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정민 "기적' 통해 나만의 동굴에서 한 발 나오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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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정민의 이름 석자 앞에는 극한의 캐릭터 도전기가 늘 따라 다닌다.
피아노 연주를 전혀 하지 못했던 상태에서 6개월간 매일 5시간씩 연습하며 대부분의 곡을 대역 없이 연주하며 서번트 증후군의 피아노 천재 역을 완벽에 가깝게 연기한 '그것만이 내 세상'(2017)부터 직접 작사까지 해가며 무명 래퍼로 변신해 쉴 틈 없이 속사포로 랩을 쏟아냈던 '변산'(2018), "박정민인줄 몰랐다" "박정민은 언제 나오냐"는 관람객 후기까지 등장시키며 트렌스젠더 캐릭터를 멋지게 소화해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2020)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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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적으로 어딘가 꼭 있을 법한 사람 표현하려 해"
영화 '기적'에서 간이역 세우려 꿈 꾸는 고교생 준경 역 맡아
"윤아, 인간적으로 너무 큰 사람이었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배우 박정민의 이름 석자 앞에는 극한의 캐릭터 도전기가 늘 따라 다닌다.
피아노 연주를 전혀 하지 못했던 상태에서 6개월간 매일 5시간씩 연습하며 대부분의 곡을 대역 없이 연주하며 서번트 증후군의 피아노 천재 역을 완벽에 가깝게 연기한 '그것만이 내 세상'(2017)부터 직접 작사까지 해가며 무명 래퍼로 변신해 쉴 틈 없이 속사포로 랩을 쏟아냈던 '변산'(2018), "박정민인줄 몰랐다" "박정민은 언제 나오냐"는 관람객 후기까지 등장시키며 트렌스젠더 캐릭터를 멋지게 소화해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2020)까지. 단 하나의 캐릭터만 들여다봐도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일텐데 '변화무쌍하다'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를 정도로 극과 극의 캐릭터, 그것도 해당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상당히 고된 미션을 통과해야 하는 인물들을 쉼 없이 선보여왔고, 또 그의 도전은 매번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 공개된 '기적'(이장훈 감독)의 준경 역할은 좀 다르다. 17세 수학 천재 소년이라고 시높시스에 이미 소개돼 있고 '34세 박정민이 무슨 남고생 역할이지?'라고 의문을 품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더라도 러닝 타임의 초반부터 이미 영화에 동요되기 시작한 관객 자신을 느낄 확률이 높다. 박정민과 임윤아가 촬영 중 가장 어려웠던 지점으로 경북 봉화 사투리 연기를 꼽은바 있지만, 영화 '기적'은 준경과 라희 각각의 캐릭터보다 두 사람과 마을 사람들이 간이역을 만들어 가는 과정과 기찻길 외에 길이 없었기에 과거 그들이 겪었던 가슴 아픈 사연 등이 어우러지는 전체 내러티브에 훅 빠져 들게 되는 영화다.
눈에 띄는 도드라진 변신이나 도전보다는 반걸음 앞장 서서 친절하게 웃음과 눈물의 포인트를 관객에게 안내하는 박정민에게서는 그저 산골 남고생 준경이 보일 따름이다. 관객이 영화 속으로 부지불식간에 걸어들어오게 하는 일, 타이틀 롤이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소리없이 수행했다.
2016년 발간한 그의 저서 '쓸만한 인간'에서 여러 차례 끼없는 소년이었음을, 평범한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평범한 사람이었음을 강조했지만, 배우가 되겠다는 한 줄기 소중한 꿈과 질긴 욕망은 그를 충무로의 잘 나가는 감독, 제작사 누구나 함께 하고 싶어하는 '쓸만한 배우'로 이끌어 왔다. 벌써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옥'과 류승완 감독의 신작 '밀수'가 또 대기 중이다.
- 고등학생 역을 맡는 부담이 있었을 텐데.
▲ 사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너무 좋았지만 고등학생 연기에 대한 부담은 있었다. 사실 제가 연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보다는 관객분들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나는 할 수 있는데 보는 분들이 부담가진다면 안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었지만 감독님의 말씀에 매료됐다. 하기로 결심한 순간 고등학생 역에 대한 부담은 버렸다. 촬영할 때는 어려움은 없었다.
- 촬영할 때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 마을 사람들 역으로 나오는 배우분들과 잘 어우러지며 즐겁게 촬영하는 것에 가장 신경을 썼다. 캐릭터 구축이야 시나리오에 많이 나와있으니 그 안에서 잘 표현하면 됐고 현장에서 어떻게 재미있게 지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
- '파수꾼', '시동' 등 고교생 역할만 여러 번이다.
▲ 여러 차례 고교생 역할들을 했기에 좋은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나이를 한 살 씩 먹으며 실제 고등학생과는 멀어지고 있지만 극 중 그 역할을 맡았을 때 어떤 모습을 보여드릴 지 엄청나게 고민한다.
- 직접 쓴 저서 '쓸만한 인간'에도 소녀시대 팬이었다는 이야기가 언급된다. 윤아와 멜로 호흡하게 된 소감은.
