11월부터 대전 서구에서 한 쪽 다리가 아픈 고양이 '사랑이'에게 사료를 주고, 텐트집을 설치하며 돌봐 왔다. A씨의 딸은 2020년 6월 사랑이를 병원에 데려가 진료했다. 진료 결과 사랑이는 새끼 세 마리를 임신하고 있으며, 횡격막 탈장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A씨의 딸은 네이버 카페를 통해 사랑이를 보호해 줄 사람을 구했다.

새끼고양이 고등어 [사진 출처 = 대전지법 판결공보]
B씨는 같은달 사랑이가 출산한 것을 발견했다. A씨에 출산 사실을 알리자 A씨는 "병원비와 수술비를 대 주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B씨는 이후 사랑이를 병원으로 데려가 수술을 시켰으나 사랑이는 결국 사망했다. A씨는 치료비 전엑 283만원을 결제했다. 이후 B씨는 A씨의 딸에게 새끼 고양이들을 언제 데려갈 것인지 물었고, A씨의 딸은 1주일 내로 데려가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이후 B씨는 A씨의 딸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새끼 고양이를 인도해 달라는 요구를 받고도 이들을 넘겨 주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사망했고, '고등어'만 남은 상황이 됐다.

차 판사는 '고등어'의 소유권은 A씨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먼저 "B씨는 사랑이가 새끼 고양이들을 출산한 이후 병원으로 데려가 진료를 받게 했고, 새끼 고양이들을 임시보호하도록 해 이들을 점유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B씨는 A씨에게 새끼고양이들을 반환해 줄 의무가 있음을 받아들이며 새끼 고양이들을 점유했다고 봐야 한다"며 "수술비를 A씨가 부담한다는 약속을 받고 진료를 받게 했고 새끼 고양이를 A씨에게 반환할 의시를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새끼고양이 고등어 [사진 출처 = 대전지법 판결공보]
B씨 측은 "A씨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뿐 아니라 출산 직후 고양이들이 안정을 찾기도 전에 인도를 요구하는 등 고양이를 입양보내기 적절하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차 판사는 "B씨의 주관적인 평가만으로 고양이 반환을 거부할 권리가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차 판사는 사랑이를 돌봐 온 2019년 11월부터 A씨가 고양이를 점유해 왔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사랑이는 A씨가 배타적으로 지배하는 장소가 아닌 마당에서 주로 거주해 왔고, 직접 보호하지도 못했기에 타인의 간섭을 배제할 정도로 사실적 지배를 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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