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휠 브랜드가 보여주는 프리미엄 삼륜 스쿠터, 푸조 모터사이클 메트로폴리스

모터사이클을 흔히 ‘바이크’라고 얘기하는데, 여기에 포함하기 어려운 모델이 있다. 바로 바퀴가 3개인 트라이크다. 바이크의 어원인 ‘바이시클(bicycle)’의 ‘bi’가 두 개의 바퀴를 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3개의 의미를 담은 ‘tri’를 앞에 덧붙여 ‘트라이크’라는 명칭을 쓰는 것이다.

이처럼 윤거가 넓으면 넘어질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리와코사의 트라이크.

이 트라이크는 바이크와의 구조적 차이로 인해 강력한 장점을 갖는다. 바로 넘어지지 않는다는 것. 물론 나란한 2개 바퀴의 윤거가 넓은 모델은 넘어지지 않겠지만, 이 윤거가 좁다면 넘어질 수도 있긴 하다. 그래도 2개의 바퀴와 3개의 바퀴의 접지력은 크게 차이가 나고, 전도의 위험성을 크게 줄여주기 때문에 안전하게 모터사이클을 이용하고 싶은 사람들은 이 쪽을 선택하기도 한다.

유럽 도시에서는 트라이크를 타고 타니는 직장인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 트라이크가 활성화된 지역은 바로 유럽이다. 유럽 브랜드들 중 푸조나 피아지오, 질레라 등의 브랜드에서 트라이크를 오랫동안 선보여온 덕분에 유럽을 여행하다보면 거리에서 심심치 않게 트라이크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유럽 브랜드들의 트라이크의 강점이라고 한다면 역시 틸팅 락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정 속도 이상에서는 각각 움직이는 앞바퀴의 서스펜션이 일정 속도 이하로 내려가면서부터는 꼿꼿이 선 채로 고정되기 때문에 주행 중 신호에 걸려도 발을 내릴 필요가 없다. 그 얘기인 즉슨 비 오는 날에 스쿠터를 타도 발이 비에 젖을 일이 없다는 것. 이런 이유로 유럽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출퇴근을 비롯한 다양한 이동수단으로 트라이크를 자주 활용하고 있다.

이런 트라이크 중 유명한 것으로 푸조 모터사이클의 메트로폴리스가 있는데, 올해 푸조 모터사이클의 국내 공식수입원이 다빈월드(대표 고재희)로 변경되며 이 메트로폴리스의 신형이 국내에 출시된다고 한다. 어떤 모델이며 어떤 기능들을 갖고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자.

푸조의 첫번째 트라이크 프로토타입 하이모션3

메트로폴리스가 처음 출시된 것은 2013년이지만, 그 시초가 되는 모델은 조금 더 일찍 선보였다. 푸조는 2008년 파리 모터쇼에서 하이모션3(HYmotion3) 프로토타입을 통해 트라이크 콘셉트를 선보였다(1984년에도 동명의 50cc 모델이 있었으나, 트라이크가 아닌 일반 2개의 바퀴를 가진 스쿠터 형태였다). 당시에는 지붕이 장착된 이 모델로 비오는 날에도 비옷 등을 갖출 필요 없이 편하게 운행할 수 있는 스쿠터를 생각한 듯하다. 이름의 ‘하이’는 하이브리드를 뜻하는 것으로, 125cc 엔진과 앞바퀴 쪽에 장착된 2개의 전기모터의 조합으로 구동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러한 콘셉트는 다음에 밀라노에서 열린 EICMA에서도 이어지는데, 지붕은 사라졌지만 하이브리드 방식의 동력계는 유지해 300cc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물론 모터사이클용 하이브리드가 당시뿐만 아니라 지금 현재까지도 현실화되지 못한 기술인 만큼 실제 양산형태로 이어지진 않았다. 푸조는 하이브리드 대신 일반 내연기관을 이용한 양산 버전의 메트로폴리스를 2011년과 2012년 EICMA에서 선보이며 본격 생산에 돌입하게 된다.

2013년 처음 출시된 푸조 메트로폴리스

2013년 처음 선보인 메트로폴리스는 듀얼 헤드라이트와 큼지막한 라디에이터 그릴 등 푸조 508과 닮은 전면부 디자인이 인상적인 모델이었다. 푸조 508이 프리미엄 세단의 포지션을 취하고 있으니, 스쿠터계의 세단인 메트로폴리스에 이와 닮은 디자인을 담아 프리미엄의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했던 것. 자동차와 모터사이클 모두를 생산하는 식스휠(Six Wheel) 브랜드만이 가능한 방식이었다.