▲ 윤아에 대한 평판을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 '좋은 사람이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아,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이구나' 싶었다. 내가 뭘 하든 다 받아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는데 그 예감은 정말 들어맞았다. 좋은 사람이었고 털털하고 노력도 많이 하는 배우였다. 서로 경쟁하듯 연기하는게 아니라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느낌도 있었다. 호흡이 너무 좋았다. 사소한 장난을 많이 쳤고 그게 너무 웃겨서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제가 어떤 장난을 쳐도 다 받아줬다. NG도 많이 났다. 윤아의 연기에 대해 제가 감히 평가할 것은 아니고 인간적으로 너무 큰 사람이다. 그릇이 큰 사람이다. 제 시대 남성분들은 모두 소녀시대를 좋아해봤을텐데 만나서 연기하니 신기했다.
- 이성민, 이수경과의 호흡도 영화의 큰 감동을 안기는 중요 포인트다.
▲ 이성민 선배님은 워낙 존경하는 분이다. 어디서 저런 연기가 나올까 너무 신기하고 좋았다. 이수경은 나이가 한참 어린데도 이 친구에 대한 존경심이 있다. 수경이가 이 마음을 알아줘야 할텐데.(웃음) 이수경이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무서웠다. 무섭게 연기하는 배우구나 싶었다. 본증적으로 연기하는 스타일인데 자칫 내가 못받아주면 어쩌나 한 적도 있다. 서로 통화도 많이 하고 의지도 많이 했다. 임윤아가 촬영을 마치고 현장을 떠난 후 수경이가 왔는데 호흡을 맞추지 못해 어렵거나 이런 점은 없었다. 수경이가 부담을 가지면 편하게 해주려 노력했다.
- 시나리오의 어떤 지점에 가장 끌렸나.
▲ 준경이가 가진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맞닥뜨리게 되는 좌절, 그리고 친구와 마을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이뤄가는 모습이 너무 공감이 갔다. 이장훈 감독님께도 끌렸다.
- 캐릭터 구축을 위해 힘쓴 점이 있다면.
▲ 라희가 준경을 대하는 태도나 아버지(이성민)가 준경을 대하는 태도가 준경 캐릭터를 만들어 준 것 같다. 상대 배우들이 주는 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 다양한 캐릭터들을 연기해왔다. 박정민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 항상 좋은 생각을 한다. 영화에 나오는 인물이 극대화된 상황을 생각한다. 이 인물은 영화에만 존재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고 싶지 않다. 관객들이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이야기라고 보시더라도, 저 사람은 어딘가에 꼭 있을 것 같은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 그렇게 역할들을 체화시키려고 한다.
- 짧은 시간동안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 그동안의 길을 돌아봤을 때 너무 짧은 시간들이다. '나 잘해왔어'라고 하기에는 짧다. 실수도 많았고 후회도 많았다. 하지만 처음 배우가 되고 싶었을 때 가진 내 마음가짐이나 신념 같은 것들을 쉽게 저버리지 않았다. 그것은 꼭 칭찬해주고 싶다. 앞으로도 제 마음가짐이 흐트러지지 않고 앞선 선배님들이 가고 계신 그 길을 잘 따라가고 싶다.
- NASA가 탐내는 천재 수학 소년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 시험 문제와 풀이를 외워서 연기를 해봤는데 감독님은 그런 과정도 없이 팍팍 풀어나가기를 원하셨다. 아무리 천재여도 좀 끄적이지 않을까 싶었다.(웃음) 제가 어렸을 때도 준경이 같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나도 모르는데 뭔가 아는 것처럼 연기하는 게 재미 있었다.
- '타짜3'나 '지옥' 같은 장르물에서 강한 캐릭터를 연기했을 ㄸㅒ와 '기적'처럼 휴머니즘이 강한 드라마에서의 대중들과 강하게 교감하는 캐릭터를 연기했을 때 성취감의 차이가 있나.
▲ 글쎄, 성취감의 차이는 잘 모르겠다. 성취감을 느낀 적 자체가 많지 않다. 그저 '무사히 끝났구나' 하는 느낌이다. '타짜3',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사바하' 같은 장르물이나 '기적', '변산' 같은 밝은 스토리의 영화나 모두 현장에 늘 사람이 있다. 스태프와 배우들이 있다. 이 영화들을 마치고 나서 드는 성취감 또는 섭섭함이나 그리움은 장르에 대한 건 아닌 것 같다. 역할들을 대할 때 내 마음도 다르지 않다. '기적'은 유별나게 행복했던 영화로 남을 것 같다. 힘들고 지친 날이 단 하루도 없었다. 즐겁게 현장에 나갔고 재미있었다. 매일 사람들과의 만남을 앞두고 '오늘은 이런 이야기를 해야지, 내일은 저런 이야기를 나눠야지' 생각했다. 그 어떤 영화보다 많이 웃었던 소중한 현장이다. 차기작 '지옥'과 '밀수'도 있는데 '기적'을 통해 유연하고 유쾌해졌다. 조금 더 영화에 즐겁게 임하게 됐다.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저만의 동굴에서 한발자국 앞으로 나오게 됐다.
- 기차역을 만들겠다는 한가지 꿈을 위해 모든 걸 바치는 준경처럼 박정민이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 꿈을 가진 사람에게 옆에서 응원을 해주는 사람은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이 있었기에 준경이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저 또한 꿈을 가졌을 때 저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에 의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제 꿈은 훌륭한 배우가 되는 것이고 이 영화가 꿈을 가진 이들께 작은 위안아리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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