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구속 기각 이어 남욱도 석방.. 갈피 못잡는 검찰, 내부서도 비판

표태준 기자 입력 2021. 10. 20. 22:25 수정 2021. 10. 21.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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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게이트] 대장동 수사 우왕좌왕.. 檢내부서도 비판 터져

‘성남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20일 이 사건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유동규(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4명을 동시에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 14일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이들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찾기 위해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을 중심으로 계좌 추적 등을 진행해왔다. 수사 시작 직전 미국으로 출국한 남 변호사가 지난 18일 자진 귀국하자, 검찰은 그를 인천공항에서 체포 압송한 뒤 조사를 벌였지만 수사는 별로 진척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이날 ‘대장동 4인방’을 동시에 소환 조사한 것도 그 때문이란 말이 나왔다.

‘대장동 핵심 4인방’ 한날 동시 소환 -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이 20일 오후 남욱(왼쪽) 변호사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오른쪽)씨를 동시에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유동규(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정영학 회계사도 불러 조사했다. /뉴시스·연합뉴스

검찰은 특히 이날 오전 0시 20분쯤 서울구치소에 구금돼 있던 남 변호사를 석방했다. 지난 18일 오전 미국에서 입국한 그를 체포하고 약 43시간 만이다. 일반적으로 검찰이 피의자를 체포하는 것은 구금 가능 시간인 48시간 이내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에도 검찰 안팎에선 남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수사팀은 “충분히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일단 석방했다”며 “추가 수사 후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법조인은 “이런 대형 사건 핵심 인물을 체포하고 다시 풀어주는 일은 처음 본다”면서 “그만큼 증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남 변호사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공모해 유동규씨에게 대장동 사업 수익금 중 700억원을 주겠다고 약속하고, 화천대유에 거액의 사업 수익금이 돌아가도록 대장동 사업을 설계한 의혹을 받는다. 남 변호사는 검찰 조사에서 “2015년 이후 대장동 사업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700억원 약정설은 처음 듣는 얘기” 등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천대유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남 변호사가 실제 화천대유 사무실에 단 한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밖에서 김씨 등과 논의하는 등 자신의 존재를 철저히 숨겼다”고 했다. 영장이 기각된 김씨보다 남 변호사의 혐의 입증이 더 까다롭다는 것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김만배씨 영장 기각 이후 수사팀이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 기반한 수사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애초 수사팀을 배임 등 혐의를 전담하는 팀과 정·관계 로비 혐의를 규명하는 팀으로 나눴다가 최근 다시 주요 피의자별로 팀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다른 부분을 수사하던 검사가 갑작스레 압수물 분석까지 맡게 되는 등 혼선이 빚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직전까지 영장 표지가 만들어지지 않는 등 기초적인 업무에서도 혼란이 있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수사팀에서 특별수사 경험이 가장 많은 부부장 검사가 윗선의 수사 지휘에 이견을 제시하자 다른 사건 처리를 맡기는 형식으로 이번 수사에서 배제됐다는 말도 흘러나왔다. 수사팀은 이날 오전 성남시청에 대한 네 번째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지난 15일 첫 압수수색에 나선 이후 일주일 사이에 네 번째다.

한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디지털포렌식센터는 이날 “지난 12일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로부터 분석 의뢰받은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수리 후 잠금 해제했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달 29일 검찰이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기 직전 자신의 휴대전화를 9층 창문 밖으로 던졌다. 당시 검찰은 ‘전날 휴대전화를 던졌다’는 유씨 말을 믿고 압수수색 현장에서 빈손으로 돌아왔지만 경찰은 유씨 주거지 주변 CCTV를 확인해 하루만에 해당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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