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산하다 못해 춥다..태국 무당家가 안긴 131분의 극한 공포 '랑종' [N리뷰]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이름만으로도 영화 팬들을 설레게 하는 감독들이 한 영화로 만났다. '추격자' '황해' '곡성'의 나홍진 감독과 '셔터' '피막'의 반종 피산다나쿤 태국 감독이 호러영화 '랑종'으로 올 여름 극장가를 찾아온다. 나홍진 감독이 기획과 제작, 시나리오 원안 집필을,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전작 '곡성'에서 배우 황정민이 연기한 무당 일광의 전사를 그려보고 싶었다는 나홍진 감독의 바람에서 시작된 영화로, '랑종'은 태국 샤머니즘으로 올 여름 관객들을 스산하다 못해 추울 만큼의 극한의 공포로 몰고간다.
영화 '랑종'은 다큐멘터리 촬영팀이 태국 북동부의 이산이라는 낯선 시골 마을에 사는 무당 님의 삶을 전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님은 가문의 대를 이어 조상신인 '바얀 신'을 모시는 무당으로, 무당이 되고 싶지 않아 자신의 운명을 거부한 언니 대신 신내림을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님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인 채 마을 사람들의 마음과 몸에 깃든 병을 치유하며 살아가다, 형부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조카 밍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직감하고 신내림과 관련이 있다고 의심하게 된다.



영화는 님의 삶과 밍의 이상 증세를 포착하는 과정으로 넘어가면서 미스터리가 배가되고 공포가 시작된다. 촬영팀은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밍을 찍기 시작하지만, 밍을 둘러싼 기이한 현상이 계속되고 알 수 없는 미스터리가 증폭되면서 관객들의 공포도 점차 극대화된다. 카메라가 밍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관찰,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사운드와 함께 예측할 수 없는 과정들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갈수록 서서히 공포의 강도를 더하는 것으로 후반부 내내 긴장감을 잠시도 늦출 수 없게 만든다.
특이점은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촬영됐다는 점이다. 촬영팀의 카메라를 통해 님의 가족의 이야기와 그들을 둘러싼 미스터리한 현상들을 따라가게 되고,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긴 영상에서 관객들은 실제와 같은 공포를 피부로 느끼게 된다. 특히 밍을 이상 행동들을 관찰하는 CCTV 형식의 카메라는 지켜보는 이들을 충격으로 몰아넣는다. 단 몇 신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며칠에 걸쳐 기록된 영상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며 극장을 나가고 싶게 만드는 숨 막히는 공포를 안긴다.
나홍진 감독의 '곡성'보다는 대중적인 호러 장르 영화에 더 충실한 영화라는 인상을 받는다. 영화 각 장면너머의 깊이 있는 해석을 요했던 '곡성'과 달리, '랑종'은 스토리라인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으로 쉽게 영화를 이해할 수 있다. 샤머니즘과 귀신 혹은 초자연적 존재에 대한 무당의 근본적인 질문과 '죄'에 대한 메시지도 담기지만, 한국과 유사한 태국의 무속 신앙, 영화 후반부 빙의된 밍과 퇴마 의식 등이 담긴 장면이 보여주는 1차원적인 공포가 더 압도적으로 다가온다.
'랑종'의 리얼한 공포에는 태국의 낯선 배우들의 열연이 한몫했다. 제작진은 태국에서도 알려지지 않은 낯선 얼굴, 탄탄한 연기력의 배우들을 섭외하려 노력했다. 무당 님 역의 싸와니 우툼마와 님의 조카 밍 역의 나릴랴 군몽콘켓은 실제와도 같은 생생한 연기로 몰입도를 높인다. 이들의 열연과 더불어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한 스산하고 음산한 기운은 강렬한 스릴을 더한다. 아쉬운 점은 후반부에 집약된 기시감이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이지만 다른 공포영화에서 한번쯤은 본 것 같은 엑소시즘, 좀비물이 혼재돼 있어 그간 누적된 공포가 다소 퇴색된다.
무속신앙, 초자연적인 세계관은 종교의 유무를 떠나 인간에겐 공포심을 갖게 하는 대상이면서도 흥미롭고 신비로운 소재다. 나홍진 프로듀서는 그 영역을 헤아려보고 싶어하는 인간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하는 방법을 아는 듯, '곡성'보다 더 직접적인 장르를 선보이는 것으로 관객들을 극한의 공포로 몰고간다. 영화는 님과 밍이 겪었던 그 존재와 이들의 이야기에 대해 분명한 결말을 내지 않는 것으로 끝난다. 극 말미 님이 전하는 그 이야기는 영화를 다시 한 번 곱씹게 만드는 여운을 남긴다. 14일 개봉.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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