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더 강력한 '가성비', 폭스바겐 더 뉴 티구안


‘27만4,859대’.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 판매대수다. 2019년보다 12.3% 올랐다. 가장 잘 나간 수입 세단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SUV는 폭스바겐 티구안이었다. 이처럼 수입 SUV 시장을 꽉 잡고 있는 티구안이 부분변경을 치렀다. 이름은 더 뉴 티구안. 안팎 디자인을 다듬고 새 엔진을 끼웠다. 3천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합리적인 가격도 눈에 띈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서동현 기자

신형 티구안 관련 기사를 찾아보면 함께 소환하는 차종이 있다. 현대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 과거 티구안이 한국에 상륙했을 땐 싼타페 등 중형 SUV를 맞수로 꼽았다. 그런데 투싼의 체격이 점점 성장하고 가격까지 올랐다. 이젠 국산 준중형 SUV를 경쟁상대로 소비자는 지목한다. 게다가 수입차는 유지비가 비싸다는 편견을 뒤엎을 넉넉한 보증기간도 준비했다.

①익스테리어





개인적으로 이전 티구안의 외모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많이 심심했다. 네모반듯한 눈매와 콧날, 정석 같은 실루엣, 오롯이 ‘기능’에만 올인한 차가운 실내가 썩 내키지 않았다. 반면, 신형은 전보다 스타일리시하다. 헤드램프 끝단을 날카롭게 올렸고, 안쪽엔 ‘L’자 모양의 LED 주간주행등을 두 줄기씩 심었다. 새로운 VW 엠블럼과 큼직한 그릴도 시선을 모은다.




LED 턴 시그널 방향지시등이 들어갔다.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4,510×1,840×1,645㎜. 이전보다 25㎜ 길고 20㎜ 낮다. 시승차는 4모션 프레스티지 모델로, 19인치 알로이 휠을 신었다. 뒷모습은 탄탄하고 심플하다. 테일램프 속은 ‘ㄱ’자 모양 LED로 채웠다. ‘TIGUAN’ 레터링은 새로운 엠블럼 아래 큼직하게 새겼다. 투아렉을 닮은 길쭉한 반사판과 듀얼 머플러 모양의 크롬 장식도 포인트.

②인테리어







실내도 몇 가지 흥미로운 업데이트를 치렀다. 우선 두툼한 스티어링 휠이 눈에 띈다. 전보다 손으로 움켜쥐는 맛이 좋다. 글자 굵기를 줄인 새 엠블럼 덕분에 왠지 더 고급스럽다. 중앙 모니터는 풀 터치 방식의 9.2인치 고화질 디스플레이로 바꿨고, 폭스바겐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IB3를 심었다. 애플 카플레이 & 안드로이트 오토를 무선으로 쓸 수 있다. 스마트폰을 한 번 연결하면, 다음에 탈 때부터 자동으로 차와 연결하기 때문에 무척 편리하다.




3개의 다이얼로 나눴던 공조장치 패널은 100% 터치 방식으로 바꿨다. 전보다 훨씬 심플하다. 버튼을 눌렀을 때 소리나 진동으로 피드백 하진 않지만, 버튼의 가짓수가 적어 조작이 불편하진 않다. 공조장치 아래엔 깊숙한 수납공간을 팠는데, USB-C타입 포트를 두 개 마련했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와 12V 소켓도 빠짐없이 챙겼다. 이외에 새로운 형태의 기어레버가 자리했고, 계기판 역시 모니터를 쓴다. 또한, 어두운 밤 감성 책임질 앰비언트 라이트는 색상을 30가지로 늘렸다.







