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출입금지' 붙인 사장님이 겪은 진상 교수 실태

대학가에서 ‘No Professor Zone(노 프로페서 존·노 교수 존)’ 팻말을 용감히 써 붙인 술집이 있다. 교수님은 출입 금지인 술집이라니 대학원생에게는 그리스 자유로운 토론장의 상징인 ‘아고라’나 한반도 평화의 상징 ‘DMZ’ 같은 곳인가… 유튜브 댓글로 ‘노 프로페서 존을 내건 술집 근황을 취재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결국 그 팻말 내렸다고 하더라…

무위로 끝난 노 프로페서 존

최근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No Professor Zone’ 술집 팻말. 교수는 입장하지 말라는 뜻인데 음.. 교수가 못오면 손님이 줄어들텐데? 수소문해서 이 술집이 어디인지 알 수 있었는데 부산시 금정구에 위치한 '카페 문달레'였다. 이곳에 연락해 사장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왜 ’노 프로페서 존‘을 내걸었는지.

황모(35)씨·카페 문달레 사장
“첫 번째는 근처 교수님들께서 방문하셔서 흔히 진상 손님이라고 할 법한 그런 사건들이 몇 번 있었는데스스로 내가 교수다라고 하시다 보니까… 사실 그것보다 더 주된 이유는 저희 가게 단골손님들이 대학원생들이랑 대학생들인데 혹시라도 교수님을 마주치거나 하면 굉장히 어색한 상황이 생길 것 같아서…”

‘카페 문달레’는 크래프트 칵테일 전문점인데 크래프트 칵테일이란 얼음 등 각종 재료, 유리잔까지 하나하나 수제로 정성들여 만드는 칵테일이다. 대학가에 있고 술의 가격대도 꽤 있으니 주요 손님은 대학원생이나 사회 초년생들. 그런데 이곳에서 마음 편히 술을 마셔야 하는데 옆 테이블에 교수님이 계시면 왠지 각 잡고 거수경례해야 할 것만 같다.

이 질문을 안 할 수가 없었다. 교수가 어떤 진상을 피웠나요?

황모(35)씨·카페 문달레 사장
“만취해서 오셔서 막 드러눕듯이 누우셔서 목소리도 크게 소리도 지르셨다가 저한테 반말하셨다가 시비를 거시다가… 다른 한 분은 카드 IC 칩이 손상돼서 결제가 안 되는 상황이 있었는데 제가 혹시 다른 결제 수단이 없는지 물어보니까 마구 화를 내시더라고요. 내가 교수인데 내 카드가 왜 안 되느냐…”

사실 진상 손님은 많았는데 유난히 교수님들만 ‘내가 교순데~’라며 직업을 밝혔다고 한다. 정말 대단하신 교수님들. 일부겠지만 권위의식에 쩔어 갑질하고 민폐를 끼치는 교수님들은 여전히 많고, 그러니 지성의 상징인 교수들마저 출입금지의 대상이 돼버린 것 같아 씁쓸하다.

그건 그렇고 노 프로페서 존이 알려진 뒤 가게는 괜찮을까. 안타깝지만 대한민국 최초의 ‘노 프로페서 존’이라 할 수 있는 팻말은 내렸다고 한다. 이 팻말이 뉴스가 되고 화제가 되면서 이 대학 교수협의회가 교수 전체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라며 팻말을 좀 철거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 또 요즘 시험 기간이라 노 프로페서 존이 화제가 됐다고 해서 손님이 더 오거나 그런 건 전혀 없다고 했다. 괜히 마음 고생만 늘어난 상황.

사장님은 한사코 자신은 교수에 대한 나쁜 감정이 전혀 없다고 했다. 또 언론에서 교수 갑질에 대한 분노라는 측면에서 너무 주목하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고 했다. 그런데도 ‘노 프로페서 존’이 유독 관심을 끄는 건 그동안 알게 모르게 확산돼왔던 교수들의 갑질 문화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 대가 있고, 그 해결책으로 ‘노 프로페서 존’이라는 방식이 제시된 것에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학위가 족쇄가 돼 교수의 눈치를 살피는 대학원생들, 교수 자리라는 희망 고문 속에 비정규직 시간강사로 최저시급을 받으며 고생하는 박사들에게는 정말 ‘노 프로페서 존’이 눈치 안 보고 자유롭게 말하는 아고라나 DMZ, 대나무숲 같은 곳일 수 있다. 문달레 사장님도 비슷한 얘기를 하더라. 

황모(35)씨·카페 문달레 사장
“1931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최초의 노 프로페서 존을 지정하려고 했던 이유는 정말 말 그대로 대학원 손님들이 좀 편하게 왔으면 좋겠다는 것… 적어도 여기서는 (교수들이) 내가 잘난척하거나…  않아야겠다는 그런 마음가짐을 줄 수 있는 그냥 그 정도 메시지 정도로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