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 사수 나선 이재명 '호남 올인'.. 김종인 빠진 윤석열 선대위 '시동'
尹 친호남 행보에 맞대응 나서
29일 광주서 첫 선대위 회의 개최
"조카 사건, 데이트폭력 표현 죄송"
"중요 문제 같이 협의" 힘 실어줘
김종인, 합류 질문에 "묻지 말라"
'딸 채용 청탁' 김성태 발탁 비판론
선대위 "재판 중.. 유·무죄 두고봐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6일 고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전남 목포의 한 시장을 찾아 이같이 말하며 호남 ‘올인’의 시작을 알렸다.
목포를 첫 행선지로 이날부터 오는 29일까지 호남 구석구석을 훑는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는 부산·울산·경남, 충청권보다 일정이 하루 더 추가된 3박4일로 진행된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집토끼’ 민심 잡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대선 D-100일인 오는 29일 첫 지역 선대위 회의 장소로 광주를 택한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이 후보의 호남 총력전은 최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던지는 호남 승부수에 대한 맞대응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 후보는 호남 정치인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과 김동철·문병호·송기석 전 의원 등의 지지 선언을 끌어낸 데 이어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를 선대위 새시대준비위원장에 임명하는 등 호남·반문(반문재인) 정치인 끌어오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에 대해 “전두환 민정당의 후예, 후신들이 다시 권력을 가져보겠다고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다”며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 후보는 목포로 향하는 길에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이같이 말하며 “옛날식으로 하면 ‘발악한다’고 말해야 하는데 그 말은 안 한 것으로 하겠다”고도 했다. 윤 후보를 향해선 페이스북을 통해 “평화관이 의심스럽다”며 종전선언에 대한 윤 후보의 입장을 비판했다.
한편 이 후보는 앞서 자신이 변호한 조카의 ‘강동구 모녀 살인사건’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이 후보는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이 후보의 표현을 문제 삼자 페이스북에 “데이트 폭력이라는 말로 사건을 감추려는 의도는 조금도 없다”며 “미숙한 표현으로 상처받은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尹 ‘김병준 원톱’ 선대위 시동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사실상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을 원톱으로 한 선대위를 본격적으로 가동했지만 출발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선대위 참여 거부에 이어 ‘특혜채용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김성태 전 의원을 총괄 본부장급으로 인선한 데 대한 당 안팎의 비판이 거세다. 윤 후보는 내주부터 후보 직속의 청년특별위원회, 청년본부 발족 등을 통해 청년과의 접점을 넓히며 지지율 제고에 나설 방침이다.
김 전 의원은 증인 채택을 막아주는 대가로 딸의 KT 채용을 청탁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1심에서 무죄를, 2심에선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고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젊은 세대에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신중하게 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윤 후보는 이날 김 전 의원의 재판 경과를 보고받은 뒤 “‘조국 사태’에서 조국 전 장관의 자녀에 불공정에서 드러난 2030세대의 분노를 잊어서 안 된다”며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본부장은 선대위 측에 자신이 아직 유죄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활동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유·무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만두는 것을 고려할 수 없다”고 사퇴설에 선을 그었다. 선대위는 29일 첫 공식 회의를 연다.
윤 후보가 김 위원장에게 사실상 선대위 총괄 역할을 맡기면서 김 위원장을 비토해온 김종인 전 위원장의 합류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무실 앞에서 선대위 합류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미 발족을 했는데 나한테 무엇을 물어보냐”며 불쾌한 반응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의 예방을 받고 한·일관계 개선을 당부했다.
이동수 기자, 목포·신안=김현우 기자,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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