티구안 판매량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의외로 넉넉한 2열 공간이다. 건장한 남자 성인이 앉아도 부족하지 않다. 시트는 유럽 차답게 탄탄한 편인데, 승객의 옆구리까지 감싸는 맛이 좋다. 또한, 시트를 앞뒤로 180㎜까지 슬라이딩할 수 있어 필요에 따라 짐 공간을 더 키울 수도 있다. 그러나 2열엔 12V 소켓 외에 USB 충전 포트가 없어 아쉽다. 앞좌석 등받이에 있던 간이 식판은 이번에 빠졌다. 트렁크 기본 용량은 615L. 2열 등받이를 모두 접으면 최대 1,655L까지 늘어난다.

③파워트레인 및 섀시


신형 티구안은 엔진도 신상이다. EA288 evo로 최고출력은 150마력으로 같은데, 최대토크는 36.7㎏‧m로 2.0㎏‧m 더 높다. 토크 뽑아내는 영역도 다르다. 구형은 1,750rpm, 신형은 1,650rpm부터 최대토크를 뿜는다. 덕분에 도심에서 달릴 때 가속이 더 기운차다. 2.0 TDI 앞바퀴굴림(FF) 모델의 복합연비는 15.6㎞/L로, 구형(14.5㎞/L)보다 연료효율 역시 높다.

EA288 evo 엔진의 핵심은 출력보다 친환경성에 있다. 질소산화물 배출을 이전보다 약 80%까지 줄였다. 비결은 ‘트윈도징’ 기술. 선택적 환원 촉매장치(SCR)를 머플러에 하나 더 끼웠다. 엔진 쪽에서 요소수 뿌려 1차로 제거한 질소산화물(NOx)을 한 번 더 처리한다. 이를 통해 2025년 시행할 유로7 배출가스 규제도 일찍이 대응한다. 전기차 제조사로 빠르게 전환하는 동시에, 내연기관의 수요 또한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강건한 차체 강성도 티구안의 ‘으뜸매력’이다. 폭스바겐은 미디어 사이트를 통해 차체 비틀림 강성(Torsional Rigidity) 수치도 공개한다. 2만5,000nm/deg로, 굴림방식에 따라 2.2~2.5t(톤)의 최대 견인능력을 뽐낸다. 또한, 유로NCAP이 실시한 충돌 테스트에서 별 다섯 개를 받았으며, 특히 어른 탑승자 점수가 96%로 눈에 띈다. 참고로 토요타 RAV4가 93%, 혼다 CR-V가 93%, 푸조 3008이 86%, 현대 싼타페가 94%다.

④주행성능



요즘 부쩍 세단을 타면 곡소리가 난다. 나이를 먹을수록 타고 내리기 수월한 SUV에 끌린다. 몸을 수그릴 필요 없이 엉덩이만 ‘슥’ 집어넣으면 끝. 앞좌석 높이는 의외로 낮지 않다. 덕분에 운전대를 잡으면 생각보다 큰 차에 앉은 기분도 든다. 탄탄한 시트 쿠션은 몸을 잡아주는 맛이 좋다. 특히 머리 받침대까지 앞뒤로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고, 3단계 메모리 시트 덕에 부부와 자녀가 함께 타기에도 좋다.

신형 티구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엔진이 기존보다 조용하다는 점이다. 물론 시승차의 낮은 주행거리를 감안해야 하지만, 확실히 정차 중 운전대와 시트를 타고 올라오는 진동이 전보다 적다. 주행모드는 에코, 스포츠, 노멀, 인디비주얼(개별설정) 등 네 가지. 여기에 4모션 모델은 스노우와 오프로드 오토, 오프로드 엑스퍼트(전문가) 등 험로주행 모드까지 갖췄다.


주행감각의 큰 변화는 없다. 차분한 외모처럼 자극보단 정직한 주행에 초점을 맞췄다. 이전 모델을 탔을 때, 특히 4모션은 가속이 다소 굼떴다. 무거운 사륜구동 시스템을 너끈히 품을 만큼 출력이 풍성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린 앞바퀴굴림(FF) 모델을 권했다. 반면 신형은 저속에서 활기차다. 최대토크를 높이고 토크 상승곡선을 저회전으로 끌어당긴 결과다.

