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이는 참 유연하다. 어찌나 몸이 부드러운지 ‘고양이 액체설’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그런 고양이를 보면 고대 인도에서부터 유래한 심신 단련법, 요가가 떠오른다. 여기 반려묘에게서 ‘요가 마스터’의 기운을 받은 이가 있다. 요가하는 고양이를 주제로 그림을 그리며 온라인에서 인기를 얻고, 오프라인 전시회까지 개최한 ‘요가캣 OWME’ 님의 이야기를 들었다.
Q. ‘요가캣 OWME’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약 4년 전부터 요가수련을 시작했어요. 수업 초기에 ‘고양이 기지개 자세’를 배웠죠. 말 그대로 고양이가 자고 일어나서 엉덩이를 치켜 올리고 앞다리를 쭉 내밀며 기지개를 켜는 자세입니다. 언뜻 쉬워 보였는데 실제로 해보니 꽤 어려웠어요.
집에서 그 동작을 연습하는데 반려고양이(고동이)가 다가오더라구요. 그러더니 마치 한 수 보여주겠다는 듯 바닥을 한 손(?) 한 손(?) 가볍게 밀며 기지개를 켜는 거에요. 너무나도 완벽한 자세였죠. 그 뒤 고동이가 다른 요가 동작을 한다면 어떨까 상상하며 끄적끄적 그려보았습니다. 그걸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요가캣의 시작이었죠.

Q. ‘요가캣’ 뒤에 붙은 ‘OWME’ 의미도 알고 싶어요.
‘OWME(옴: ॐ)’은 요가 수업을 시작하고 마칠 때마다 외치는 말입니다. 인간의 육체, 마음, 지성과 자아의 속박으로부터 영혼이 해방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요. 이 단어의 스펠링을 재배열하면 영미권에서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뜻하는 ‘MEOW’가 되기도 하죠. 요가하는 고양이에게 이것만큼 더 적절한 이름이 없다고 느꼈답니다.
Q. 언제부터 요가, 고양이, 그림에 관심을 가지셨나요?
아주 어릴 적부터 고양이는 동경의 대상이었어요. 언젠가 꼭 한 번은 고양이와 살고 싶었고, 7년 전 고동이를 만났죠. 그림 그리기도 오랜 취미이자 놀이였습니다. 크레파스를 겨우 잡을 만큼 어린아이일 때부터 좋아했어요. 그런데 성인이 되어 바쁘게 살다보니 그런 취미가 있다는 것조차 잊고 지냈죠. 그렇게 ‘어른의 삶’을 살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려 요가를 시작했습니다. 심신이 안정되면서 그림이라는 취미생활도 다시 시작할 수 있었고 그렇게 고양이, 요가, 그림이 하나로 어우러진 거죠(웃음).

Q. 요가캣 OWME의 모델, 고동이를 더 알고 싶어요!
요가캣의 ‘진짜 주인공’이죠. 고동이가 생후 2개월 때 가정분양을 받아 햇수로 7년째 함께 지내고 있어요. 저의 요가 스승이자 명상 지도자이십니다, 하하하. 고동이가 하루도 빠짐없이 몸 단장을 하고, 스트레칭을 쭉쭉 하는 모습을 보면 참 신기해요.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앉아 있는 모습은 마치 명상에 잠겨있는 것 같다니까요. 제 마음이 불안하거나 초조할 때 고동이의 골골송에 귀를 기울이고 쉼호흡을 크게 하다보면 마음이 차분해져요. 역시 명상 지도자 맞죠? 요즘은 제가 고동이를 먹여 살리는 게 아니라, 고동이가 저를 잘 살게 해주는 것 같아요.
Q. 작품 활동을 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제가 다니는 요가원에서 감사하게도 전시 제안을 해주신 적이 있어요. 수련생들이 요가원을 오가며 요가캣 작품을 감상하실 수 있도록요. 요가원 한 켠에 그림을 대형 출력해서 디스플레이 하고, 다섯 종류의 엽서도 제작 판매했죠. 제가 만든 작품을 판매한 건 그때가 처음이라 너무 신기하고 또 재미있었습니다. 판매수익은 모두 ‘고양이보호협회’에 기부했죠. 생각지도 못한 전시 기회를 얻고, 제가 만든 작품으로 뜻 깊은 일을 했다는 사실 덕분에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Q. 작업 중 어떤 부분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일단 고양이의 요가 자세를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그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제 그림을 본 사람들이 마음 편안해지고 기분 좋아지길 바라요. 작업을 마친 뒤에는 고동이가 종이를 씹어 먹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Q. 갤러리에서 전시회도 하셨다면서요?
지난해 10월 서울 선유도역 인근의 ‘선유도고양이’라는 아담한 고양이 잡화점 & 갤러리에서 그동안의 작품을 모아 여러분들께 보여드렸죠. 그 전에 전시회의 제목부터 스타일, 레이아웃, 음악, 심지어 향기까지 하나하나 계획했어요. 요가로 유명한 인도의 인사말이 ‘나마스떼’인데 ‘나’를 고양이 소리 같은 ‘냐’로 바꾸어 [냐:마스떼] 전으로 이름을 정했죠. 고동이를 모델로 한 요가캣 그림들, 40x50cm 크기 <명상하는 고양이>를 메인으로 하고, 다른 종류의 고양이 모델을 섭외해서 그린 작품을 추가했습니다. 총 18점의 원화 그림 외에도 포스터, 스티커 등 다양한 굿즈도 함께 만나보실 수 있도록 꾸몄습니다. [냐:마스떼] 전을 준비하고 또 진행하면서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우고 얻었다고 생각해요.

Q. 전시회로 얻은 것들 중 가장 소중한 건 무엇일까요.
역시 사람들과의 인연이죠. ‘선유도고양이’는 인스타그램에서 다양한 고양이 관련 상품을 구경하다가 처음 알게 되었어요. 그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개인 전시가 취소된 작가에게 갤러리 공간을 제공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용기 내어 대표님께 문의를 드렸고, 감사하게도 요가캣을 좋게 봐 주셨죠. 전시 준비를 하는 동안 ‘선유도고양이’에서 열리는 다른 작가님들의 전시를 보면서도 많은 걸 배웠어요.
또 전시회장 주변을 돌던 중 ‘고양이가 밟은 쿠키’라는 귀여운 이름의 카페를 발견했어요. 고양이 덕후라면 안 들어가 볼 수 없는 간판이었죠. 카페의 대표 메뉴라는 고양이발자국이 찍힌 쿠키를 구매하면서 사장님께 [냐:마스떼] 전시 구경오시라고 살짝 홍보를 했어요. 그 뒤 정말로 전시 구경을 했다고 연락을 주시면서, 요가캣 작품을 카페에도 걸고 싶다는 제안을 해주셨죠. 기쁜 마음으로 그림을 그려 ‘고밟쿠’ 카페에서도 전시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인연으로 지난해 연말에는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명상하는 고양이 그림을 걸었고, 현재는 카페에서 판매하는 딸기케이크 위의 고양이를 모델로 한 그림이 걸려있습니다.
Q. 요가캣 OWME 작품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요가를 하면 찌뿌듯한 몸이 개운해지고 마음 속 걱정거리도 잊을 수 있어요. 그것처럼 요가캣을 찾으신 분들도 제 작품으로 마음이 편해지고 기분이 좋아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심신이 답답할 때 요가캣처럼 몸을 쭉쭉 펴고 잠시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해보세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몸과 마음이 가벼워질 거에요!
자료 제공 요가캣 OWME
에디터 박재림
해당 글은 MAGAZINE C 2021년 3월호에 수록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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