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삼성보다 스텔란티스 손 먼저 잡았다

김동훈 입력 2021. 10. 18. 15:58 수정 2021. 10. 1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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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스텔란티스, 합작법인 설립키로
40GWh 규모..양사 4조원 투자 전망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LG에너지솔루션(LG화학 자회사)이 완성차 업체인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당초 스텔란티스가 삼성SDI와 협력해 공장 설립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는 점에서 의외의 조합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1위 제너럴모터스(GM)와 손잡고, SK이노베이션('SK온'의 모회사)은 2위 포드와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한 바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SDI도 스텔란티스 손을 잡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완성차-배터리 업계의 합종연횡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셀·모듈 공장 짓고 2024년부터 생산

LG에너지솔루션은 18일 스텔란티스와 북미 지역에 연간 4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 모듈 생산 능력을 갖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40GWh는 약 4조원 규모의 공동 투자가 요구되는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각사 부담 비중은 결정되지 않았다. LG는 GM과의 합작법인을 통해 제2합작공장(35GWh) 투자에 2조7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바 있는데 이 공장은 배터리 셀 위주로 생산한다.

공장 부지의 경우 북미 지역에서 유력 후보지를 두고 최종 검토 중이다. 내년 2분기 착공해 오는 2024년 1분기부터 생산이 목표다. 합작법인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스텔란티스의 미국, 캐나다, 멕시코 공장에 공급돼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할 예정이다.

스텔란티스는 이탈리아와 미국이 합작한 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 자동차업체 '푸조시트로엥'(PSA)이 합병해 올해 1월 출범했다. 크라이슬러, 피아트, 마세라티, 지프, 시트로엥 등 14개 브랜드가 있다. LG엔솔은 2014년 크라이슬러 퍼시피카(Pacifica) 배터리를 수주한 것을 시작으로 협력을 이어왔다.

/그래픽=LG에너지솔루션

LG엔솔 고성장과 IPO도 긍정적 영향

이번 합작법인 설립이 LG엔솔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일단, 생산능력이 급증한다. 오는 2025년 무렵 LG는 북미 지역에서만 15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이다. 

스텔란티스 합작법인(40GWh) 외에도 △오하이오주 GM 합작법인 1공장(35GWh) △테네시주 GM 합작법인 2공장(35GWh)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 및 독자적인 신규 추가 투자(40GWh)를 진행중이다.

무엇보다 LG엔솔은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여전한 경쟁력을 외부에 과시하게 됐다. 특히 GM 전기차에 납품한 배터리의 안전성 문제로 리콜을 진행하면서 잠시 주춤한 뒤 최근 재개한 기업공개(IPO) 추진에도 긍정적 신호라는 분석이다.

LG엔솔은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스텔란티스는 전동화 전략에서 경쟁력 있는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고, LG에너지솔루션은 차별화된 기술력과 양산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존 연내 목표에서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IPO 시점에 대해선 "한국거래소의 상장 관련 심사 일정에 달린 것"이라며 확답하지 않았다.

삼성SDI는?

한편, 삼성SDI도 여전히 스텔란티스와 같은 미국 완성차 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스텔란티스가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전환에 약 41조원(300억유로)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LG 단독으로 이를 소화할 수 있는 규모는 아니라는 점에서다. 특히 스텔란티스는 오는 2030년까지 유럽 판매 차량의 70% 이상, 미국의 경우 40% 이상을 전기차로 판매하겠다고 했다.

스텔란티스도 이같은 전기차 전략을 발표한 지난 7월 'EV 데이 2021'에서 LG뿐만 아니라 삼성SDI로부터도 배터리를 공급받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들의 합작법인 설립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었다.

아울러 삼성은 국내 배터리 사업자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내 합작법인 파트너사가 없으며, 미국이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를 발효하면서 현지 배터리 생산이 필수적인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도 "스텔란티스와의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은 한 기업만 독점적으로 하는 조건은 아닌 것으로 안다", "삼성SDI도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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