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비토] 링크스 코스란 무엇인가?

링크스 코스는 익숙한 용어지만 정확한 의미를 아는 골퍼는 적다.
링크스(Links)는 코스의 형태가 아닌 특정지역을 뜻한다. 스코틀랜드 해안 근처에 위치한 모래언덕의 황야지대를 링크스 라고 하는데 이곳에 만든 골프장을 링크스 코스라고 한다. 인공적으로 다듬어진 코스를 보다가 링크스 코스를 보면 황량한 느낌을 주는 것도 지형의 특성 때문이다. 바닷가에 위치해 코스 전체가 울퉁불퉁한 모양을 하고 큰 나무나 식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맑은 날씨에는 온화한 코스가 되지만 돌풍과 비가 내리면 코스는 사나운 맹수처럼 변한다.
코스를 가로지르는 도랑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인공적인 워터 해저드는 만들지 않는다. 바닷가의 모래언덕 지형이라 벙커가 많은데 선수들은 작고 깊은 벙커에서 애를 먹고 거친 러프에 시달리게 된다. 링크스 코스는 강한 바람이 불고 종잡을 수 없는 날씨가 계속된다. 해가 쨍하게 떴다가도 한순간에 비가 오거나 돌풍이 분다. 골프를 자연과의 싸움이라고 하는 것도 이런 환경 때문이다.
모래와 거친 잔디, 잡목이 우거진 언덕으로 이어진 링크스 지형 특성상 양 떼를 방목하는 목적 외에 쓸모가 없었다. 들 토끼들이 잔디를 먹어 평탄하게 된 곳이 그린이 되었고 양들이 밟아 다져진 길을 페어웨이라 불렀다. 인공이 배제된 황무지는 그대로 골프코스가 되었다.
링크스 코스에서 열리는 디 오픈에서는 유명 선수들도 90대 스코어를 기록하고 선두권에 있다가도 한 순간에 추락을 맛본다. 스코틀랜드인들은 링크스 코스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링크스 코스에 조금이라도 반하는 것은 인정하지 않고 항아리 벙커의 모래가 다른 곳에서 왔다면 그것은 링크스 코스가 아니라고 말한다. 링크스는 기나긴 세월 비바람이 만든 가장 자연스런 땅이어서 인공적인 지형의 변경을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링크스 코스엔 배수구와 배수관이 없지만 아무리 폭우가 쏟아져도 물이 고이지 않는다. 자연이 만들어놓은 땅이기 때문이다.
보통의 골프장처럼 워터 해저드를 만들고 나무를 심고 꽃을 가꾸는 일은 부질없는 짓이다. 거친 러프를 극복하는 강한 체력도 필요하지만 낮은 탄도의 볼을 치는 선수에게 유리하다. 바람이 워낙 강해 똑바로 날아가던 공도 바람을 타고 코스 밖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변화무쌍한 해안가의 험한 날씨는 선수들에게 가장 큰 장애가 된다. 링크스 코스에서는 볼을 멀리 보내는 것보다 원하는 곳으로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실력 못지않게 다양한 경험이 스코어링의 필수요소가 된다.
디 오픈에서 통산 5승을 한 톰 왓슨이 2009년, 만 59세의 나이로 연장전에 가 준우승을 한 것이 좋은 예다. 링크스 코스에서만 열리는 디 오픈은 1860년부터 시작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대회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오픈대회라는 표현으로 디 오픈(THE OPEN)이라고 부른다. 디 오픈은 8개 코스(스코틀랜드 5곳, 잉글랜드 3곳)를 순회하며 열리지만 세인트 앤드류스에서는 5년마다 열린다. 골프의 발상지를 기린다는 의미가 있다. 대회가 열리는 세인트앤드루스, 커누스티, 로열트룬, 뮤어필드, 턴베리, 로열리담앤세인트앤스, 로열버크데일, 로열세인트조지스, 로열리버풀 등은 모두 바다를 끼고 있으며, 바닥이 고르지 않고 각종 잡풀이 뒤섞인 러프로 악명 높은 곳들이다.
골프의 발상지인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는 5년마다 브리티시오픈을 열도록 규정돼 있다. 황량한 벌판에 파도 같은 굴곡이 있어 어디가 티잉 그라운드이고, 어디가 페어웨이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그린은 매우 작고 굴곡이 심하다. 우리나라는 전부 정원식 골프장이고 링크스란 이름을 붙였어도 실제 링크스 코스와는 거리가 멀다.
스코틀랜드 골프장처럼 질긴 러프와 상상을 초월하는 벙커도 없다.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잡풀이 우거져야 하는데 전부 페널티 구역인 짝퉁이다. 링크스 코스에서 좋은 스코어를 내려면 저탄도 녹다운 샷을 잘 쳐야 한다. 파 온이 어렵기 때문에 그린 주변에서 쇼트게임이 우승의 관건이다. 링크스 코스에서 열리는 디 오픈은 골퍼의 진짜 실력과 인내를 시험하는 무대와도 같다.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고 마스터스를 창시한 보비 존스도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해야만 진짜 위대한 플레이어라고 말했다.
*어부(漁夫) 비토(Vito)라는 필명을 갖고 있는 김기호 프로는 현재 KPGA 챔피언스 투어에서 활동중인 현역 프로입니다. 또한 과거 골프스카이닷컴 시절부터 필명을 날려온 인기 칼럼니스트로 골프는 물론 인생과 관련된 통찰로 아름다운 글을 독자 여러분께 선사할 것입니다. 많은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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