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과열 청약 경쟁
현재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정부의 대출 규제다. 집을 사고 싶어도 대출을 받지 못해 실행하기 어렵다. 최근 거래절벽의 큰 이유 중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오피스텔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기록적인 경쟁률을 기록한 오피스텔의 실내 모습과 함께 시장 상황을 알아봤다.
◇고분양가 논란 오피스텔 잇따라 청약 성공


대우건설이 지난 3일 청약을 접수한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 AK 푸르지오’ 오피스텔 96실 모집에 총 12만5919명이 몰려, 1312대1의 기록적인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78㎡로 국민평형 크기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분양가가 9억원 후반에 이르러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다.
그런데도 흥행에 성공했다. 청약 접수 당일 한꺼번에 신청자가 몰리면서 홈페이지가 다운되기까지 했고, 결국 신청 마감 시간을 오후 5시에서 자정까지로 연장해 접수를 받았다.

경기도 과천 별양동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오피스텔 89실도 12만4426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1398대1을 기록했다.
이 오피스텔은 전용84㎡ 기본형 분양가가 16억1800만원으로 책정됐다. 평당 분양가로 하면 4758만원에 이른다. 테라스형은 17억6600만원, 펜트하우스형은 22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는데 결국 12만명 넘는 인파가 몰리면서 1400대1에 육박하는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격이 22억원에 이르는 펜트하우스형도 1000대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부동산시장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공간 활용이나 생활 측면에서 일반 아파트보다 불편해 통상 인기가 떨어지는데, 최근 아파트 구매가 워낙 어려워지면서 높은 가격에도 큰 인기를 끌었다”고 했다.
◇규제 빈 틈이 원인


인기 원인은 규제 틈새에 있다. 일반 아파트는 각종 규제를 받지만, 오피스텔은 청약통장과 청약 가점 필요 없이 100%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는다. 청약통장, 거주지 제한, 주택 소유 여부를 따지지 않고, 취득세 중과 대상도 아니다. 그러면서 집값의 7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고, 100실 미만 오피스텔은 전매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규제 틈새를 노린 투자 수요가 대거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지역도 오피스텔은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다. 지난 달 분양한 인천 서구 ‘연희공원 푸르지오 라끌레르’ 전용82㎡ 펜트하우스 가격이 9억1290만원에 달했다. 이 지역 집값을 감안하면 무척 높은 가격이다. 하지만 118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두 팔렸다.


경기도 고양시 ‘고양 화정 루미니’ 전용 84㎡(7억6000만원)도 고분양가 논란이 나왔지만 완판됐다.
기존 오피스텔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다. 10월 말 기준 서울 오피스텔 평균 매매 가격은 2억9076만원으로 1년 전(2억6498만원)보다 9.73% 올랐다. 직전 1년 상승률(4.56%)의 두 배가 넘는다. 서울은 약과다. 경기(20.85%), 인천(21.24%)의 오피스텔 가격은 폭등 수준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추격 매수는 섣부르다고 경고한다. 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 선호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 조정이 올 경우 가장 먼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유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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