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짚기 챌린지' 고양이 지능 알 수 있을까? [똑똑, 똑소리]
[경향신문]

고양이를 들어 벽에 댔을 때, 발바닥이 먼저 닿으면 ‘천재’, 축 처진 채 코가 닿으면 ‘바보’ 고양이일까?
고양이 ‘집사들’ 사이에서 고양이 IQ 테스트라고 불리는 ‘벽짚기 챌린지’가 유행이다. 고양이의 몸체를 들고 벽에 갖다 댔을 때 그 반응에 따라 지능의 높낮이를 판단할 수 있다고 알려진 실험이다. 실험 결과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온다. 고양이 발바닥 일명 ‘젤리’가 먼저 닿는 ‘젤리파’, 발이 구부러져 발등이 닿는 ‘발등파’, 그리고 아무런 저항 없이 코가 닿는다는 ‘코파’가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저항이 있는 젤리파 고양이의 지능이 높고, 아무런 저항 없이 발등이나 코가 닿는다면 아쉽게도 지능이 낮은 고양이라는 분석이 알려지고 있다.
‘벽짚기 챌린지’로 고양이의 지능을 판단할 수 있을까. 수의사들은 “근거 없는 낭설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명철 고양이 전문 수의사는 “벽짚기는 지능으로 하는 것이 아닌 반사적인 행동이라 IQ와는 관계가 없다”며 “오히려 발등이나 코가 먼저 닿는 저항 없는 고양이는 ‘집사가 설마 날 다치게 하겠어?’라는 심리로 주인과 안정된 애착관계가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평소 신경계 이상으로 걸음걸이에 문제가 없다면 말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 수의사는 “그렇다고 젤리파 고양이는 주인과 애착관계가 약한 것이라 단정지을 수도 없다”고 했다. “의식이 또렷하게 각성된 상황이거나 평소 안기는 걸 좋아하지 않는 고양이라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다리가 빠르게 반응한 것뿐”이라는 것이다.

고양이의 지능을 측정할 수 있는 검증된 방법은 없을까. 윤홍준 수의사는 “고양이는 강아지처럼 사람과 교감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거나 사람을 따르려는 의지가 강하지 않기 때문에 IQ 측정이 어려운 동물”이라며 “시험을 보려는 의지가 없는 사람을 두고 무작정 머리가 나쁘다고 할 수 없다. 강아지보다 고양이의 지능이 떨어진다는 속설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동물이 가진 성향을 고려하지 않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미국의 동물학자 브루스 포글 박사는 저서 <The Cats>를 통해 고양이의 평소 행동 유형을 보면 똑똑한 정도를 판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료, 물먹기, 용변 가리기, 그루밍하기 등 스스로를 잘 관리하는 고양이, 자신의 이름을 알고 부르면 다가오거나 대답을 하는 고양이, 눈빛이 초롱초롱하고 유난히 호기심이 왕성하며 방문이나 장롱, 서랍을 여는 등 다양한 문제 해결 능력을 보이는 고양이가 보편적으로 영리하다고 정의한다.
인간과 교감하는 능력이 뛰어난 강아지의 경우 다양한 IQ 테스트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연구팀은 강아지 IQ를 테스트할 수 있는 6가지 실험 항목을 공개했다.
연구팀이 제시한 6가지 테스트 항목은 △좋아하는 간식을 빈 캔으로 덮고 얼마 만에 캔을 넘어뜨리고 먹는지(5초 미만 만점) △커다란 목욕 타월을 강아지 머리에 덮고 얼마 만에 수건 밖으로 나오는지(5초 미만 만점) △주인이 강아지 얼굴을 3초간 빤히 보고 있다가 활짝 웃었을 때의 반응(꼬리를 흔들고 다가올 경우 만점) △수건 아래에 감춘 간식을 찾는 ‘노즈워크’(15초 미만 만점) △간식을 테이블 밑의 입이 닿지 않는 곳에 놓아두고 얼마 만에 먹는지(앞발을 사용해 60초 안에 간식을 찾을 경우 만점) △강아지를 부르던 톤으로 전혀 다른 단어를 말했을 때 반응(반응하지 않았을 때 만점)이다.
온라인상에서 벌어진 반려동물 IQ 테스트 ‘대란’을 두고 윤홍준 수의사는 “똑똑한 동물이 최고의 반려동물이라고 말할 수 없다. 반려동물이 우리의 친구이자 가족의 일부가 되기 위해 지능의 높낮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들을 훌륭한 반려동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은 상호 간 애정과 보살핌 그리고 이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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