400cc 수랭 단기통 엔진의 준수한 성능과 높은 연비 덕분에 커뮤터 시장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탑재된 399cc 수랭 단기통 엔진은 37.2마력/7,250rpm의 최고출력과 38.1Nm/5,500rpm의 최대토크로 도심이나 교외 어디서든 부족함이 없는 준수한 성능을 갖췄다. 연비는 25km/L에 달할만큼 우수해 커뮤터로써의 역할은 물론이고 장거리 투어링에 사용하기에도 문제 없을 정도로 경제성이 뛰어났다.

메트로폴리스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DTW(Dual Tilting Wheel)이 적용된 앞바퀴

2개의 바퀴가 장착된 앞 서스펜션에는 DTW(Dual Tilting Wheel)를 적용해 방향을 전환할 때 각 바퀴에 연결된 서스펜션이 독자적으로 작동하지만, 10km/h 이하의 속도에서 스로틀을 되돌리면 전자식으로 고정됐다. 이 기능은 지금까지도 메트로폴리스에 이어지고 있다.

연동 브레이크로 충분한 제동성능까지 확보했다.

브레이크는 전후 연동식(뒷 브레이크 작동 시)에 풋 브레이크를 더해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 차체가 큰 만큼 주차 시 안정적으로 세우기 위한 파킹 브레이크가 적용됐고,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당시에는 드문 스마트키도 적용되어 있었다. 이 밖에도 조절식 윈드 스크린, TPMS 등 지금봐도 프리미엄 스쿠터다운 장비들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

2017년 유로 4 환경규제에 맞춰 선보인 신형 메트로폴리스

2017년에는 유로 4 환경규제에 맞춰 신제품이 선보였다. 엔진 성능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연비를 30.6km/L로 20%나 끌어올리는 괴물같은 업데이트로 경제성을 크게 높였다. 또한 컨티넨탈과 닛신 등 브레이크 관련 제조사들과 함께 손을 잡고 ABS 브레이크 시스템을 개발, 이전보다 23% 더 빨리 차체를 멈춰세울 수 있게 됐다. 또한 급제동 시 후방 차량에 위험 상황임을 알리는 긴급 제동 신호 기능이 탑재되는 등 당시로는 혁신적인 기술들이 대거 적용됐다.

컨티넨탈과 닛신과 협력해 새로운 브레이크 시스템을 개발, 제동력을 크게 끌어올려 안전성을 높였다.

섀시와 서스펜션을 재설계해 강성을 50% 끌어올려 핸들링을 개선하고 조향 반응성을 높였다. 편의장비도 강화됐는데, 12V 시거잭 대신에 USB 포트를 제공해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편의를 고려했으며, 시트 하단 수납함은 풀페이스 헬멧 수납이 가능하도록 공간을 확장했다.

2020년 유로 5에 대응한 신형 메트로폴리스는 여러 편의사양을 업데이트했다.

2020년 모터사이클 환경규제가 유로 5로 강화됐고, 푸조에서도 이에 맞춰 신제품을 공개했다. 외관에서는 푸조의 상징인 사자를 본따 헤드라이트 좌우에 사자 송곳니 모양의 주간주행등을 더해 날카로운 이미지를 더했다. 등화류에는 LED를 적용해 세련된 이미지를 살리는 동시에 높은 광량으로 넓은 시야 확보에 도움을 준다.

푸조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사자 송곳니 형상을 주간주행등에 담아 일체감을 준다.

유로 5 환경규제에 맞춘 파워모션 400cc 엔진은 36.1마력/7,250rpm의 최고출력과 38.1Nm/5,750rpm의 최대토크로 135km/h의 최고속도를 낸다. 저회전 영역에서의 토크를 높이고 조용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하는 LFE 기술이 적용되어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앞선 모델에 장착됐던 다양한 편의기능들은 그대로 이어지며, 여기에 5인치 TFT 스크린을 계기판에 탑재해 차량 정보를 선명한 화질로 전달한다. 

푸조 메트로폴리스는 2014년 첫 출시와 함께 국내 시장에서도 '개성있는 삼륜 스쿠터'로 소개되며 적은 수이지만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모델이다. 여기에 이번에 새로 공식수입원이 된 다빈월드가 국내 수입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긴 시간 사업을 이어오며 쌓은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만큼, 국내에 선보이게 될 3세대 메트로폴리스를 시작으로 국내 시장에 ‘프리미엄 삼륜 스쿠터’라는 새로운 문화의 바람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