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일한 두산 사무실 정리한 박용만..청소 아주머니 손잡고 감사 인사

류정민 기자 2021. 11.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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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을 떠나는 박용만 회장이 22년간 머물던 사무실을 정리하며 소회를 남겼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서울 동대문구 소재 두산타워 33층 사무실 사진과 함께 "마지막 방 정리를 하다 보니 이 방에서 지내 온 시간이 되돌아온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두산그룹 초대 회장인 고(故) 박두병 회장의 5남인 박 회장은 1983년 두산건설을 시작으로 두산그룹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1998년부터는 그룹 지주사인 ㈜두산의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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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타 33층 사무실 떠나며 소회, "오늘날 두산 만든 대부분 결정 내린 방"
"동대문시장 치열한 삶 보며 기업인이게 앞서 한 사람 국민이라는 자각"
박용만 회장/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두산그룹을 떠나는 박용만 회장이 22년간 머물던 사무실을 정리하며 소회를 남겼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서울 동대문구 소재 두산타워 33층 사무실 사진과 함께 "마지막 방 정리를 하다 보니 이 방에서 지내 온 시간이 되돌아온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박 회장은 이어 "이 건물로 이사를 온 것이 1999년이다. 그로부터 오늘까지 22년을 이 방에서 일했다"라고 했다.

두산그룹 초대 회장인 고(故) 박두병 회장의 5남인 박 회장은 1983년 두산건설을 시작으로 두산그룹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1998년부터는 그룹 지주사인 ㈜두산의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는 '형제 경영'의 전통에 따라 두산그룹 회장으로서 두산그룹을 이끌었다.

그는 특히 셋째 형인 박용성 회장과 함께 식음료 중심의 두산을 중공업 중심으로 바꾼 구조조정 과정을 언급했다.

박용만 회장이 22년간 사용해 온 두산타워 33층 집무실.<출처=박용만 페이스북>© 뉴스1
박용만 회장이 22년간 사용해 온 두산타워 33층 집무실에서 바라본 서울 강북 쪽 풍경.<출처=박용만 페이스북>© 뉴스1

박 회장은 페북에서 "2000년에 한국중공업을 인수해 두산중공업으로 만들고, 2004년에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해 두산인프라코어를 만들었다"며 "2007년에 밥캣을 인수했고, 그 외에도 많은 기업을 인수했다"고 했다.

이어 "사람이 미래라는 생각의 두산웨이를 2012년에 쓰고 발표했고, 2014년에 퓨얼셀 사업과 로봇 사업 등 미래를 위한 새 사업을 시작했다"며 "그렇게 오늘의 두산을 만든 대부분을 이 방에서 결정했고 만들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숨 가쁘게 달려와야 했던 두산그룹 재직시절에도 늘 그의 시선을 끌었던 동대문 일원과 시장에 대한 이야기로 글을 이어갔다. 그는 "사진에서 보다시피 서울의 북쪽을 둘러싼 산들이 병풍처럼 한눈에 보이는 이 방은 누구나 그 풍광에 감탄한다. 그런데 내 눈을 끄는 것은 그 아래 동대문 뒤쪽의 다닥다닥 집들이 힘겹게 몰려 있는 동네와 치열한 삶들이 있는 시장이었다"고 했다.

박 회장은 "큰 쌍안경을 사다 놓고 매일 그곳의 삶을 보는 것은 기업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생각하게 해줬고, 내가 기업인이기에 앞서 한 사람의 국민이라는 자각을 하게 해줬다"고 했다.

박용만 회장이 22년간 사용해 온 두산타워 33층 집무실에서 바라본 동대문 일원.<출처=박용만 페이스북>© 뉴스1

박 회장은 함께 일했던 두산그룹과 임직원들과 작별해야 하는 아쉬움도 표했다.

그는 "그룹 회장을 내려놓은 벌써 6년 가까이 되어가니 사실 떠나는 실감이 그리 크진 않지만, 그래도 뒤에 남은 그룹의 사우들을 생각하면 별리의 무게가 가볍지만은 않다"고 했다.

이어 "상의를 떠날 때도 인프라코어를 사임할 때도 타이틀이나 단체나 기업을 떠나는 것은 괜찮았다. 그 속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들과 떨어지는 것이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일일이 다니며 손이라도 잡고 싶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어색할 것 같았다"며 "단지 내 방을 오랫동안 깨끗하게 청소해 주신 아주머니와 육척 거구로 안내데스크를 역시 오랜 세월 지켜준 친구, 이 두 사람의 손을 잡고 감사의 인사를 했다"고 적었다.

박 회장은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직장과 일터가 되기를 기도하며 두산의 명함을 내려놓는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박용만 회장이 22년간 사용해 온 두산타워 33층 집무실에 걸려 있는 박 회장의 메모.<출처=박용만 페이스북>© 뉴스1

박 회장은 지난 10일 두산그룹을 통해 "두산경영연구원 회장직에서 사임하며, 두 아들인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과 박재원 두산중공업 상무도 각자의 전문 분야에 맞는 커리어를 위해 그룹 임원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재단법인 '같이 걷는 길' 등을 통해 지역 사회에 대한 봉사, 소외계층 구호사업 등 사회 기여에 힘쓸 계획이다.

두산은 장남인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은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분야 전문가로서 유망 회사 육성과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개발을, 박재원 두산중공업 상무는 스타트업 투자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만 두산경영연구원 회장(가운데)과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우측), 박재원 두산중공업 상무 등 삼부자가 2015년 한국시리즈가 열린 잠실야구장에서 셀프로 촬영한 사진. 이번에 삼부자 모두 두산에서 모든 직에서 물러나 독립한다.<출처 = 박서원 인스타그램>. © 뉴스1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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