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기지개 켜는 미용 시장..M&A로 대비하는 대기업

김연지 입력 2021. 9. 22.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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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국내 1위 보툴리눔 톡신 기업 휴젤 인수
LG생활건강, 비건 헤어케어 브랜드 보인카 인수
아모레, 더마 시장 반짝에 에스트라 흡수합병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환에 대비해 미용 관련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계적으로 미용 시장에 대한 수요가 서서히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는 데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그간 억눌렸던 뷰티 시장이 기지개를 켜면서 이들 기업도 이에 따른 추가 이익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고조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들이 미용 관련 기업에 대한 M&A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078930)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내 1위 보툴리눔 톡신 기업 휴젤(145020)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GS는 지난 8월 말 싱가포르 펀드 CBC그룹과 IMM인베스트먼트, 중동 국부펀드 무바달라인베스트먼트 등과 구성한 컨소시엄을 통해 휴젤 지분 46.9%를 1조7000억원에 인수했다.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나면서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 등 의료 미용 시장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펼친 행보다.

실제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 등에 따르면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2019년 48억달러(약 5조7000억원)에 달했고, 연 평균 7.5%씩 성장해 2027년에는 77억달러(9조1500억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국내 증권 업계 한 관계자는 “락다운을 비롯한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 제조사들은 지난해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다”면서도 “위드 코로나 시대가 언급되어온 올해 상반기 들어 미국과 중국,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 수출 실적이 회복되고 있어 시장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상 활동이 재개됨에 따라 의료미용 분야뿐 아니라 순수 뷰티 기업에 대한 M&A도 두각을 드러낸다. LG생활건강(051900)은 최근 미국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폭스’를 보유한 보인카의 지분 56%를 117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알틱폭스는 패션 염모제를 판매하는 비건 헤어케어 브랜드다. 식물 기반의 헤어 라이트닝 제품과 드라이 샴푸, 헤어크림, 염색 도구 등 50여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알티폭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디지털 마케팅으로 전세계 M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끈 브랜드인 만큼, LG생활건강이 이 부분에도 큰 점수를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뉴노멀 트렌드를 반영한 신성장 동력 확보뿐 아니라 미래 주요 고객층인 세계 MZ 세대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인수로 LG생활건강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며 고객층을 다양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알티폭스 패션 염모제는 MZ세대에게 인기를 끌며 자사몰뿐 아니라 아마존과 샐리뷰티, 얼타뷰티에서 헤어 컬러 제품군 상위 3위에 속하는 인기 브랜드로 이미 자리 잡았다”며 “미국 하이엔드 패션 헤어케어 시장뿐 아니라 이후 유럽, 아시아 권역으로 확장해 장기적으로 글로벌 프리미엄 헤어케어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회사 흡수합병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고 나선 곳도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자회사이자 더마 화장품 브랜드인 에스트라를 흡수합병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더마 화장품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행보다.

더마 화장품 시장은 마스크 착용 일상화로 피부에 순하고 안전한 성분의 화장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P&S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세계 더마화장품 시장은 2025년 9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의 성장세가 무섭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지난해 중국 더마 화장품 시장은 2019년 대비 20% 대(4조5000억원)의 고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번 합병으로 아모레퍼시픽은 더마 화장품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에스트라는 지난해 중국 최대 온라인 플랫폼인 알리바바에 브랜드관을 여는 등 중국에서의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왔다”며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되면서 민감해진 피부를 케어하고자 하는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지 (ginsbur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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