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부작용 그후] ⑥ 외국에선.."신고절차 쉽고, 이상증상도 투명 공개"
외국서 부작용 밝혀져도, 질병청 "몇가지 문헌만으론 인과성 인정 안돼"

(서울=연합뉴스) 권선미 기자 문혜원 인턴기자 = 코로나19 백신은 개발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용화됐다. 그러다 보니 밝혀지지 않은 부작용이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정부 당국은 "국제적으로 인과성이 인정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은 아나필락시스와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이며, 이 경우가 아니면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은 피해 신고자 측에서 외국에서 연구를 통해 밝힌 백신 부작용 관련 자료를 근거로 제출해도 소극적으로 인과성을 인정해왔다.
"백신 부작용 관련 연구결과 적극 수용했으면"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일부 국가에서는 백신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밝혀지면 접종을 중단하기도 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승인 심사 (PG) [장현경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11/05/yonhap/20211105061025083nvui.jpg)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 4개국은 모더나 백신 부작용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해 모더나 2차 접종 후 심근염과 심낭염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결론을 얻었다. 특히 30살 이하 남성에서 심근염이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스웨덴은 30세 이하 젊은 층, 덴마크는 12~17세 미성년자, 핀란드는 30세 이하 남성에 대한 모더나 백신 접종을 중단했다.
미국에서도 화이자 백신과 비교해 모더나 백신을 접종한 젊은 남성의 심근염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모더나 백신이 청소년에게 심근염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며 긴급 사용 승인을 연기했다. 모더나는 지난 6월 12~17세 청소년에 대한 자사 백신의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했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치대학 연구팀도 지난 8월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은 1차 접종군 분석에서 대뇌정맥동혈전증, 장간막혈전증, 문맥혈전증 또는 정맥혈전색전증이 동반된 혈소판 감소증이 유사한 수준에서 발생했으나, 모더나 백신에선 눈에 띄게 발생률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 투자도 활발하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많은 여성이 백신 접종 후 생리불순을 겪는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연구비 167만 달러(약 20억원)를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부인과 등 5개 기관에 투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이 신종 백신인 만큼 과거 부작용이 밝혀진 사례가 없기 때문에, 부작용에 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오면 적극적으로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질병청은 이상반응 신고 시 백신과의 인과성 근거로 이러한 연구 결과를 제출하더라도 "몇 가지 문헌만으로 인과성이 인정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PG)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11/05/yonhap/20211105061025187bkki.jpg)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질병청은 이상반응 신고가 접수됐을 때 실제 부작용 사례가 밝혀지지 않은 경우에는 인과관계를 인정해주지 않고 있는데 이런 대응은 잘못된 것"이라며 "초기에는 몰랐지만 많은 연구 문헌상 혈전증, 길랑-바레증후군 등이 특정 백신과 인과관계가 높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개연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지자체 역학조사관은 "코로나19 백신은 나온 지 1년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밝혀진 것보다 앞으로 밝혀야 할 부작용이 더 많다"며 "역학조사를 할 때 연구 문헌과 논문을 수십 개씩 읽고 관련 근거를 제출하고 있지만 최종 판단은 질병청에서 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학조사관이 백신과의 인과성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인과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야 최소한 질병청에서 토론이라도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질병청은 연합뉴스 질의에 "코로나19 백신이 신규 플랫폼으로 생산되고 긴급승인됐으므로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모든 이벤트(질환, 징후 등) 및 사례 문헌 수집이 중요하다"면서 "이런 자료가 통계학적 분석이나, 발생 기전이 밝혀지면 인과성 인정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누구나 쉽게 신고할 수 있게, 정보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지난 2월 3일 화이자 백신을 맞은 뒤 왼팔에 마비 증상과 통증이 몇 달간 지속됐습니다. 8월부터는 혈소판감소증후군을 동반한 혈전증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10월 10일, 왼쪽 팔 전체에 극심한 통증을 느낀 후 왼쪽 약지 끝에 혈전이 생겼습니다. 10월 21일에는 응급실에 갔습니다." (49세 남성)
"9월 21일 첫 주사를 맞았고, 다음날 많은 양의 생리를 했습니다. 이후 1주일 동안 몸에 반점이 생겼습니다. 10월 21일에 두 번째 주사를 맞은 뒤 오한, 몸살, 두통이 있었습니다. 다음 날 평소보다 생리 출혈이 심해져 1시간 30분마다 생리대를 바꿔야 했고, 이 현상은 오늘(22일)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25세 여성)
지난달 22일 미국의 백신부작용보고시스템(VAERS)에 올라온 글들이다.
