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플립 vs Z플립3, 뭐가 다를까?
안녕, 디에디트의 유일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유저 에디터B다. 지난주 금요일부터 갤럭시 Z플립3(이하 ‘Z플립3’)를 사용하고 있다. 직접 산 제품은 아니고, 회사에서 리뷰용으로 구입한 것이다. 이 제품이 사무실에 도착할 때만 해도 다른 누군가(아마도 에디터H)가 리뷰용으로 쓰는 줄 알았는데, 내가 이렇게 쓰고 있을 줄은 몰랐다. 써보기 전에는 디자인 빼고는 큰 감흥이 없었는데 막상 써보니 너무 좋아서 돌려주고 싶지 않다. 돌려주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오늘부터 고민해봐야겠다(예를 들어 1년짜리 롱텀 리뷰를 한다거나). 오늘은 본격 리뷰에 앞서서 갤럭시 Z플립(이하 ‘Z플립’) 유저가 생각하는 두 제품의 결정적 차이에 대해 아주 간단하게 써보려고 한다. 기변을 고민 중인 Z플립 유저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다. 그럼 시작한다.
[1]
각진 그립감
그립감이 달라졌다. 모서리가 둥글었던 Z플립과 달리 Z플립3의 모서리는 각져 있다. 손으로 쥐었을 때 부드럽게 손으로 쏙 들어오는 느낌은 나지 않는다. 네모나고 단단한 느낌이 손바닥 전체에 전해진다. 이건 취향에 따라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다. 매장에 가서 꼭 쥐어보기를 바란다.
[2]
유광에서 무광으로
Z플립은 스마트폰 바디 전체가 유광이었다. 덕분에 손에서 잘 미끄러지지 않고 착 붙어있는 느낌이었다. Z플립3의 측면은 무광, 후면은 유광으로 되어 있다. 케이스 없이 한 손으로 쥐고 사용할 때 약간 불안한 느낌이 있다. 디자인적으로는 더 고급스럽다.
[3]
지문이 덜 묻는다
내가 사용한 미러 퍼플은 지문이 정말 잘 묻는 컬러였다. 물론 다른 컬러도 잘 묻긴 했지만 미러 퍼플은 유독 심해 보였다. Z플립3는 지문이 덜 묻는다. 미세한 차이가 아니라 확연한 차이다. 지금까지는 미러퍼플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기 전에 옷소매로 닦는 의식을 거쳤는데 Z플립3를 보여줄 때는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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뻑뻑한 힌지
힌지가 1.5배 정도 뻑뻑한 느낌이 든다. 1세대는 정말 부드러웠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차이가 크게 다가온다. 하지만 폴더블폰을 인생 처음 쓰는 사람에겐 불편함을 줄 정도인지 모르겠다. 이런 변화 덕분에 장점이 하나 생겼다. 폰을 반쯤 접은 채 브이로그를 찍을 때가 있는데, 상판이 견고하게 고정되어 있어서 안정감을 준다.
[5]
커버 디스플레이 배경화면 설정하기
커버 디스플레이가 1.1인치에서 1.9인치로 커졌다. 덕분에 활용성이 훨씬 좋아졌다. 일단 커버 디스플레이 배경화면을 설정할 수 있는데, 움짤로도 배경을 설정할 수 있다. GIF 파일로 잠금 화면을 설정하는 건 이전 갤럭시 시리즈에서도 가능했지만, 커버 디스플레이에서 적용해보니 심미적으로 차이가 크다. 이건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배경화면으로 아이유로 설정한 것을 보자. 덕질하기에 좋은 기능이다.
[6]
접은 상태에서 삼성페이
Z플립에서 삼성페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다. 폰을 열고, 하단에서 카드를 쓸어 올린 후 지문 인식 후 결제를 한다. Z플립3에서는 폰을 열지 않고 바로 결제할 수 있다. 왼쪽으로 스와이프하여 다른 카드를 선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활용성도 좋다. 검은색 바탕에 카드 디자인이 부각되는 UI 덕분에 예쁜 카드 디자인을 쓴다는 것에 보람을 느낄 수도 있다. 위 카드는 하나카드 데일리원큐+ 비자 한정판 카드다. 한국 최초의 신용카드 디자인을 적용한 카드로 8월 한 달 동안만 발급받을 수 있었다.
[7]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메시지
커버 디스플레이에서 메시지를 바로 읽을 수 있다. 물론 이전에도 메시지 내용을 읽을 수는 있었지만, 긴 내용 전체를 확인하는 건 어려웠다. 내용이 흘러가는 걸 하염없이 지켜봐야 했다. 몹시 불편했다. 아, 혹시 어떤 UI인지 기억이 안 나는 분들을 위해 참고 사진을 첨부했다.
아이콘을 누르면 다섯 글자씩 왼쪽으로 지나가고 한번 더 누르면 ‘알림을 자세히 보려면 휴대전화를 여세요’라는 안내 문구가 나온다.
Z플립3에서는 커버 디스플레이 안에서 알림을 확인한 후 지우는 것도 가능해졌다. 하나씩 지울 수도 있고 모든 알림을 다 지울 수도 있다.
[8]
스테레오 스피커로 업그레이드
모노 스피커가 스테레오 스피커로 업그레이드되었다. 나는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거나 노래를 들을 때 무조건 버즈 플러스를 연결했다. 그래서 모노 스피커가 얼마나 별로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번에 Z플립와 Z플립3를 비교해서 음악을 들어보니 그 차이가 너무 컸다. ‘모노 스피커가 이렇게 구린 거라니…’ 왜 진작 스테레오 스피커를 넣어주지 않은 건지 삼성의 마음을 알 수가 없다.
[9]
손톱 찍힘? 걱정 없다
삼성에 따르면 화면 필름 내구성이 80% 높아졌다고 한다. 손톱이 화면에 닿았을 때 느낌이 확실히 달랐다. 이전보다 더 단단했고, 이제야 비로소 유리 비슷한 것에 부딪치는 느낌이 들었다. 일주일 정도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했는데, 손톱 찍힘 흔적이 전혀 남지 않았다. 의도를 가지고 강하게 손톱으로 누르면 자국이 남을 수도 있겠지만 일상 생활에서는 그럴 일이 없을 것 같다. 위 사진은 Z플립으로 열정적인 게임 플레이의 흔적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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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Hz 주사율로 업그레이드
60Hz 주사율이 120Hz로 높아졌다. 가변 주사율이기 때문에 앱의 지원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지원하는 앱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스타그램이나 크롬에서 스크롤링만 해도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 모바일에서 도대체 왜 120Hz 주사율이 필요한지 궁금하다면 가까운 매장에서 한 번 체험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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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X8 방수
이제는 방수가 된다. 비 오는 날 조마조마해 하며 폰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이 든다. 왜 진작 방수 기능을 넣어주지 않은 걸까. 일 년 반 만에 너무 많은 업그레이드가 되어 돌아온 걸 보니 당황스러울 정도다.
Z플립3를 일주일 정도 사용해보고 결론을 내렸다. ‘나는 이제 접히지 않는 폰에는 흥미가 없다’ 조만간 나온다는 아이폰 13도, 서피스 듀오도, 픽셀 6에도 관심이 가지 않는다. 다 거기서 거기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것 하나 만큼은 확실히 말해두어야겠다. Z플립3는 폰을 헤비하게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적절하지 않다. 발열도 심하고, 배터리 타임도 길지 않기 때문에 게임을 많이 하거나 영상을 많이 찍거나 여러 가지 앱을 많이 쓴다면 추천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