덕분에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선 2,000rpm 이상 쓰지 않고도 기운차게 가속할 수 있다.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기어비 또한 느슨한 편이다. 시속 130㎞ 이상에서도 2,000rpm을 넘지 않는다. 그러나 변속기의 반응속도가 빨라, 추월가속 할 때 답답하지 않게 속도를 붙인다. 가령, 시속 100㎞ 7단 항속 상황에서 페달을 깊숙이 밟으면 곧바로 4단을 물고 가속한다.


이전보다 도심 주행이 활기차긴 하지만, 티구안이 가장 돋보이는 영역은 고속주행이다. 속도를 높일수록 차체를 노면에 진득하게 붙여 달리는 감각은 여전히 국산 SUV와 차이가 있다. 운전대 답력도 속도와 비례해서 키운다. 정통 SUV 비율을 지녔지만, 공기저항 계수가 Cd 0.31에 불과해 풍절음도 크지 않다. 아우토반 주행을 염두에 둔 독일 태생다운 ‘기본기’다.

의외인 건 굽잇길에서 차체 앞머리가 꽤 민첩하다는 점이다. 티구안의 스티어링 휠 ‘록-투-록’은 약 2.1회전에 불과하다. 통상 2.5~3회전의 여느 SUV와 비교하면 상당히 타이트하다. 덕분에 운전대를 조금만 돌려도 앞머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반응한다. 엔진 출력이 넉넉한 건 아니지만, 조향 감각이 좋고 서스펜션이 탄탄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운전하는 ‘맛’이 좋다.



소위 ‘준자율주행’이라고 부르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도 업데이트를 치렀다. 이른바 ‘트래블 어시스트’다. 0~시속 210㎞까지 넓은 범위에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레인 어시스트 등의 기능을 통합적으로 운용한다. 차간거리 맞추는 능력도 한층 자연스럽다. 차선 중앙을 유지하는 실력도 전보다 예리하게 다듬었다. 무엇보다 가격에 따른 차등 없이 엔트리 모델부터 기본으로 지원해 만족스럽다. 그러나 워낙 고속주행이 편하고 안정적이다보니, ADAS 버튼에 손이 잘 안 간다. 고속도로 달리는 즐거움을 '똑똑이' 시스템에 뺏기고 싶지 않은 이상한 마음이 든달까.

⑤총평


글로벌 시장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많은 판매고를 올린 티구안이 페이스리프트 신 모델로 거듭났다. 다소 심심했던 표정을 바꾸고 안전 및 편의사양을 보강하는 동시에 새 엔진으로 내실을 다졌다. 그럼에도 권장 소비자가는 최대 240만 원까지 낮췄다. 가령, 4,060만 원 티구안 프리미엄 트림에 출시 기념 프로모션 혜택을 더하면 3,800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가격만큼 주목해야 할 부분은 보증기간이다. 아무래도 수입차는 국산차보다 부품 가격과 공임비용이 비싸다. 보증기간 만료 임박한 수입차가 중고차 시장에 ‘우르르’ 쏟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폭스바겐은 이러한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5년/15만㎞ 보증연장 혜택을 마련했다. 통상 3년/6만㎞의 보증기간을 제공하는 국산 SUV보다 한층 넉넉하다.

과연 신형 티구안은 올해도 베스트 셀링 SUV 1위 자리를 이어갈 수 있을지, 올 하반기 판매 결과에 관심을 모은다.

<폭스바겐 더 뉴 티구안>

*장점
1) 이전보다 개성 있는 외모
2) 고속주행 안정감은 여전히 국산 SUV보다 한 수 위에 있다.

*단점
1) 2열에도 USB 포트가 있으면 좋겠다.
2) 파노라마 선루프는 창문 & 차양막 개폐 버튼이 따로 있어 조작이 다소 수고스럽다.

<제원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