![VAERS 홈페이지에 공개된 코로나19 백신 이상증상 신고 현황 [인터넷 캡처]](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11/05/yonhap/20211105061025276veny.jpg)
VAERS는 미국 FDA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감독하는 백신 부작용 추적 시스템으로,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이 나타난 경우 일반인이나 의료진이 VAERS에 직접 보고할 수 있다. 또 사망자, 중증환자, 몸살 등 가벼운 증세, 이상증세를 겪은 후 회복한 사례 등 보고자가 올린 이상증세 관련 내용을 누구나 볼 수 있다.
지난달 22일 기준 VAERS에 총 83만7천593건의 부작용 사례가 보고됐고, 그중 1만7천619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도 의약품·백신 등 부작용 신고 시스템 '옐로카드'를 운영 중이다.
MHRA는 작년 12월 9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화이자 12만4천530건, 아스트라제네카 23만5천341건, 모더나 1만7천39건, 기타 백신 1천164건 등 총 37만8천74건의 이상증상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중 사망한 것으로 보고된 사례는 화이자 576건, 아스트라제네카 1천111건, 모더나 20건, 기타 백신 31건으로 나타났다.
MHRA는 증상별·국가별(잉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스코틀랜드)로 나눠 백신의 종류에 따라 몇 건의 이상증상이 나타났는지 등에 대해 상세한 보고서를 매주 발간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영국은 기존의 의료시스템 보고 체계를 통해 백신 접종 현황과 접종 후 생기는 이상반응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간으로 하면서 전문가들이 상황에 대응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VAERS와 옐로카드는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이상반응을 누구나 보고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이에 대한 통계와 보고서도 작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상증상 신고 절차를 간소화해 누구나 쉽게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질병청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이상반응관리팀에서 매주 '주간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보고서를 공개하고 있지만, 의료기관에서 신고한 정보만을 기반으로 산출하고 있다.
이상증상은 환자를 진료한 의사가 신고하며, 신고는 코로나19 예방접종관리시스템을 이용하거나 팩스로 할 수 있다.
![백신 이상증상 신고 안내 문자 [인터넷 캡처]](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11/05/yonhap/20211105061025399auil.jpg)
백신 접종자에게는 이상증상이 발생한 경우 '코로나19 예방접종' 홈페이지(https://ncv.kdca.go.kr/) 하단에 있는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건강상태 확인하기>를 통해 신고하라는 안내 문자가 발송된다. 그러나 홈페이지에 이상증상을 신고한 이들은 '연락도 오지 않고 조치가 전혀 없다'고 하소연한다.
![코로나19 예방접종 홈페이지 [인터넷 캡처]](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11/05/yonhap/20211105061025530aquw.jpg)
일반인이 이상증상을 정식으로 신고하려면 의사를 통해 보건소에 접수해야 한다. 하지만 이상증상 신고 장벽이 너무 높다는 불만이 많다.
한 달 전 화이자 1차 백신을 맞은 후 어지럼증, 가슴 답답함, 온몸에 멍 등이 생겼다는 30대 여성 A씨는 "홈페이지에 이상증상을 보고해도 연락이 없고, 보건소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진료를 본 병원을 통해 접수하라고 했다"며 "진료 의사는 백신을 접종한 병원을 통해 접수하라고 하고, 접종 병원에서는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김우주 교수는 "의료인들도 이상반응 신고 관련 절차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신고 절차를 간소화하고 국민들에게 쉽게 알려 이상반응이 투명하게 공개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fortuna@yna.co.kr/mhw01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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